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교위 "대입 패러다임 전환해야" 중2부터 논·서술형 수능 시대 오나
중장기 교육정책을 논의하는 대통령 직속 국가교육위원회가 미래 인재 육성을 위해 대입 제도를 개편하겠다는 뜻을 공론화했다. 이르면 올해 중학교 2학년이 치르는 2029학년도 입시부터 논·서술형 수능이 도입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국교위는 25일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출범 2주년 기념 토론회를 개최하고 2026년부터 2035년까지 향후 10년의 교육정책 방향을 제시하는 ‘중장기 국가교육발전계획 주요방향(안)’을 발표했다. 발표를 맡은 황준성 한국교육개발원 부원장은 ▶성장·역량 중심 대입 패러다임 전환 ▶고등교육체제 재구조화·정부투자 확대 ▶시대변화 대응 위한 교육 기반 마련 등 12개 주요 의제를 제시했다.
논술형 수능 도입될까…구체적 방안은 아직
가장 눈길을 끈 건 대입 제도 개선에 대한 부분이다. 황 부원장은 다섯 번째 교육 정책 의제로 대입 패러다임을 들며 “미래 인재를 육성하는 평가 및 대입 체제를 구축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또 “기존의 지식 중심 평가 체제에서 역량 중심 평가로, 선발형 평가에서 성장형 평가로의 전환해야 한다는 이야기가 계속 나오고 있다”며 “이를 어떻게 제도화하고 대입 체제를 짤 것인지를 고민해야 한다”고 했다.
이를 두고 국교위가 논·서술형 수능을 도입하는 등 대입 체제를 대폭 손질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논·서술형 수능 도입은 그동안 보수와 진보 진영을 가리지 않고 꾸준히 언급된 정책 과제 중 하나였지만 수험생 혼란과 평가 공정성 등의 문제로 반대에 부딪혀왔다.
교육계에 따르면, 국교위 전문위원회는 최근 “수능을 ‘수능1’과 ‘수능2’로 나눠 수능2에선 서술형·논술형 문항을 출제하자”는 내용을 담은 보고서를 국교위에 제안했다. 이배용 국교위원장도 과거 언론 인터뷰를 통해 “선다형(객관식) 수능보다는 논·서술형 수능이 미래 인재 양성에는 더 적합한 대입제도라고 본다”고 한 바 있다. 내신에 관해서도 외부 평가제와 절대 평가제 도입 등이 논의됐다고 한다.
다만 이날 토론회에서는 구체적인 방안은 언급되지 않았다. 국교위 관계자는 “수능 이원화, 내신 외부평가 등은 자문기구인 전문위원회 차원의 제안이며, 국교위에서 심의 중인 안건에 포함되어 있지 않다”며 “전문위원들의 논의는 참고 자료일 뿐, 실제 논의는 국교위 전체회의에서 결정된다”고 설명했다.
국교위는 오는 12월 전체회의에서 논의한 중장기 계획 내용을 공개한 후 공론화 과정을 거쳐 내년 3월 중 확정안을 발표할 예정이다. 확정된 중장기 계획은 올해 중학교 2학년이 치르는 2029학년도와 그 이후 입시에 적용될 예정이다.
교육계는 “좋은 말 대잔치만” 비판
지정 토론자였던 신현석 한국교육학회 회장은 “미래 교육계획의 청사진으로서 신선한 충격을 줄 만한 획기적인 아이디어가 눈에 띄지 않고, 주요 방향들과 설명이 다소 추상적”이라며 “발전계획의 과제 수행체제를 어떻게 구축할 것인지에 대한 검토를 바탕으로 국교위에서 과제 기술의 범위를 명확하게 설정하는 것이 필요해 보인다”고 꼬집었다.
교원단체인 좋은교사운동은 “일부는 10년 설계도가 아닌 현 정부의 남은 임기 동안 역점을 둘 주요 정책 설계도에 불과하다”며 “구체적 방안보다는 주요 방향에 대한 내용만을 공개하고 있다 보니 좋은 말 대잔치 수준에서 머무르고 있다”고 했다.
서지원·최민지 기자 seo.jiwon2@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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