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호 장관 "북한의 치어리더 자처" 임종석 2국가론 직격
김영호 통일부 장관이 25일 최근 '통일하지 말자'고 발언한 임종석 전 대통령비서실장을 겨냥해 북한의 '치어리더' 역할을 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냉전 시기 공산주의를 이상적으로 봤던 서구 지식인을 빗대 "쓸모 있는 바보들"이라고 꼬집기도 했다.
김 장관의 발언은 이날 오후 정부 청사 별관 대강당에서 개최된 통일 민간 성금 전달식에서 나왔다. 김수경 통일부 차관이 대독한 연설에서 김 장관은 "북한은 계속해서 쓰레기 풍선을 살포하며 우리 국민의 안전을 위협하고 헌법 개정까지 예고하며 적대적 두 국가론을 고착화 하려는 행태를 보이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북한의 헌법 개정을 앞두고 우리 사회 일각에서 북한의 반통일적, 반민족적 행위에 앞장서서 호응하는 치어리더의 역할을 자처하는 사람들이 있다"고 언급했다.
김 장관은 이어 "자유와 인권이라는 보편적 가치를 무시한 결과 '쓸모 있는 바보들'로 전락한 사례들을 우리는 역사를 통해 목격해 온 바 있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두 국가론은 결코 한반도 평화를 가져올 수 없다"면서 "국민들은 반헌법적, 반통일적 사상에 결코 동참하지 않을 것"이라고도 했다.
'쓸모 있는 바보들(Useful Idiot)'은 냉전 시기 공산주의 세계를 이상적으로 바라봐 오판을 부른 서구 자유주의 지식인들을 비판할 때 쓰였던 용어다. 김 장관이 이를 빗대 임 전 실장을 비판한 것으로 해석된다.
이날 성금 전달식에 참석한 류우익 전 통일부 장관도 "같은 민족임을 부정하고 통일을 하지 않겠다고 생떼를 쓰는 김정은의 행태는 반인륜적이고 반역사적"이라고 비판했다.
류 전 장관은 "핵의 저주로 체제 위기에 내몰린 집단의 마지막 발악"이라면서 "그런데 대한민국에서도 이런 망동에 동조하는 얼 빠진 이들이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민족이란 부정한다고 민족이 아닌 것이 되지 않고, 통일은 안 한다고 안 되는 것도 아니다"라고 말했다.
이날 류 전 장관은 사단법인 '통일을 생각하는 사람들'을 통해 민간 성금 9억원을 통일부에 전달했다. 남북협력기금에 적립해 향후 통일을 대비하는 기금으로 사용하라는 취지다.
임종석 전 실장이 "두 국가 관계를 받아들여야 한다"고 발언한 이후로 전·현직 통일부 장관의 비판이 이어지고 있다. 김연철 전 통일부 장관도 페이스북에 글을 올려 "두 국가론은 한반도의 운명에 대한 자기 결정권의 포기이자 전쟁론"이라고 반박했다.
앞서 임 전 실장은 지난 19일 '9·19 평양공동선언 6주년 기념식' 행사에서 "현시점에서 통일 논의는 비현실적이다. 객관적 현실을 받아들이고 두 개의 국가를 수용하자"며 "통일하지 말고 (남북이) 함께 살며 서로 존중하고 같이 행복하면 좋지 않을까"라고 발언했다. 그는 '대한민국의 영토는 한반도와 그 부속 도서로 한다'는 헌법 3조에 대해서도 "영토 조항을 지우든지 개정하자"고 했다.
정영교·이유정 기자 uuu@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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