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인함 男 전유물 아니다… 편견 깬 강철女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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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신의 한계를 뛰어넘기 위해 격렬한 운동을 하는 여성의 모습을 TV에서 보는 건 사실상 올림픽 같은 국제 스포츠 경기가 유일했다.
정덕현 대중문화평론가는 24일 "여성들이 하는 스포츠 예능이라 했을 때 머릿속에 떠올리는 운동 종목이 있지만, 최근 방송되는 예능들은 이런 걸 깼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며 "이런 변화는 사회적 편견들이 깨지면서 가능해졌다. 일상의 변화가 방송에 수용되기도, 방송이 일상에 영향을 주기도 하면서 바뀌고 있는 모습"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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육체 한계 도전하는 여성 예능 주목
예능 속 여성 서사, 강인함으로 확장
자신의 한계를 뛰어넘기 위해 격렬한 운동을 하는 여성의 모습을 TV에서 보는 건 사실상 올림픽 같은 국제 스포츠 경기가 유일했다. 하지만 최근 방송가에선 그런 틀을 깨려는 움직임이 두드러지고 있다.
그간 드라마, 영화 등의 매체에선 여성의 서사가 다양해지고, 다뤄지지 않았던 여성의 욕망까지도 폭넓게 조명해왔지만 예능 프로그램은 이런 변화의 흐름에서 뒤처진 경향이 있었다. 남성 PD의 비중이 높고, 육체적 노동이 많은 리얼 버라이어티 위주의 예능이 제작되면서 여성보다는 남성 출연자를 선호해왔기 때문이다. 하지만 여성 서사에 대한 사회적 관심과 주목도가 높아지면서 예능 프로그램에서도 변화가 나타나고 있다.
지난 7일 첫 방송을 시작한 tvN ‘무쇠소녀단’은 진서연, 유이, 설인아, 박주현이 철인 3종 경기(수영, 사이클, 달리기) 완주란 목표에 도전하는 과정을 담은 예능이다. ‘무쇠소녀단’은 수영, 자전거 등 각자가 두려움을 가진 운동에 도전하고, 서로 격려하고 응원하며 앞으로 나아가는 이들의 모습이 그려진다.
‘무쇠소녀단’을 연출하고 있는 방글이 PD는 “철인 3종 경기라는 종목 자체가 여성 참가자 수가 상대적으로 더 적다. 그만큼 ‘철인’과 ‘여성’이라는 단어는 쉽게 연관 짓기 어려운데, 이런 대비되는 느낌에서 착안해 프로그램을 기획했다”며 “‘단단하고 강인한, 운동하는 건강한 여자들의 이야기’가 추구하는 방향이다 보니 전원을 여자로 구성했다”고 설명했다.
지난 13일 웨이브에서 공개된 ‘여왕벌 게임’은 피지컬 경쟁에 심리전, 전략싸움까지 더한 생존 게임이다. 여성 리더 1인과 남성 팀원 3인이 팀을 이뤄 상금을 놓고 경쟁하는 계급 생존 리얼리티다.
댄서 모니카, 레슬링 선수 장은실, 배우 정혜인, 치어리더 서현숙, 비치발리볼 국가대표 신지은, 걸그룹 출신 댄서 구슬이 각각 여왕벌이 되어 자신만의 리더십을 발휘해 팀을 우승으로 이끌어가는 치열한 경쟁 과정을 담았다. ‘여왕벌 게임’은 치열한 몸싸움뿐 아니라 다양한 관계에서 촉발되는 심리전과 여왕벌이 이끄는 계급 사회 속의 갈등과 정치싸움까지 그려져 한층 다채로운 여성리더의 모습을 그리고 있다.
국군의 날(10월 1일)에 채널A에서 공개되는 ‘강철부대W’는 최정예 여군들이 팀을 이뤄 부대의 명예를 걸고 싸우는 밀리터리 서바이벌이다. 남자 군인들의 치열한 전투 현장만 그려왔던 ‘강철부대’의 여군 편이다. 앞서 공개된 예고편에서는 6부대(707, 해병대, 특전사, 해군, 육군, 특임대) 24인의 여군이 전투복으로 중무장한 채 고난도 미션을 수행하는 모습과 철조망 포복 등을 거침없이 소화하는 장면이 등장했다. ‘강철부대W’는 군인 하면 떠오르는 남성의 이미지를 벗어나 남성 못지않은 신체 능력과 체력, 팀워크를 자랑하는 여군들을 조명한다.
정덕현 대중문화평론가는 24일 “여성들이 하는 스포츠 예능이라 했을 때 머릿속에 떠올리는 운동 종목이 있지만, 최근 방송되는 예능들은 이런 걸 깼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며 “이런 변화는 사회적 편견들이 깨지면서 가능해졌다. 일상의 변화가 방송에 수용되기도, 방송이 일상에 영향을 주기도 하면서 바뀌고 있는 모습”이라고 말했다.
정진영 기자 young@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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