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탑역 ‘흉기 난동’ 예고글 사이트 “우리도 작성자 몰라”

박선영 2024. 9. 25. 16: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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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 성남시 야탑역에서 흉기 난동을 벌이겠다고 예고하는 글이 올라왔던 온라인 커뮤니티 측이 작성자를 추적하려는 경찰의 수사 협조 요청을 사실상 거부한 것으로 드러났다.

25일 수사당국에 따르면 경기남부경찰청 사이버수사과는 지난 18일 A 온라인 커뮤니티에 게시된 야탑역 흉기 난동 예고글과 관련해 사이트 운영자에게 수사 협조를 요청하기 위해 연락을 취했으나 운영자는 이 같은 요청을 사실상 거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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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뮤니티 측 “우리도 작성자 정보 없어”
경찰, 커뮤니티 측과 텔레그램으로 소통 중
흉기 난동 예고 글이 올라온 경기도 성남시 수인분당선 야탑역에서 지난 23일 오후 경찰이 순찰하고 있다. 연합뉴스


경기 성남시 야탑역에서 흉기 난동을 벌이겠다고 예고하는 글이 올라왔던 온라인 커뮤니티 측이 작성자를 추적하려는 경찰의 수사 협조 요청을 사실상 거부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 커뮤니티는 해외에 서버를 두고 있는 것으로 추정되며 경찰도 커뮤니티 운영자와 텔레그램으로만 접촉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용의자의 신원을 특정하기까지는 상당한 시일이 소요될 것으로 보인다.

25일 수사당국에 따르면 경기남부경찰청 사이버수사과는 지난 18일 A 온라인 커뮤니티에 게시된 야탑역 흉기 난동 예고글과 관련해 사이트 운영자에게 수사 협조를 요청하기 위해 연락을 취했으나 운영자는 이 같은 요청을 사실상 거부했다.

커뮤니티 측은 글쓴이의 IP 정보 등 자료를 제공해달라는 경찰 요청에 “우리도 글쓴이에 대한 정보를 갖고 있지 않다”고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A 커뮤니티의 첫 화면에는 “익명으로 진행되는 안전 커뮤니티”, “IP 및 신상 걱정 없이 이용하는 사이트”라는 등의 소개글이 적혀 있다.

이 커뮤니티는 아이디와 닉네임, 비밀번호만 입력하면 가입이 가능하다. 가입 후에는 누구든 익명으로 간편하게 글을 쓸 수 있다. 커뮤니티 소개글과 이용 약관 등을 종합해보면 IP를 포함한 이용자의 정보는 추적이 불가능하다.

A 커뮤니티는 흉기 난동 예고글이 논란이 되자 지난 19일 공지를 올려 “해당 커뮤니티는 시스템 특성상 운영자조차 작성자의 신원을 파악할 수 없는, 완전한 익명성을 보장하는 커뮤니티”라면서 “그러나 우리는 시민의 안전을 최우선으로 생각하고 있으며 현재 수사에 대한 협조를 진행 중이다”라고 입장을 밝혔다.

이어 “A 커뮤니티는 도박 등 불법을 옹호하는 사이트가 아니며, 단순한 익명 커뮤니티로서 어디에서도 말 못한 이야기를 마음껏 할 수 있는 곳”이라고 덧붙였다.

경찰은 현재 A 커뮤니티에 대한 수사에는 착수했지만 사이트 서버의 소재를 확인하고 이용자 정보를 확보해 이번 소동을 벌인 작성자를 찾기까지는 난항이 예상된다.

우선 커뮤니티의 서버 소재 파악 후 해당 국가에 공조를 요청해야 하는데 공조 요청을 하더라도 실제 협조가 이뤄지기까지 추가로 시간이 소요된다.

경찰이 커뮤니티 운영자 측과 소통하는 수단도 텔레그램이다. 사용자의 프라이버시를 최우선으로 하는 텔레그램 특성 역시 수사에는 걸림돌이 될 것으로 보인다.

경찰은 “A 커뮤니티의 실체에 접근하기 위해 다각도의 노력을 기울이는 한편 글쓴이가 혹시 남겼을지 모를 사이버상의 흔적 찾기에 온 힘을 쏟고 있다”고 설명했다.

텔레그램 CEO 파벨 두로프는 지난 23일 자신의 텔레그램에 글을 올려 불법 행위를 저지른 사용자 정보를 수사기관에 제공하겠다고 밝혔다.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사진. 로이터연합뉴스


경찰은 다만 텔레그램이 최근 테러, 마약, 조직범죄, 딥페이크 등 각종 범죄의 온상으로 비판을 받으면서, 불법 행위를 저지른 사용자 정보를 수사기관에 제공하겠다고 밝힌 것에 희망을 걸고 있다.

텔레그램 CEO 파벨 두로프는 지난 23일 자신의 텔레그램에 글을 올려 “범죄자들이 텔레그램 검색을 악용하는 행위를 막기 위해 서비스 약관과 개인정보 보호정책을 갱신했다”며 “나쁜 행동을 하는 소수의 이용자가 10억 명에 가까운 텔레그램 서비스 전체를 망치도록 내버려 두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경찰은 이에 따라 현재 텔레그램으로 소통 중인 A 커뮤니티 운영자의 정보 역시 제공받을 수 있는 가능성이 열렸다고 보고 있다.

박선영 기자 pomme@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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