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분 만에 불량 찾는다" LG이노텍, 원자재 검사 AI 최초 개발

황수연 2024. 9. 25. 14: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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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이노텍이 반도체 기판 원자재의 불량 요소를 1분 만에 찾아내는 인공지능(AI)을 업계 최초로 개발했다.

LG이노텍은 25일 “원자재 입고 시점에 판독을 통해 불량 원자재를 원천 차단하는 ‘원자재 입고 검사 AI’를 공정에 처음 도입했다”라며 “고부가 반도체 기판 제품의 품질 경쟁력을 강화할 것”이라고 밝혔다.

반도체 기판은 스마트폰이나 PC 등에 들어가 반도체 칩과 메인보드를 연결, 전기 신호를 중재하는 역할을 한다.

LG이노텍 로고. 중앙포토

이런 기판을 만드는 데 쓰이는 원자재는 유리섬유와 무기 혼합물 등이 섞인 상태로 입고된다. 이전에는 원자재를 공정에 투입하기 전에 육안으로 불량 여부를 살피는 수준으로 해도 큰 문제가 없었다. 원자재 혼합 과정에서 구멍이나 이물질 등이 조금 생겨도 제품 성능 구현에는 별 영향을 미치지 않았다.

그런데 반도체 회로 간격이 축소되는 등 제품 스펙이 높아지면서 반도체 기판 원자재에 조금만 이상이 있어도 고객사의 신뢰성 평가 문턱을 넘지 못하는 일이 잦아졌다. 미세한 품질 차이가 불량 여부를 가르는 결정적 요소로 떠오른 것이다.

하지만 육안으로 걸러내기 어려운 원자재 이상을 차단하는 게 업계의 난제로 꼽혔다. 원자재 혼합물 한 로트(lot, 생산공정에 투입되는 동일한 특성의 원자재 단위)를 쿠기 도우(dough, 반죽) 한 덩어리로 보면 이 안에 소금이나 설탕이 한쪽으로 얼마나 쏠렸는지, 공기 구멍은 몇 개가 생겼는지, 이물질이 얼마나 들어갔는지 등을 눈으로 확인하기 쉽지 않은 것과 마찬가지다.

LG이노텍은 AI에서 답을 찾았다. AI가 양품에 적합·부적합한 소재 구성을 형상화한 데이터 수만장을 학습한 후 이를 바탕으로 반도체 기판 원자재의 구성 요소나 불량 영역 등을 1분 만에 분석하도록 한 것이다. 정확도도 90% 이상에 달한다. 이 AI는 원자재 로트별 품질 편차를 시각화해 보여주기 때문에, 구멍이 많으면 메울 수 있게 보완하고 특정 부위에 물질이 쏠려 있으면 이를 고르게 하는 등 공정 투입 전 원자재 로트의 품질을 양품에 적합한 수준으로 만들 수 있게 된 것이다.

LG이노텍 직원이 반도체 기판의 일종인 RF-SiP 제품을 들고 있다. 사진 LG이노텍


LG이노텍 관계자는 “불량 원인 분석에 들던 시간이 기존보다 최대 90% 줄었고, 불량 원인 해결을 위해 추가로 투입되던 비용도 대폭 절감할 수 있게 됐다”라고 말했다. LG이노텍은 앞으로 카메라 모듈 등 다른 제품군에도 이 AI를 적용할 계획이다.

노승원 CTO(전무)는 “차별적 고객 가치를 제공하는 LG이노텍만의 독보적인 AI 생태계를 완성할 수 있게 됐다”라며 “최고 품질의 제품을 최소 비용으로, 최단 시간에 생산할 수 있는 혁신을 이어갈 것”이라고 말했다.

황수연 기자 ppangshu@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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