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주최 국제회의에 회원국 北 불참…또다른 '북·중 갈등' 노출?

신경진 2024. 9. 25. 15: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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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일 중국 선양시 샹그릴라 호텔에서 열린 동북아지역자치단체연합(NEAR) ‘제14차 고위급실무위원회’에 참석한 싱하이밍 중국 외교부 아시아국 본부대사가 축사를 하고 있다. NEAR 제공

중국이 주최한 국제회의에 회원국인 북한이 불참하면서 최근 계속되는 북·중 갈등 기류가 반영된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소식통들에 따르면 최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중국을 "숙적"으로 부르는 등 감정이 격화하고 있다. 앞서 북한은 지난 7월 중국 국방부 주최 회의에도 외교사절을 보내지 않아 논란을 불렀다. 〈중앙일보 9월 20일자 10면〉

관계자들에 따르면 25일 중국 랴오닝성 선양에서 열린 동북아 6개국 연합조직인 동북아지역자치단체연합(NEAR) 정례회의에 북한이 불참했다. 과거 중국에서 열린 회의에 북한 외교관이 참석했던 전례와 다른 행보다.

다만, 이번 회의는 중국 측이 북한을 공식 초청하지 않았을 가능성이 높다. NEAR 관계자는 “북한이 선양에 총영사관이 있는데도 개막식에 참석하지 않았다”며 “북한을 의식한 중국이 초청하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북한은 2004년 중국 헤이룽장성 총회와 2016년 러시아 이르쿠츠크 회의에 참여 주체인 함경북도 또는 나선시, 아니면 현지 총영사관 대표가 참석했다. 북한 측 대표는 이런 회의에서 나선경제무역지대의 국제 개발을 위한 중·러와 교류 협력을 강조하곤 했다.

이날 열린 ‘제14차 NEAR 고위급실무위원회’에는 왕리보(王利波) 랴오닝성 부성장과 임병진 NEAR 사무총장 등 6개국 40개 광역지방정부 대표 90여명이 참석했다. 지난 7월 귀임한 싱하이밍(邢海明) 전 주한 중국대사도 외교부 아시아국 본부대사 직함으로 참석했다.

2개월 만에 공개석상에 처음 등장한 싱 대사는 “동북아 지역은 세계 경제에서 매우 중요하며 상호 협력이 필요한 지역”이라며 “중국 외교부는 내년 랴오닝성 총회의 성공적 개최를 위해 NEAR의 각종 활동을 지지하겠다”고 말했다.

24일 중국 선양시에서 리러청(왼쪽 세번째) 랴오닝성 성장이 임병진(왼쪽 두번째) 동북아지역자치단체연합(NEAR) 사무총장 등 대표단을 접견하고 있다. 오른쪽에 싱하이밍 전 주한 중국대사가 중국 외교부 본부대사로 배석했다. NEAR 제공

전날 중국 차세대 정치가로 꼽히는 리러청(李樂成·59) 랴오닝 성장은 대표단을 접견하며 “NEAR 각 회원 지방정부들이 실질적인 협력을 심화해 동북아 번영과 발전을 위해 공헌하자”고 제안했다.

25일 중국 선양시 샹그릴라 호텔에서 열린 동북아지역자치단체연합(NEAR) ‘제14차 고위급실무위원회’에서 임병진 NEAR 사무총장이 축사를 하고 있다. NEAR 제공

선양 총영사를 역임한 임병진 사무총장은 개회사에서 “이번 회의를 통해 NEAR 회원수는 6개국(한·북·중·일·몽·러) 82개 광역 회원정부, 준회원 2개국(베트남, 키르기스스탄)의 2개 지방정부, 한국 포항시의 특별회원, 옵서버 5개로 총 8개국 90개 광역지방정부가 가입한 동북아 최대의 다자교류 플랫폼으로 외연을 넓혔다”며 “NEAR를 보다 내실화해, 양자 교류와 협력의 기회를 지속해서 만들어 나가겠다”고 밝혔다.

1996년 경주에서 한·중·일·러 4개국 29개 회원정부가 창설한 광역지방정부 연합조직인 NEAR는 이후 몽골 및 북한을 포함한 6개국 90개 지방정부로 확대했다. 경북 포항에 상설 사무기구를 두고 있다.

베이징=신경진 특파원 shin.kyungj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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