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 "여소야대 상황서 고생 많다"…與지도부와 90분 만찬회동(종합2보)
"전기 수요 급격히 늘어 원전이 대안"
尹·韓 독대 불발…현안 논의는 추후
윤석열 대통령과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 등 국민의힘 지도부가 24일 용산에서 만찬 회동을 가졌다. 윤 대통령과 여당 지도부가 공식 만찬을 하는 건 전당대회 직후인 지난 7월24일 이후 두 번째로 2개월 만이다.
이날 오후 용산 대통령실 앞 분수정원에서 6시30분께 시작된 만찬은 1시간30분가량 진행됐으며, 이후 참석자들은 짧은 산책을 하며 대화를 이어갔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오늘 만찬은 신임 최고위원, 정책위의장, 사무총장과 당대표비서실장 등을 포함해 지도부가 완성된 이후 상견례적 의미"라며 "다양한 채널의 소통을 이어가기 위한 당정 간 네트워크를 구축하는 자리"라고 설명했다.
윤 대통령은 분수정원에 도착해 기다리고 있던 한 대표, 추경호 원내대표와 악수를 한 뒤 만찬장으로 함께 이동했다. 참석자들은 대통령이 도착하자 모두 박수를 보냈고, 윤 대통령은 "반갑습니다. 잘 지내셨어요?"라고 안부를 물었다. 신임 최고위원들에게는 "축하합니다"라고 인사를 건네며 일일이 악수를 했다.
윤 대통령은 참석자들에게 "여기 처음이시죠? 저도 여기서 만찬을 해야지 생각만 했는데, 2022년 분수정원이 만들어진 후 처음으로 이렇게 (여러분들과) 함께 먹게 됐네요"라고 말했다.
윤 대통령과 참석자들은 오미자차로 다 같이 건배하며 만찬을 시작했다. 윤 대통령은 술을 마시지 않는 한 대표를 고려해 만찬주 대신 오미자차를 준비했다.
尹 "한 대표 고기 좋아해 소·돼지고기 준비"
특히 윤 대통령은 "우리 한 대표가 고기를 좋아해서 소고기와 돼지고기를 준비했어요"라며 메뉴를 직접 소개했다.
윤 대통령은 "원래 바비큐를 직접 구우려고 했었다"면서 지난 5월 대통령실 출입 기자들과 만찬을 하며 비서실장과 함께 직접 고기를 굽고, 계란말이를 만들었던 일화를 전하기도 했다. 윤 대통령은 "그날 (계란말이) 잘 안 되더라고요"라고 말해 참석자들의 웃음을 자아냈다.
윤 대통령은 식사하면서 여야 관계와 국정감사, 체코 방문과 원전 생태계 등을 주제로 대화를 나눴다. 윤 대통령은 참석자들에게 "이제 곧 국감이 시작되나요"라고 물으며 "여소야대 상황에서 고생이 많다"고 격려했다.
또 체코 순방 성과를 설명하며 "세계적으로 원전시장이 엄청 커지면서 체코가 우리와 함께하고 싶어한다"면서 "2기에 24조원을 덤핑이라고 비판하는데, 말이 안 된다"고 강조했다. 이어 "인공지능(AI) 반도체 등으로 전기 수요가 급격히 늘고 있어 대안이 원전밖에 없다"고 거듭 밝혔다.
이에 인요한 최고위원은 "지난 정부 때 망가진 원전 생태계가 회복 안 될 줄 알았다"며 원전 생태계를 복원하고 있는 정부의 성과를 평가했다. 대통령은 "우리 기업도 함께 참여하는 현지화를 통해 상대국의 원전 생태계와도 협력해야 한다"고 말했다.
韓 대표, 관심 사안 대통령에게 질문
한 대표도 대화 중간중간 관심 있는 사안에 대해 언급하거나 대통령에게 질문을 하기도 했다.
식사 중 추 원내대표가 "대통령께서 한 간담회에서 양자학을 많이 알고 있어 놀랐다"고 하자 윤 대통령은 "한 전문가가 양자학을 열심히 하지 않으면 미래에 보안이 뚫릴 수 있다는 경고를 했다"는 점을 언급하며 "예산을 투입하고 지원하려면 어렵더라도 양자학을 공부해야 한다"고 말했다.
윤 대통령은 만찬이 끝나갈 무렵 참석자들에게 "커피 한 잔씩 하자"며 "우리 한 대표는 뭐 드실래요?"라고 묻기도 했다. 대통령이 아이스 라테를 주문하자 한 대표는 "감기 기운 있으신데 차가운 것 드셔도 괜찮으십니까"라고 물었고, 대통령은 "뜨거운 것보다는 차가운 음료를 좋아한다"고 답했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만찬은 화기애애한 분위기 속에서 1시간30분 동안 진행됐다"면서 "만찬을 마친 후 대통령과 참석자들은 분수공원에서 다 같이 '국민을 위하여!'라는 구호와 함께 손뼉을 치며 사진 촬영을 했다"고 전했다.
기념사진 촬영 후 윤 대통령은 참석자들에게 공원을 소개시켜주겠다고 즉석에서 산책을 제안했다. 대통령은 분수공원에서 어린이야구장까지 한 대표, 추 원내대표와 나란히 거닐며 10여분 동안 산책을 하고 담소를 나눴다. 윤 대통령은 "용산에 오니까 주변 환경이 좋고 어린아이들이 노는 모습을 가까이서 볼 수 있어 좋다"고 말했다. 아울러 윤 대통령은 "초선의원들과는 식사를 했는데, 다음에는 재선, 삼선 의원들과도 자리를 마련하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이날 만찬에는 한 대표와 추 원내대표를 비롯해 장동혁·김재원·인요한·김민전·김종혁·진종오 최고위원, 김상훈 정책위의장, 서범수 사무총장, 배준영 원내수석부대표, 곽규택·한지아 수석대변인, 정희용 원내대표비서실장 등 주요 당직자가 참석했다. 대통령실에서는 정진석 비서실장과 신원식 국가안보실장, 성태윤 정책실장을 포함해 수석급 이상 참모진이 참석했다. 참석 예정이었던 박정하 비서실장과 신동욱 원내수석대변인은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 현안 질의 관계로 참석하지 못했다.
서소정 기자 ssj@asiae.co.kr
Copyright © 아시아경제.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31일간 '빅맥'만 썩지 않았다…햄버거 회사가 답한 그 이유[햄버거 썩히기]④ - 아시아경제
- 4년간 女 5명과 결혼·동거…"드라마도 이렇게 못 써" - 아시아경제
- 라면·김밥 주문 후 동전 세더니 '주문 취소'한 모자…"대신 계산했는데 오지랖인가요?" - 아시아
- "靑 가면 죽는다 경고했는데 가겠나"…명태균 녹취파일 추가 공개한 민주당 - 아시아경제
- 이혼 전문 변호사 "율희, 양육권 소송 승산 있다" - 아시아경제
- "설거지·가사도우미로 月160만원 벌며 살아보니" 최강희 고백 눈길 - 아시아경제
- '트럼프 측근' 된 머스크, 美 대선으로 29조원 벌어 - 아시아경제
- '소녀상 모욕' 美유튜버 "내 사과 받아달라" 태도 돌변 - 아시아경제
- "짐 싸 캐나다 간다" 해리스 지지층 '캐나다 이주' 검색량 급증 - 아시아경제
- "감옥 보내고 수백만명 구하자"…北 대표부 건물에 걸린 '죄수 김정은' - 아시아경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