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성공단 연결도로에 지뢰매설"…남북교류 상징도 막는 北
북한이 올초 개성공단으로 향하는 경의선 도로에 지뢰를 매설한 것으로 나타났다. "북남(남북) 교류협력의 상징인 경의선 우리 측 구간을 완전히 끊어 놓으라"(지난 1월)는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지시에 따라 남측과의 단절 의지를 재차 강조한 것으로 풀이된다.
군 관계자는 25일 "북한이 경의선 도로에 지뢰 매설 등 작업을 한후 복토를 한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지뢰 매설 작업은 올초 이뤄졌다고 이 관계자는 전했다. 올해 2월 민간위성인 에어버스가 촬영한 위성 사진에는 경의선 도로 한복판에 8곳에 걸쳐 가로로 길게 흙이 파헤쳐 진 모습이 찍혔는데, 이것이 지뢰를 묻기 위한 작업이었을 수 있다는 설명이다.
경의선 도로는 남측으로 2.1㎞ 를 가면 경기도 파주시 도라산역이 나오고 북측으로 3.5㎞를 가면 개성공단 출입구로 이어진다. 이곳은 개성공단이 가동되던 시기 공단 직원들과 남측 정부 관계자가 개성공단으로 넘어가기 위해 이용해 온 통로였다.
이런 도로에 북한이 지뢰를 매설했다는 건 남북 간 통행을 물리적으로 불가능하게 만들겠다는 의도로 읽힌다. 앞서 김정은은 지난 1월 15일 최고인민회의(14기 10차) 시정연설에서 "북남 교류협력의 상징으로 존재하던 경의선 우리 측 구간을 회복 불가능한 수준으로 물리적으로 완전히 끊어 놓으라"고 지시했다. 이에 앞서 남북 관계를 "적대적 두 국가 관계"라고 못 박기도 했다.
앞서 미국의소리(VOA)는 같은 날 민간 위성인 '플래닛 랩스'의 지난달 위성 사진을 근거로 "북한이 개성공단으로 향하는 경의선 도로에 대형 방벽 3~4개를 건설했다"고 보도했다. 이 구조물들의 용도는 분명치 않지만, 약 15m 간격으로 세워졌으며 20m 폭의 도로를 완전히 막는 구조라고 VOA는 전했다. 남북 군사분계선(MDL)을 기준으로 북쪽 약 320~350m 지점에 세워졌다.
이에 대해 군 관계자는 "방벽 형태의 구조물은 아니고 복토로 인해 지대가 높아진 것"이라고 덧붙였다.
합동참모본부에 따르면 북한은 최전방서부·중부·동부 전선에 걸쳐 군사분계선(MDL) 부근에 지뢰를 매설해오고 있다. 올 상반기부터 병사 수 천명을 동원, MDL을 따라 지뢰를 매설하고 수풀을 제거한 뒤 철조망을 세우고 있다. 북방한계선 부근엔 대전차 방벽도 여러 개 만들었다.
북한이 남북 관계의 법적·물리적 단절을 시도하면서 내달 북한 최고인민회의에서 논의될 북한의 새 헌법에도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정부 안팎에선 김정은이 남측과의 철저한 단절을 통해 체제 이완을 단속하는 동시에 필요에 따라 대남 도발의 빌미를 마련하려 한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민간 위성 등을 통해 북한 당국이 개성공단을 재건하는 동향도 속속 포착되고 있다. 2020년 6월 북한이 일방적으로 폭파한 개성공단 남북 공동 연락사무소 건물의 잔해는 완전히 정리됐고, 북측이 공단 내 각종 건물을 철거하거나 출입구를 새로 지은 모습이 민간 위성에 찍혔다.
정영교·이유정 기자 uuu@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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