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술품 투자했는데 ‘폰지 사기’… 900억 챙긴 갤러리 일당

윤예솔 2024. 9. 25. 01: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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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술품에 조각 투자를 하면 투자 원금이 보장되고, 투자금의 1%는 매달 저작권료로 받을 수 있다고 속여 투자자들로부터 900억원을 가로챈 일당이 검찰에 넘겨졌다.

조각 투자는 소액투자자들이 하나의 미술품을 공동으로 구매하면 해당 작품을 갤러리가 대리로 보관하거나 전시·판매해 얻은 수익을 재배분해주는 재테크 상품이다.

투자자들이 미술품을 구매하면 갤러리가 작품을 위탁 보관하면서 해당 작품들이 전시 등 수익 활동에 이용된다고 안심시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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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달 투자금 1% 저작권료 지급 미끼
인터넷 등 통해 4년간 1110명 모아
회장 등 3명 구속 송치… 11명 불구속
서울 강남구 청담동에 갤러리를 차려놓고 미술품 조각 투자를 빙자해 905억원을 가로챈 일당이 경찰에 붙잡혔다. 사진은 이들이 갤러리 내부에 사기에 이용한 미술품을 보관해 둔 모습이다. 서울경찰청 제공


미술품에 조각 투자를 하면 투자 원금이 보장되고, 투자금의 1%는 매달 저작권료로 받을 수 있다고 속여 투자자들로부터 900억원을 가로챈 일당이 검찰에 넘겨졌다. 조각 투자는 소액투자자들이 하나의 미술품을 공동으로 구매하면 해당 작품을 갤러리가 대리로 보관하거나 전시·판매해 얻은 수익을 재배분해주는 재테크 상품이다.

서울경찰청 금융범죄수사대는 24일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사기 및 유사수신행위규제법 위반 혐의로 A갤러리 회장 40대 정모씨 등 일당 3명을 지난달 29일 구속 송치했다고 밝혔다. 큐레이터 및 영업 매니저 등 11명은 지난 13일 불구속 송치됐다.

정씨 일당은 2019년 6월 3일부터 지난해 10월 19일까지 인터넷 광고 등을 통해 모은 투자자 1110명으로부터 905억원을 가로챈 혐의를 받는다. 이들은 투자자들에게 지급해야 할 원금과 저작권료를 새로운 투자자들로부터 충당하는 전형적인 ‘폰지사기’를 벌였다. 해당 갤러리는 인허가나 등록·신고 없이 운영한 혐의도 받는다.

A갤러리가 투자 사기에 활용한 미술품은 3000~4000점이었다. 피해자 연령대는 20대부터 80대였으며, 가장 큰 피해액은 약 16억원이다.

일당은 투자자들이 미술품 실물을 실제로 확인하지 않는다는 점을 악용했다. 투자자들이 미술품을 구매하면 갤러리가 작품을 위탁 보관하면서 해당 작품들이 전시 등 수익 활동에 이용된다고 안심시켰다. 하지만 작가들로부터 작품을 전달받지 않았다.

미술품 가격도 부풀려지거나 조작됐다. 갤러리는 전속 작가들에게 한국미술협회에서 발급하는 호당가격확인서를 터무니없는 가격으로 받도록 종용하거나, 허위 가격확인서를 만들어 마치 고가의 작품인 것처럼 투자자들을 속였다.

경찰은 지난 2월 전국 경찰관서에 접수된 91건의 사건을 병합해 30여명을 조사했다. 또 갤러리와 피의자 주거지 등 7곳을 압수수색했다. 경찰은 이들 자택에서 발견된 명품 시계와 가방을 압수하고 계좌 추적 등을 통해 확인된 범죄수익 122억원을 기소 전 몰수·추징 보전했다.

윤예솔 기자 pinetree23@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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