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찢·여(동화를 찢고 나온 여자)’리디아 고 “올해 첫 한국 대회 잘하고 싶다”

정대균 2024. 9. 25. 16: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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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한국 대회는 처음이다. 설레고 긴장도 되지만 잘하고 싶은 마음이 크다."

리디아 고는 "지난 7월 캐나다 대회(CPKC 여자오픈)쯤부터 샷 감각이 올라와서 자신감이 생겼다"면서 "예전엔 거리를 내려고 드로 구질을 많이 쳤는데 페이드로 치면서 거리 손실을 보더라도 정확하게 칠 수 있게 됐다. 긴장할 때도 꾸준한 구질이 나오게 하는 게 목표였는데 성적이 같이 따라와서 감사하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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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림픽 금이어 AIG여자오픈 등 2승 추가
페이드 구질로 바꾸고 전성기 모습 되찾아
남편과 시부모 응원이 큰 힘이 돼고 있어
25일 오후 인천 서구 청라국제도시 하나글로벌캠퍼스에서 열린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 하나금융그룹 챔피언십 기자회견에서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는 리디아 고. 연합뉴스

“올해 한국 대회는 처음이다. 설레고 긴장도 되지만 잘하고 싶은 마음이 크다.”

지난 8월 이후 동화속 주인공과 같은 삶을 살고 있는 리디아 고(뉴질랜드)의 바램이다. 리디아 고는 26일 개막하는 KLPGA투어 하나금융 챔피언십(총상금 15억 원) 개막을 하루 앞두고 인천 청라 하나글로벌캠퍼스에서 열린 주요 선수 공식 기자회견에서 이같이 밝혔다.

세계랭킹 3위인 리디아 고는 지난달 파리 올림픽에서 금메달을 따내면서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명예의 전당 가입 요건을 채웠다. 여세를 몰아 시즌 마지막 메이저 대회인 AIG 여자오픈에서도 우승, 그리고 지난 23일 막을 내린 LPGA투어 크로거 퀸 시티 챔피언십에서 시즌 3승, 통산 22승째를 거둔 뒤 입국했다.

리디아 고는 “꿈 같은 두 달을 보내고 있어 감사하다. ‘왜 이렇게 좋은 일이 많이 생기지’라는 생각이 들 정도다. 메달과 트로피를 보면서 실감하고 있다”고 기쁨을 감추지 못했다.

그는 최근 선전 요인으로 페이드 구질로 꼽았다. 리디아 고는 “지난 7월 캐나다 대회(CPKC 여자오픈)쯤부터 샷 감각이 올라와서 자신감이 생겼다”면서 “예전엔 거리를 내려고 드로 구질을 많이 쳤는데 페이드로 치면서 거리 손실을 보더라도 정확하게 칠 수 있게 됐다. 긴장할 때도 꾸준한 구질이 나오게 하는 게 목표였는데 성적이 같이 따라와서 감사하다”고 했다.

리디아 고는 2022년 말 정태영 현대카드 부회장의 아들 정준 씨와 결혼했다. 그는 남편과 시댁의 응원도 선전 원동력이 되고 있다고 했다.

리디아 고는 “남편을 만나 제 삶에 골프 외에 다른 것이 있다는 걸 알게 됐다. 골프를 워낙 좋아하는 남편 덕에 저도 골프에 대한 다른 시각을 갖게 된다”면서 “골프를 ‘일’ 외에도 즐길 수 있고, 성적이 안 나와도 ‘사람’ 리디아 고를 사랑해주는 사람이 있어 감사하다”고 했다.

그는 이어 “아버님(정태영 부회장)이 한국에서 뿐만 아니라 세계적으로도 업계에서 대단하시고 성공하신 분이라 제가 배울 부분이 많다. 한국에 살지도 않고 큰일이 있을 때 뵙지도 못하는 등 며느리 역할을 제대로 하지도 못하는데 이해해주시고 딸처럼 많이 응원해주셔서 감사하다”고 고마움을 표시했다.

25일 오후 인천 서구 청라국제도시 하나글로벌캠퍼스에서 열린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 하나금융그룹 챔피언십 기자회견 포토콜에서 참가선수들이 기념 촬영하고 있다(왼쪽부터 박현경, 박지영, 리디아 고, 이다연, 이민지, 패티 타와타나킷, 김효주). 연합뉴스

수식어 ‘현대가 며느리’에 대해 그는 “기사에서만 그런 수식어를 본 것 같다. 제가 결혼한 것은 남편을 사랑하기 때문이지 남편의 배경 때문이 아니다. 따라서 평소엔 그런 생각이 전혀 들지 않는다”고 쿨한 반응을 보였다.

기자회견에 나선 동료 선수들은 상승세를 감안해 리디아 고를 가장 강력한 우승 후보로 꼽았다. 이민지(호주)는 “리디아가 최근 컨디션이 좋기에 우승 기회가 있지 않을까”라고 전망했다. 김효주(28·롯데)도 “요즘 가장 ‘핫한’ 선수, 올림픽 금메달리스트 아니냐”며 리디아 고를 우승 후보로 꼽았다.

이에 리디아 고는 코스에 익숙한 KLPGA선수 중에서 우승자가 나올 것으로 내다봤다. 그는 “제가 가장 핫한 선수라고 생각하지 않는다”면서 “코스에 익숙한 한국 선수들이 유리하지 않을까 싶다. 스스로 원하는 플레이를 잘 해내고 집중하는 게 중요할 것 같다”고 대회에 임하는 전략을 밝혔다.

정대균 골프선임기자 golf5601@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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