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돈 풀자, 美 S&P 41번째 신고가…"한번 더 '빅컷’에 베팅"
미국 주가지수는 소비심리 불안에도 중국의 경기 부양 소식에 사상 최고가 행진을 이어갔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지수는 올해 들어서만 41번째 신고가다.
24일(현지시간) S&P 500지수는 전날보다 0.25% 오른 5732.93에 마감했다. 삼성증권에 따르면 올해 들어 41번째 최고가 경신이다. 연초(4742.83)와 비교하면 20.8% 치솟았다. S&P 500지수뿐 아니라 올해 기술주 랠리가 이어졌던 나스닥 지수는 연초 후 22.4% 급등했고, 다우존스 지수는 같은 기간 11.4% 올랐다.
정부의 밸류업(기업가치) 제고 정책에도 지지부진한 코스피와 비교가 된다. 코스피는 기업가치 우수 기업을 선정해 만든 ‘코리아 밸류업 지수’ 발표 다음날(25일)엔 1.34% 하락해 2600선이 깨졌다. 밸류업 지수에 편입되지 않은 기업 주가가 일제히 하락한 영향이다. 연초 이후 수익률은 마이너스 2.8%다.
이날 미국 3대 주가지수가 동시에 상승한 것은 중국의 대규모 부양책 효과다. 고꾸라진 경기를 살리기 위해 중국 정부가 지급준비율을 낮추고, 정책금리와 주택담보대출 금리를 동시에 인하하는 ‘통화정책 완화 패키지’를 내놨기 때문이다. 이중 은행이 지급준비금으로 보유해야 할 돈만 줄여도 시중에 1조 위안(약 190조원)이 풀릴 것으로 중국 인민은행은 예상한다. 중국의 과감한 통화 완화 정책에 당장 미국 증시에 상장된 알리바바(7.88%), JD닷컴(13.91%) 등 중국 기업의 주가가 강세를 띠었다. 또 젠슨 황 엔비디아 대표(CEO)가 회사 지분 매각을 일단락했다는 소식도 시장에 호재로 작용했다.
중국 부양책 효과에 가려졌지만, 이날 발표된 미국의 소비지표는 우려스럽다. 미국 민간경제조사기관 컨퍼런스보드(CB)의 9월 소비자신뢰지수는 98.7로 시장 예상치(103.9)를 크게 밑돌았다. 8월 수정치(105.6)와 비교하면 6.9포인트 하락해, 2021년 8월 이후 최대 낙폭을 기록했다. CNBC에 따르면 노동시장의 건전성 우려로 '현재 미국 경제 상황이 나빠졌다'고 인식하는 소비자가 늘었다는 의미다. 미국 경제 활동의 3분의 2 이상을 차지하는 ‘소비’의 주축인 소비자의 심리가 냉각되면 침체 불씨는 되살아날 수 있다.
이에 투자자들은 연방준비제도(Fed)가 다시 빅컷(기준금리 0.5%포인트 인하)에 나설 확률에 베팅했다.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에 따르면 한국시간으로 25일 오후 4시 40분 기준 Fed가 11월에 빅컷에 나설 확률은 60.2%에 이른다. 하루 전(53%)보다 7.2%포인트 뛰었다. 반면 스몰 컷(0.25%포인트 인하)에 나설 확률은 47%에서 41%로 낮아졌다. 통화정책에 민감한 2년물 미국 국채금리는 24일(현지시간) 전날보다 0.047%포인트 하락한(채권값 상승) 연 3.548%로 마감했다. 올해 들어 가장 낮다. 역설적으로 미국의 소비심리 위축에 따른 Fed의 추가 빅컷 가능성이 투자 심리를 자극한 셈이다.
박상현 하이투자증권 이코노미스트는 “앞으로 미국의 통화정책 방향은 다음 달 발표될 9월 고용보고서를 확인해봐야 예측할 수 있다”면서 “다만 미국을 비롯해 중국 등의 통화정책 완화 흐름이 이어지면 미국 증시에 긍정적인 영향을 줄 것”으로 전망했다.
염지현 기자 yjh@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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