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어린이, 미·영보다 근시 비율 거의 5배…원인 알고보니"
한국 어린이들이 미국이나 영국 어린이들보다 근시 비율이 5배 가까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24일(현지시간) 영국 BBC에 따르면 중국 연구팀은 영국 안과학회지(British Journal of Ophthalmology)에 실은 연구논문에서 "전 세계 어린이 가운데 근시 비율은 36%로 지난 1990년에 비해 무려 3배나 늘어났다"고 밝혔다. 이번 연구는 6대륙 50개국의 어린이와 10대 청소년 5백만여만명을 대상으로 한 연구 결과를 분석 대상으로 삼았다.
연구에서 주목할 점은 동아시아와 그 외 지역 간 어린이 근시 비율의 격차였다. 연구 결과에 따르면 일본 어린이의 85%, 한국 어린이의 73%가 근시였으며 중국과 러시아 어린이의 근시 비율도 40%를 넘어선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파라과이와 우간다 어린이의 근시 비율은 1% 정도에 불과했으며 영국과 아일랜드, 미국 어린이의 근시율도 15%에 그쳤다.
연구팀은 "코로나19 대유행 이후 어린이 근시 증가세가 특히 두드러졌다"고 지적했다.
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해 채택한 봉쇄정책으로 어린이들이 실내에서 생활하는 시간이 늘어나면서 스크린을 보면서 지낸 시간도 함께 늘어난 것이 시력에 부정적인 영향을 줬다는 설명이다.
연구팀은 아동 근시가 늘어난 또 다른 이유로 "유전적인 요소 외에 동아시아에서 산다는 것 자체가 근시 확률을 높일 수 있다"고 말했다.
연구팀은 "싱가포르나 홍콩 같은 곳에서는 2세 때부터 아이 교육을 시작하는데, 이는 아이들의 눈 근육에 부담을 줘 근시로 이어지는 경우가 많다"고 설명했다.
"실제 6살에서 8세 사이에 교육을 시작하는 아프리카 어린이의 근시 비율은 아시아보다 7배 정도 낮다"고 연구팀은 부연했다. 조기교육 열풍이 어린이 근시비율에 영향을 미친다는 주장이다.
연구팀은 또한 "남성보다 여성이 야외에서 생활하는 시간이 적기 때문에 근시 비중이 높게 나타날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했다.
그러면서 연구팀은 "2050년까지 어린이 근시 비중이 전 세계 어린이의 절반 정도로 늘어날 수 있다. 근시가 전 세계적인 건강 문제가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연구팀은 끝으로 "2050년까지 아시아 지역 어린이의 근시 비율이 다른 지역보다 높은 69%에 이르고 개발도상국 어린이의 근시 비율도 40%에 달할 것으로 본다"고 예상했다.
하수영 기자 ha.suyou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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