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강 탈락' 롯데, 강백호와 '삼중살'에 울었다…KT 연패 끊고 5위 수성 [수원:스코어]
(엑스포츠뉴스 수원, 김지수 기자) KT 위즈가 연패의 사슬을 끊고 5위 자리를 굳게 지켰다. 자력으로 포스트시즌 진출권을 얻을 수 있는 발판을 마련했다.
KT는 24일 수원 KT위즈파크에서 열린 2024 신한 SOL Bank KBO리그 롯데 자이언츠와의 팀 간 16차전에서 5-1로 이겼다. 지난 21~22일 SSG 랜더스에게 연거푸 무릎을 꿇었던 아픔을 씻고 분위기 반전에 성공했다.
KT는 이날 선발투수 엄상백이 5이닝 5피안타 1볼넷 3탈삼진 1실점(비자책) 호투로 팀 승리를 이끌었다. 승리투수는 되지 못했지만 롯데의 강타선을 효과적으로 막고 제 몫을 해냈다.
KT 불펜도 힘을 냈다. 김민수 1이닝 2볼넷 무실점, 소형준 2이닝 1탈삼진 무실점, 1인이 무실점 등으로 롯데 타선을 깔끔하게 잠재웠다.
KT 타선은 리드오프 김민혁이 안타 1타점 2득점, 멜 로하스 주니어 1안타 1타점, 장성우 2안타 1홈런 2타점 1득점, 오윤석 2안타 1득점, 강백호 1안타 1타점 등 고른 활약을 해냈다.
반면 롯데는 선발투수 김진욱이 4⅓이닝 7피안타 6탈삼진 1실점, 김상수가 1⅔이닝 1탈삼진 무실점으로 분전했지만 뒤이어 등판한 불펜 투수들의 난조 속에 고개를 숙였다.
타선도 힘을 쓰지 못했다. 특히 3회초 2사 2·3루, 4회초 2사 1·3루 찬스에서 엄상백을 공략하지 못한 게 치명타가 됐다. 6회초 무사 1·2루 희생 번트 상황 삼중살과 함께 롯데는 7년 연속 가을야구 진출 실패라는 흑역사를 쓰게 됐다.
▲초반은 투수전, 김진욱 vs 엄상백의 쾌투 행진
롯데는 이날 황성빈(좌익수)-빅터 레이예스(우익수)-고승민(2루수)-손호영(3루수)-나승엽(1루수)-전준우(지명타자)-윤동희(중견수)-박승욱(유격수)-서동욱(포수)으로 타선을 꾸렸다. 선발투수는 좌완 영건 김진욱이 출격했다.
KT는 김민혁(좌익수)-멜 로하스 주니어(우익수)-장성우(포수)-문상철(1루수)-황재균(3루수)-오재일(지명타자)-오윤석(2루수)-배정대(중견수)-심우준(유격수)으로 선발 라인업을 구성했다. 강속구 사이드암 엄상백이 연패 스토퍼의 임무를 안고 마운드에 올랐다.
게임 초반은 투수전으로 전개됐다. KT 엄상백은 1회초 롯데 공격을 깔끔하게 삼자범퇴로 잠재웠다. 선두타자 황성빈을 삼진, 레이예스를 좌익수 뜬공, 고승민을 유격수 뜬공으로 처리했다.
엄상백은 2회초에도 좋은 흐름을 이어갔다. 선두타자 손호영을 유격수 땅볼, 나승엽을 1루수 직선타로 잡았다. 2사 후 전준우에게 좌전 안타를 내줬지만 흔들리지 않았다. 윤동희를 중견수 뜬공으로 처리하고 이닝을 끝냈다.
롯데 김진욱도 좋은 컨디션을 뽐냈다. 1회말 KT 선두타자 김민혁과 로하스를 연속 삼진으로 잡고 산뜻한 스타트를 끊었다. 2사 후 장성우가 좌전 안타를 치고 나갔지만 문상철을 삼진으로 돌려세우고 첫 이닝 아웃 카운트 세 개를 모두 삼진으로 장식했다.
김진욱은 2회말 선두타자 황재균을 1루수 파울 플라이, 오재일을 삼진으로 잡고 위력적인 구위를 보여줬다. 오윤석이 우중간을 가르는 2루차를 치고 나가면서 첫 고비를 맞았지만 배정대까지 삼진으로 솎아내고 실점을 허락하지 않았다.
▲기선 제압 KT, 김민혁의 장타와 로하스의 타점 생산
기선을 제압한 건 KT였다. 엄상백이 3회초 선두타자 박승욱에 몸에 맞는 공, 2사 후 레이예스에게 2루타를 맞아 2·3루 위기에 몰렸지만 빠르게 안정을 찾았다. 고승민을 1루수 파울 플라이로 잡아내면서 롯데에게 선취점을 뺏기지 않았다.
위기 뒤에는 곧 기회가 왔다. KT는 3회말 1사 후 김민혁이 김진욱을 상대로 우중간을 가르는 3루타를 쳐냈다. 이어 로하스가 깨끗한 좌전 안타로 3루에 있던 김민혁을 홈으로 불러들이면서 1-0으로 먼저 앞서갔다.
KT는 계속된 1사 1루에서 중심 타선에 기대를 걸었지만 추가 득점은 없었다. 장성우가 좌익수 뜬공, 문상철이 중견수 뜬공으로 물러나면서 점수 차를 벌리지는 못했다.
▲뜻밖의 배정대 실책, KT 빈틈 파고든 롯데...승부는 원점으로
4회까지 배정대의 구위에 눌려 있던 롯데 타선은 5회초 침묵을 깼다. 선두타자 대타 이정훈이 삼진, 황성빈이 좌익수 뜬공으로 물러난 뒤 레이예스까지 평범한 중견수 뜬공을 치면서 삼자범퇴로 공격이 끝날 듯 보였다.
하지만 KT 중견수 배정대가 누구도 예상하지 못한 실책을 범했다. 레이예스의 타구를 글러브에 안전히 넣은 듯했지만 공이 빠져 나왔다. 레이예스는 이때 재치 있는 주루 플레이로 2루까지 진루, 득점권 찬스를 클린업 트리오 앞에 연결했다.
롯데는 고승민이 침착히 볼넷을 골라내며 얻은 2사 1·2루 찬스에서 손호영이 클러치 본능을 발휘했다. 엄상백을 상대로 깨끗한 좌전 안타를 때려냈다. 2루 주자 레이예스가 여유 있게 홈 플레이트를 밟으면서 1-1로 승부의 균형을 맞췄다.
롯데는 내친김에 역전까지 노렸지만 엄상백은 나승엽을 좌익수 뜬공으로 처리, 역전은 허락하지 않았다.
▲도망갈 기회 놓친 롯데, 치명적 '트리플 플레이'로 자멸
KT는 6회초 이닝 시작과 함께 불펜을 가동했다. 5회까지 90개에 가까운 공을 던진 엄상백 대신 우완 김민수를 투입하는 승부수를 던졌다. 전준우, 윤동희로 이어지는 롯데의 강타자들을 고려한 듯했다.
김민수는 마운드에 오른 직후 KT 벤치의 기대에 부응하지 못했다. 선두타자 전준우와 윤동희에게 연속 볼넷을 내주면서 무사 1·2루 위기를 자초했다. 모든 흐름이 롯데에게 유리한 쪽으로 흘러갈 것처럼 보였다.
그러나 롯데는 이 절호의 찬스에서 고개를 숙였다. 박승욱의 희생 번트 시도가 삼중살로 이어졌다. 1루 주자 윤동희, 2루 주자 전준우 모두 박승욱의 배트에 공이 맞는 순간 스타트를 끊었던 게 독이 됐다.
KT 김민수는 박승욱의 타구를 몸을 던져 글러브로 낚아챘다. 타자 주자 박승욱은 곧바로 아웃 처리됐다. 김민수는 재빠르게 일어나 2루 송구로 2루 주자를 터치 아웃, 유격수 심우준이 1루로 공을 뿌려 1루 주자를 터치 아웃으로 처리했다. KBO리그 통산 84호 트리플 플레이가 만들어지는 순간이었다.
절호의 기회를 놓친 롯데는 한숨을, 위기를 극적으로 넘긴 KT는 환호성을 질렀다. 김민수의 이 수비 하나가 게임 흐름을 송두리째 바꿔놨다.
▲롯데 불펜 공략 성공한 KT, 강백호의 결승타와 장성우의 쐐기 투런
KT는 7회말 공격에서 롯데 불펜을 무너뜨렸다. 선두타자 오윤석이 이닝 시작과 함께 등판한 베테랑 사이드암 한현희를 상대로 2루타를 치고 출루, 찬스를 잡았다.
KT 벤치는 여기서 승부수를 던졌다. 대타 강백호 카드를 빼들고 어떻게든 점수를 얻겠다는 의지를 드러냈다. 롯데 벤치도 투수를 좌완 정현수로 교체하고 맞불을 놨다.
7회말 웃은 건 KT였다. 강백호가 정현수를 상대로 1타점 적시타를 때려내 스코어를 2-1로 만들었다. 계속된 무사 1루에서 심우준의 희생 번트로 1사 2루 찬스를 이어간 뒤 김민혁의 1타점 적시타로 3-1로 달아나며 주도권을 장악했다.
불붙은 KT 타선은 7회말 승부에 확실하게 쐐기를 박았다. 2사 1루에서 장성우의 방망이가 폭발했다. 장성우는 롯데 우완 나균안을 상대로 2점 홈런을 쏘아 올렸다. 스코어는 KT의 5-1 리드로 벌어지면서 승부가 기울기 시작했다.
▲단단했던 마법사의 방패, 2연패 탈출+5위 수성 완성
KT는 우완 소형준이 7, 8회초 롯데 공격을 2이닝 연속 삼자범퇴로 완벽하게 봉쇄했다. 1탈삼진 무실점 퍼펙트 피칭으로 상대의 추격 의지를 완전히 꺾어놨다.
KT는 9회초 승부에 마침표를 찍었다. 마무리 박영현이 롯데의 마지막 저항을 무실점으로 막고 승전고를 울렸다.
사진=롯데 자이언츠/엑스포츠뉴스 DB
김지수 기자 jisoo@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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