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파수 너무 달라"…당정관계 우려만 증폭시킨 '윤·한 만찬'

고수정 2024. 9. 25. 15: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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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대통령과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의 만찬이 오히려 당정 관계에 대한 우려를 증폭시킨 모습이다.

만찬이 성사되기까지의 과정이 순탄치 않았던 건 물론, 한 대표의 독대 요청을 윤 대통령이 거절한 것과 정국 현안에 대한 논의 없는 식사 자리로만 끝난 것 등이 얽히고 설키면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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尹, 한동훈 독대 거부에 현안 논의 無
韓 발언 기회조차 없었던 걸로 알려져
"만찬 분위기 썰렁했다" "인식 달라"
윤석열 대통령이 24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앞 분수정원에서 열린 국민의힘 지도부 초청 만찬을 마친 뒤 한동훈 대표, 추경호 원내대표 등 참석자들과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뉴시스

윤석열 대통령과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의 만찬이 오히려 당정 관계에 대한 우려를 증폭시킨 모습이다. 만찬이 성사되기까지의 과정이 순탄치 않았던 건 물론, 한 대표의 독대 요청을 윤 대통령이 거절한 것과 정국 현안에 대한 논의 없는 식사 자리로만 끝난 것 등이 얽히고 설키면서다.

25일 복수의 국민의힘 관계자에 따르면 한 대표는 전날 만찬에서 별도의 발언 기회를 갖지 못했다. 장동혁 최고위원은 SBS라디오에서 "보통 그런 자리면 당대표가 인사말씀을 한다"며 "그런 계제에 민심도 전달하거나 하고 싶은 말씀을 하실 수 있었을 텐데 그런 기회 없이 곧바로 식사를 했기 때문에 현안에 대해 논의할 기회는 따로 없었다"고 설명했다.

장 최고위원은 "당연히 당대표로서는 적어도 건배사나 인사말씀 할 수 있는 정도의 기회가 있을 거라고 생각을 하고 그런 말씀 정도는 준비하지 않으셨을까. 그런데 그런 기회도 없었다"며 "그래서 재차 독대가 빨리 이루어졌으면 좋겠다, 그런 자리를 만들어달라는 부탁을 했던 것 같다"고 봤다.

김종혁 최고위원도 CBS라디오에서 '한 대표에게 발언 기회가 주어지지 않았다는 보도가 사실이냐'라는 질문에 "그렇다. 한 대표는 말할 기회를 기다렸던 것 같다"라고 답했다. 이어 "한 대표가 일찍 갔다. 혹시라도 독대를 안 한다고 했지만 대통령이 좀 일찍 와서 '한 대표 나하고 잠깐 얘기합시다' 이런 상황이 있지 않을까 기대했던 것 같다"고 덧붙였다.

김 최고위원은 진행자가 재차 '대통령이 한 말씀 하시고 적어도 '대표가 한 말씀 하시죠' 보통 이렇게 화답의 메시지를 하게 되는데 그 기회가 없었다는 것이냐'라고 물으니 "그런 건 없었다. 대통령이 말하면 다른 분들이 중간에 추임새 비슷한 말을 했다"고 재차 상황을 설명했다.

통상 대통령과 여당 대표, 당 지도부의 만남은 당정 화합과 결속을 다지는 자리로 평가 받아왔다. 하지만 전날 만찬은 의료 개혁과 김건희 여사 의혹, 채상병 특검법 등 민감한 현안에 대한 논의가 전혀 이뤄지지 않아 불편한 당정 관계만 드러난 것 아니냐는 지적이 제기된다.

윤상현 의원은 KBS라디오에서 "대통령실과 당대표실의 주파수가 너무 다른 것 같다"며 "대표실 입장에서는 만찬에서 현안 논의를 하고 싶어 했고, 대통령실은 원전 등 외교 성과를 설명하려고 생각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윤 의원은 "집권여당은 대통령이 가장 중요하고, 당에서 정부의 외교·경제적 성과를 뒷받침해주면서 민심도 전해야 바람직한 당정관계가 된다"며 "안타깝다"고 말했다.

신지호 전략기획부총장은 채널A 유튜브 방송에서 "실제 만찬 분위기는 썰렁했는데 대통령실이 화기애애했다고 해서 화기애애한 것으로 되지는 않을 것 같다"며 "애당초 만찬에서 현안에 대해 심도 있는 논의와 의미 있는 결정을 하기가 힘든 상황이었기 때문에 한 대표가 별도로 독대 요청을 했던 것"이라고 말했다.

김 최고위원도 "상황에 대한 인식이 서로 다른 것 같다. 대통령실과 당에서 특히 한 대표와 대통령이 지금 현재 벌어지는 상황에 대해서 예를 들면 의정 갈등에 대한 상황 인식도 완전히 다른 것 같다"며 "한 대표나 당의 입장에서는 '이게 굉장히 심각하다, 이대로 가면 안 된다'라는 입장인 것이고, 대통령과 그 주변에 있는 참모들은 개혁이니 그냥 밀고 가야 한다는 입장"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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