[정재훈의 음식과 약] 비타민D에 대해 반드시 알아둬야 할 사실

2024. 9. 26. 00: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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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재훈 약사·푸드라이터

비타민D의 혈중 농도가 충분하면 사망위험이 크게 줄어든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우리나라 농촌 지역의 40세 이상 남녀 1만8797명을 국립보건연구원이 14년간 추적 조사한 결과로 국제학술지 ‘클리니컬 뉴트리션’ 9월호에 게재됐다. 주목할만한 연구 결과이다. 하지만 혼란스러운 부분이 있다.

이번 연구에서는 비타민D 혈중 농도가 가장 낮은 수준인 30nmol/L 미만인 사람들과 나머지 그룹 간의 사망위험을 비교 분석했다. 그 결과, 혈중 비타민D 농도가 가장 낮은 그룹과 비교해 혈중 농도가 30~50nmol/L, 50∼75nmol/L, 75nmol/L으로 높아질수록 전체 사망위험은 18%, 26%, 31%씩 감소했다. 암으로 인한 사망위험은 50∼75nmol/L, 75nmol/L 이상인 그룹에서 각각 37%, 45% 더 낮았다. 심혈관질환으로 인한 사망위험에서는 유의한 차이가 없었다.

표고·양송이 버섯, 생선, 달걀 노른자, 비타민D 강화 유제품과 같은 식품으로 비타민D를 섭취할 수 있다. [중앙포토]

연구 결과인 만큼 수치가 많이 나온다. 복잡하며 혼란스럽다. 단위가 통일되지 않아 생기는 문제이다. 병의원에서 혈중 비타민D 농도 검사를 받으면 결과는 ng/mL로 나올 때가 많다. 그런데 이번 연구 결과에서 사용된 단위는 nmol/L이다. 0.4를 곱해주는 식으로 환산이 필요하다.

이번 연구에서 비타민D 혈중 농도가 가장 낮은 수준인 30nmol/L 미만은 환산하면 12ng/mL이다. 쉽게 말해 연구 발표에 사용된 수치로는 30nmol/L 미만은 비타민D 결핍으로 분류되지만 병의원 검사 결과로 환산하면 12ng/mL보다 낮을 때 결핍이란 이야기이다.

이번 연구에서 혈중 비타민D 농도가 1nmol/L씩 증가함에 따른 전체 사망위험을 분석한 결과, 낮은 농도부터 약 50~60nmol/L(환산하면 20~24ng/mL) 수준까지는 사망위험이 현저하게 감소하였으며, 그 이후부터는 감소 정도가 완만한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이번 연구도 인과관계가 아닌 상관관계를 보여준다. 2024년 미국에서 발표한 임상시험 결과, 비타민D 보충제를 복용한 경우 위약(플라시보)을 복용한 그룹보다 암 위험이 7% 줄어드는 대신 심장질환 위험이 6% 증가했다. 한국인에 맞는 적정 수준의 비타민D가 어느 정도인가는 아직 밝혀지지 않았다.

비타민D는 햇빛을 쬐면 만들어진다. 여름 동안 충분한 야외활동을 했다면 걱정할 이유는 없다. 하지만 수치가 너무 낮은 사람이라면 가을, 겨울 동안에는 식품이나 보충제로 비타민D를 추가로 섭취하는 게 도움이 될 수 있다. 생선, 달걀노른자, 소간, 버섯류, 비타민D 강화 유제품, 시리얼과 같은 식품을 통해 비타민D 섭취가 가능하다.

현대인에게는 숫자 뒤에 단위 확인이 중요하다. 1이란 숫자 위에 표시된 단위가 달러냐 원이냐에 따라 가치가 크게 달라지는 것과 마찬가지이다. 복잡해도 알 건 알아야 한다.

정재훈 약사·푸드라이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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