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기표 사상은 '사랑'이다
[임효준 기자]
▲ 제정호 고문 24일 장기표 선생의 서울대학교 장례식장에서 그의 영원한 동지로 곁을 지킨 제정호 고문을 만나 장 선생을 기억하며 그와 이야기를 나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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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울대병원 장례식장에 마련된 장기표 선생의 빈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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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래에 물이 스며들 듯 자연스럽게 장기표 선생과 함께하게 되었습니다. 동생과의 친분이 있어 옛날부터 알고 있다가 동생이 작고한 이후 장 선생이 대전 정부청사 이전 반대 1인 시위를 할 때 그의 옆에 본격적으로 함께 하게 됐습니다."
제정호 상임고문의 동생은 한국 빈민운동의 대부, 사회운동가 출신 정치인, 고 제정구 의원(14~15대)이다. 지난 1999년 2월 9일 54세로 생을 달리했다.
"그 당시가 이명막 정부 광화문 데모가 한창일 때인데 실제로 장 선생에게 장관 제의가 있었는데 본인이 거부했습니다. 그 때 장관을 했어야 하는데 속으로 '이 양반 대단하다'라고 생각했죠. 나중에 물어보니 물들면 안 된다고 하더군요. 세상의 탐욕, 세상 욕심 부리면 안 된다고, 동생이 못한 것을 형이 대신 돕는다고 생각했을 때 장기표 만 한 사람이 없었습니다."
그는 실제로 옆에서 겪어보니 더욱 놀랐다고 했다.
▲ 장기표 선생의 마지막 저서 <위기의 한국, 추락이냐 도약이냐> 장 선생은 마지막까지 한국을 걱정하며 혼신의 뜻을 전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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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한국 정치는 비전도 전략도 없이 오직 집권욕에만 사로잡힌 여야 정치 세력이 '적대적 공생관계'를 이뤄 나라와 민생을 거덜내고 있다."
"국정운영의 기조를 근본적으로 바꿔야 한다. 인간이 어떻게 살아야 행복한지를 알고 거기에 맞는 국정운영을 해야 한다."
"국민의 기본생활 곧 의식주와 의료, 교육을 국가가 보장하는 사회보장제도를 확립한 가운데 일하고자 하는 모든 국민에게 일자리를 제공해야 한다."
"사회 혁명에 앞서 의식 혁명을 먼저 해야 한다. 이 책은 이런 문제의식에서 쓴 것임을 밝혀둔다."
그는 장 선생과 함께 꿈꿨던 세상을 역설했다. 이탈리아의 시민운동에서 출발했던 '오성운동' 같이 기성 정치권의 부패를 맹비난하며 투명성과 청렴함, 직접 민주주의를 지향해 시민들이 직접 정당까지 창당하며 적극적인 정치 참여를 이끌어 낸 것을 모델로 삼았다.
"특권 폐지 운동은 장 선생이 한평생 재야에서 활동한 모든 것을 바친 몸부림이었습니다. 돌아가시기 일주일 전에 병상에서 저에게 전화를 주시고 신문명정책연구소와 특권 폐지 운동에 대해 논의하셨습니다. 저는 아무 걱정 말고 치료에만 집중하시라고 했었죠. 그게 마지막이었습니다."
그의 저서에는 다음과 같이 적혀있다.
여와야, 보수와 진보, 나아가 전 정권과 현 정권의 구분 없이 권력을 가진 특권층이 '특권 카르텔'을 형성해서 온갖 불법과 부정을 저지르고 있는데 이 '특권 카르텔'을 혁파하지 않고는 결코 국민이 행복한 나라는 될 수가 없다. 특권을 없애는 것이야말로 진정한 민주화이기 때문에 더욱더 그렇다.
▲ 장기표 선생 지난해 11월 22일. 국회도서관에서 특권폐지당'(가칭) 창당발기인 대회에서 창당 선언을 하고 있는 장기표 대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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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선거 막판 제대로 창당할 수 없어 기존 정당을 찾아 서로 합의에 의해 이름까지도 생소한 '가락특권폐지당'이 되면서 국민에게 더욱 표를 받지 못했다.
정치아카데미 1기 역시 2기로 이어지지 못했다. 운영 미숙과 함께 새로운 신선한 정치 지망생을 찾을 수 없는 지금의 한계에 대해 인정할 수밖에 없었다.
"특권 폐지 운동은 계속 이어갈 것입니다. 장 선생의 뜻을 이어 새로운 사람과 새로운 언어로 낡은 사람들과 이별해 대한민국의 도약을 위해 마지막까지 함께 하겠습니다."
▲ 김문수 장례위원장과 홍정식씨 오후 9시 마지막 인사 자리에서 홍정식 활빈단 대표가 품에서 꺼낸 현수막을 들었다. 장기표 선생의 특권 폐지에 대한 뜻을 이어가겠다는 의지가 담겼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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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한국유통신문에도 실립니다.일반 SNS 등에도 함께 게시할 예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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