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명보 감독 선임’ 회유 의혹…이임생, 울먹이며 “사퇴하겠다”

송지훈 2024. 9. 25. 0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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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몽규 대한축구협회장이 24일 국회 문체위에서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왼쪽부터 유인촌 문체부 장관, 홍명보 국가대표팀 감독, 정 회장, 이임생 기술총괄이사, 김택규 대한배드민턴협회장. 김성룡 기자

홍명보 축구대표팀 감독이 24일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의 현안 질의에 출석해 “(감독 선임 과정이) 불공정하거나 특혜가 있다고 생각지 않는다”고 말했다.

문체위는 이날 전체회의를 열고 지난 7월 위르겐 클린스만의 후임으로 임명된 홍 감독 선임 절차에 대해 집중적으로 질의했다. 정해성 전 대한축구협회(KFA) 전력강화위원장이 갑작스레 사임한 뒤 전권을 위임받은 이임생 KFA 기술총괄이사는 다비드 바그너(독일), 거스 포옛(아르헨티나)을 면담한 뒤 홍 감독을 낙점했다. 이 과정에서 정상적인 절차를 거치지 않았다는 의혹이 일었다.

조계원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6월 30일 온라인으로 열린 11차 회의에서 5명의 전력강화위원이 모여 이임생 이사에게 전권 위임을 결정한 것에 대해 “(의결정족수) 7명이 안 됐으니 절차에 맞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강유정 민주당 의원은 이 이사에게 전력강화위원회 업무를 병행토록 한 것은 KFA 정관 위반이라면서 “(협회 운영 방식이) 동네 계 모임이나 동아리만도 못하다”고 질타했다.

홍 감독과 정몽규 KFA 회장은 “문제가 없다”는 입장을 수차례 반복했다. 홍 감독은 “전략강화위가 1순위로 올려놨기 때문에 감독직을 받았다”며 “혹시라도 2위라든지, 3위라든지 했으면 받지 않았을 것”이라고 말했다. 홍 감독은 또 “이 문제를 가지고 감독직을 사임할 생각이 없다”고도 했다.

정 회장은 선임 절차에 대해 “정해성 전략강화위원장이 홍 감독으로 했으면 좋겠다고 해서 홍 감독으로 정하더라도 3명을 공평하게 보고 추천을 결정하면 어떻겠냐고 말했다”고 주장했다.

이 이사는 오전 질의 때만 해도 “규정상 문제가 없다”고 했으나, 오후에 ‘사후 회유’ 의혹에 대한 추궁이 이어지자 갑작스레 “내 명예가 달린 일이라 사퇴하겠다”고 말했다. 이 이사가 한 전력강화위원에게 ‘최종 결정에 대한 위임’을 요청한 카카오톡 대화 내용이 공개되자 울먹거리며 사퇴 의사를 밝힌 것이다. 해당 대화는 KFA가 홍 감독을 대표팀 감독으로 선임한 다음 날인 7월 8일 밤 이뤄진 것으로 이 전력강화위원은 “저는 제외하고 진행해 달라. 죄송하다”고 답했다.

정 회장의 KFA 회장 4선 출마 여부도 논란이 됐다. 정 회장은 이날 “거취 문제에 대해선 신중하게 판단하겠다. 대한민국 축구 발전을 위해 모든 가능성을 열고 심사숙고하겠다”고 말했다. 배현진 국민의힘 의원은 대한민국 축구종합센터 건설 과정에서 정 회장이 소유한 HDC그룹 계열사인 HDC현대산업개발이 개입된 정황을 지적하며 축구협회 사유화 의혹을 제기하기도 했다. 이에 대해 정 회장은 “현대산업개발이 본 이득은 한 푼도 없다. 맹세할 수 있다”며 부인했다.

2024 파리 올림픽 배드민턴 여자단식 금메달리스트인 안세영이 “협회가 부상 관리를 소홀히 했다”고 폭로한 것에 대한 비판도 이어졌다. 민형배 민주당 의원이 안세영의 다친 발 사진을 띄우며 “신발을 왜 안 바꿔줬느냐”고 묻자 김택규 배드민턴협회장은 “개인적으로 바꾸고 싶어도 바꿀 수 없다. 30~40년 동안 이어져 온 규정”이라고 설명했다. 민 의원이 “선수가 신발이 안 맞아 불편을 호소하는데 무슨 규정이냐, 회장을 왜 하느냐”고 목소리를 높이자 김 회장은 “바꾸겠다”고 말했다.

송지훈·강보현 기자 kang.bohyu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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