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2억 번 서울월드컵경기장, 잔디 관리에는 2.5억 썼다

피주영 2024. 9. 26. 00: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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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팔레스타인전에서 상대 선수에 밀려 넘어지는 손흥민. 경기 후 “잔디가 개선됐으면 좋겠다”고 했다. [연합뉴스]

서울 마포구 상암동 서울월드컵경기장이 올해 들어 경기 및 콘서트 대관으로 82억원의 수입을 올리면서도 잔디 관리를 위해서는 2억5000만원만 쓴 것으로 나타났다.

25일 더불어민주당 위성곤 의원(제주 서귀포시)이 서울시설공단으로부터 받은 자료에 따르면 시설공단이 올해 8월 말까지 서울월드컵경기장 잔디 관리에 지출한 금액은 총 2억5327만원으로 나타났다. 새로 심을 잔디 구입에 1억5346만원, 잔디 보호용 인조매트 1994만원, 농약 및 비료 5140만원, 잔디 파종을 위한 오버씨딩기 1962만원, 잔디 폐기물처리 용역 비용 886만원 등이다.

서울월드컵경기장이 축구 경기와 콘서트 대관 그리고 각종 행사에 따른 주차요금으로 올해 8월까지 거둬들인 수입 총 82억550만원에 비하면 잔디 관리에 투자한 액수는 작은 편이다. 서울월드컵경기장은 축구대표팀 A매치(국가대항전)로 9억9426만원, 프로축구 K리그1 FC서울의 경기로 11억3832만원, 콘서트 등 문화 행사로 24억3447만원, 일반 행사로 36억3846만원을 벌어들였다. 주요 문화행사 대관 중 가장 큰 수입을 올린 건 가수 임영웅 콘서트로 14억3899만원이었다. 9월 21~22일 열린 가수 아이유의 콘서트 대관 수입은 포함되지 않았다.

서울월드컵경기장은 대관료에 더해 축구 경기나 콘서트, 공공 행사가 열릴 경우 입장료의 8%를 받는다. 일반 행사는 관람 수입의 15%를 가져간다. 역대급 폭염을 겪은 데다 올해 임영웅·아이유 콘서트까지 열면서 서울월드컵경기장 잔디 상태는 최악 수준으로 떨어졌다. 특히 아이유 콘서트를 앞두고 축구 팬과 가수 팬이 잔디 관리 책임을 놓고 갈등을 빚는 상황이 벌어졌다.

결국 대한축구협회는 다음 달 15일 축구대표팀과 이라크의 2026 북중미월드컵 아시아 3차 예선 4차전을 서울월드컵경기장 대신 경기도 용인 미르스타디움에서 치르기로 했다.

한편 문화체육관광부는 조만간 정몽규 대한축구협회장, 김택규 대한배드민턴협회장을 조만간 직접 만나 조사를 마무리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 절차는 그동안 문체부가 조사한 감사 내용이 맞는 지를 각 단체의 수장이 확인하는 최종 절차에 속한다. 문체부는 홍명보 축구대표팀 선임 과정에서 공정성 논란이 일자 절차에 문제가 없었는지 살피겠다며 지난 7월 중순 축구협회 감사에 착수했다.

지난 24일 국회 문체위에 출석해 국회의원의 질타를 받았던 정몽규 대한축구협회장은 다음 달 다시 국회에 출석해야 하는 입장이다. 문체위는 다음 달 22일 열리는 대한체육회 국감에 정몽규 대한축구협회장을 증인으로 채택했다.

피주영 기자 akapj@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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