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경의 열매] 안정복 (7) 교도소 찾아오신 하나님… 놀라운 은혜와 신앙의 힘 확인

박지훈 2024. 9. 25. 03: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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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감 생활의 시작은 비참했다.

그런데 수감자 3명이 나와 함께 기도를 드리기 시작했다.

그런데 놀라운 것은 며칠쯤 흐르고 나니 수감자 전체가 나와 함께 예배를 드리고 새벽기도에도 동참하게 됐다는 점이다.

8개월간의 수감 생활이 끝나는 순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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텃세로 분위기 살벌한 감방 생활이지만
첫날부터 “함께 기도드리자” 예배 인도
며칠 만에 수감자 모두 동참하는 은혜
안정복 EM미디어 대표의 20대 시절 증명사진. 누구보다 파란만장한 청춘을 보낸 그는 20대 시절 비로소 하나님에 대한 믿음을 굳건히 할 수 있었다.


수감 생활의 시작은 비참했다. 미결수 신분인데도 사람대접을 받을 수 없었고 죄인 취급을 당해야 했다. 예닐곱 명이 함께 생활하는 감방에 들어가는 순간부터 텃세에 시달렸다. “고개 숙여”라는 고함과 함께 그릇이 날아왔다. 내 자리는 지독한 냄새를 풍기는 변기 옆이었다. 그런 곳에서 첫날밤을 보내고 다음 날 아침이 됐다. 나는 함께 수감된 이들에게 이렇게 말했다.

“우리 함께 예배를 드립시다. 하나님께 기도합시다.”

다들 황당해 했다. 그런데 수감자 3명이 나와 함께 기도를 드리기 시작했다. 그들과 함께 큰 목소리로 찬송가를 불렀다. 새벽이면 홀로 일어나 기도를 했다. 그런데 놀라운 것은 며칠쯤 흐르고 나니 수감자 전체가 나와 함께 예배를 드리고 새벽기도에도 동참하게 됐다는 점이다. 내가 있던 감방은 광주교도소의 ‘기독교방’으로 알려지게 됐다. 신기해하는 교도관과 이런 대화를 나누기도 했다.

“혹시 목사님이신가요?”

“아뇨. 저는 집사도 아닙니다. 그냥 예수 믿는 사람입니다.”

“그런데 어떻게 예배를 인도하실 수 있습니까?”

아무튼 그렇게 교도소 생활에 적응해나갔다. 문제는 내가 계속 방을 옮기게 됐다는 점이었다. 4번이나 방을 옮겼는데 그중엔 10대 수감자만 있는 곳도 있었다. 나이는 어리지만 다들 덩치도 크고 인상도 무서웠는데 나는 그 방에 들어가자마자 이렇게 말했다.

“야, 다 모여! 우린 앞으로 함께 예배를 드릴 거야.”

처음엔 아이들 모두 어이없어하면서 웃음을 터뜨렸다. 그러나 시간이 지나니 하나둘씩 예배에 동참하기 시작했다. 놀라운 하나님의 은혜를 실감하면서 신앙의 힘을 확인할 수 있었다.

시간이 흘러 1심에서 나는 징역 10개월 실형을 선고받았다. 도저히 받아들일 수 없었다. 변호사도 없이 나 혼자서 항소심을 준비했다. 하나님만 믿고 가보자고 생각했다. 항소심 전날 꿈에 예수님이 나왔다. 화려한 거리에 하얀 옷을 입은 예수님이 나를 보면서 물을 한 잔 따르라고 하셨고, 나는 그 명령을 받아들였다. 나는 꿈에서 본 그곳이 천국이라고 확신했다.

좋은 꿈을 꾼 덕분인지 항소심에서 무죄 판결이 나왔다. 나는 그 자리에서 “할렐루야”를 3번 외쳤다. 8개월간의 수감 생활이 끝나는 순간이었다. 마지막 정리를 위해 교도소에 돌아오니 교도소 전체가 그야말로 난리가 난 상황이었다. 축하 메시지가 쇄도했다. 내가 있던 감방을 향해 종이비행기를 날리는 이도 많았다. 나는 수감자들에게 외쳤다.

“봐라. 기적이 일어났다. 이게 바로 하나님의 역사다.”

교도소 생활은 내게 많은 것을 남겼다. 그중 으뜸은 내 신앙의 크기와 두께가 완전히 달라졌다는 것이다. 나는 하나님이 항상 나와 함께한다는 것을 확실하게 믿게 됐다.

출소한 뒤 나를 사기 혐의로 고소한 상호신용금고 직원을 만난 적이 있다. 그는 무릎을 꿇고 말했다.

“제가 죽을 죄를 지었습니다.”

하지만 나는 화를 내지 않았다.

“나는 당신을 용서하기로 했습니다. 왜냐면 교도소에서 정말 큰 것을 얻었기 때문입니다. 저는 하나님을 만났습니다. 그렇기에 당신께 고맙다는 말씀을 드리고 싶습니다.”

예상치 못한 나의 말에 직원의 얼굴이 벌겋게 달아올랐다.

정리=박지훈 기자 lucidfall@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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