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리 “5년간 수수료 안 받겠다”…글로벌 이커머스 ‘K셀러'에 구애 경쟁

김경미 2024. 9. 25. 17: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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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일 오전 서울 강남구 그랜드인터콘티넨탈파르나스호텔에서 열린 ‘제1회 알리익스프레스 코리아 셀러 포럼’에서 레이 장 알리익스프레스 코리아 대표가 사업 계획을 소개하고 있다. 사진 알리익스프레스


“5년간 입점·판매 수수료 0%, 보증금 0원 보장”(알리익스프레스 코리아)

“K뷰티 개발부터 판매·브랜드 운영 전반 지원”(아마존 글로벌셀링 코리아)

아마존·알리익스프레스 등 미국·중국 이커머스 업체들이 한국 판매자(셀러) 유치 경쟁에 돌입했다. 한국 셀러들의 역직구(생산자가 해외에 직접 상품을 판매하는 것) 수요를 공략해 K뷰티·패션 등을 각 플랫폼의 핵심 역량으로 내세우기 위해서다. 글로벌 이커머스 플랫폼이 K셀러 모시기에 나서며 국내 중소 제조업체들은 수출 판로를 넓힐 기회를 얻게 됐다.


역직구 나선 알리


알리익스프레스는 25일 서울 강남구 그랜드인터컨티넨탈 서울파르나스에서 ‘제1회 코리아 셀러 포럼’을 열고 내달 시작하는 ‘글로벌 셀링 프로그램’을 공개했다. 앞으로 알리익스프레스 코리아의 한국 상품 전용관(K베뉴) 입점 품목은 알리가 진출한 180여 개국의 1억5000만명 소비자에게 함께 노출된다.

우선 미국·일본·프랑스·스페인 알리 사이트에서 K베뉴에 입점한 1만여 판매자들의 제품을 판매한 뒤, 점진적으로 판매 국가와 지역을 확대한다는 것이 알리 측의 설명이다. 향후에는 모기업 알리바바가 운영하는 다른 플랫폼(티몰, 타오바오, 라자다 등)까지 판매가 가능하도록 하겠다고 덧붙였다.

25일 오전 서울 강남구 그랜드인터콘티넨탈파르나스호텔에서 열린 '제1회 알리익스프레스 코리아 셀러 포럼'에서 레이 장 알리익스프레스 코리아 대표가 사업 계획을 소개하고 있다. 연합뉴스


알리익스프레스는 한국 입점업체를 유치하기 위해 5년간 중개·판매 수수료 0%, 보증금 0원을 보장하겠다고 밝혔다. 또 홈페이지 한국어 지원, 다국어 무료 번역 시스템 등을 통해 해외 판매 장벽을 낮출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레이 장 알리익스프레스 코리아 대표는 “한국의 중소기업 제조 생태계가 매우 훌륭하다”며 “뛰어난 디자인과 품질로 경쟁력을 갖춘 기업이 많다”고 평가했다. 그는 알리바바 창업자인 마윈의 말을 인용해 “알리익스프레스는 ‘세상에 어려운 비즈니스가 없게 한다’는 운영 목표를 갖고 있다”며 “알리의 글로벌 네트워크와 자원을 활용해 한국 중소 브랜드들이 전 세계 어디에서나 쉽고 편하게 사업을 할 수 있도록 적극 돕겠다”고 말했다.


한판 붙은 미·중 이커머스


지난 6월 서울 강남구 인터컨티넨탈 서울 코엑스에서 열린 아마존 K뷰티 콘퍼런스 셀러데이에서 유키 스이타 아마존재팬 소비재뷰티 사업 총괄리더가 ‘일본 열도를 뒤흔든 K뷰티의 성공 비결’을 주제로 발표하고 있다. 연합뉴스

한국 셀러를 향한 글로벌 이커머스의 구애는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지난 6월 아마존 글로벌셀링 코리아는 국내 뷰티 브랜드를 대상으로 ‘아마존 K뷰티 콘퍼런스’를 개최하고 역직구 지원 전략을 소개하며 한국 셀러 유치에 나섰다. 7월에 열린 유료 회원 대상 최대 할인 행사 ‘아마존 프라임 데이’에는 뷰티 카테고리 대표 상품으로 K뷰티를 내세워 이틀간 약 188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코스알엑스, 라네즈, 에스트라, 에이피알 등 국내 브랜드들이 매출 상위권을 기록했다.

알리익스프레스는 K뷰티에 집중하는 아마존보다 더 다양한 분야에 관심을 갖고 있다. 중국산 저가 제품을 판매하는 플랫폼이란 이미지를 벗기 위해 K상품을 적극 활용하기로 한 것이다. 우선 K뷰티·패션·푸드·팝에서 시작해 생필품, 디지털·가전까지 한국 상품의 판매 영역을 확장할 계획이다.

K셀러 포섭에 나선 이들 플랫폼은 글로벌 이커머스 시장을 놓고 치열하게 경쟁 중이다. 시장점유율 1위를 지키고 있는 미국 아마존을 놓고 알리를 비롯한 중국 이커머스 플랫폼이 초저가 상품을 앞세워 맹추격 중이다. 시장조사업체 스태티스타가 집계한 글로벌 이커머스 시장점유율을 살펴보면 아마존(24%), 알리익스프레스(16%), 쉬인(9%), 테무·이베이(각 7%) 등의 순이다(지난해 9월 기준).


판 넓어진 중소업체


차준홍 기자

글로벌 이커머스 플랫폼의 적극적인 역직구 전략은 해외 판로 개척이 어려운 중소 제조업체에는 호재다. 이미 K뷰티 제조사들이 아마존 통해 성공을 맛본 만큼 뷰티 외 다른 업종도 수혜를 기다리고 있다. 이날 알리익스프레스 포럼에 참석한 의류 입점업체 관계자는 “지금은 국내 온라인 판매에 주력하고 있지만 수출도 할 수 있게 된다면 당연히 좋지 않겠냐”며 “적극적인 지원을 약속하고 있는 만큼 정책을 잘 활용해 해외 진출 기회로 삼고 싶다”고 말했다.

김경미 기자 gaem@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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