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장 작업 중 다리 절단된 노동자, 병원 12곳 거부해 110㎞ 뺑뺑이

정혜정 2024. 9. 24. 19: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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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전의 한 종합병원 응급실에 도착한 119구급대원들이 환자를 이송한 뒤 대기하고 있다. 기사 내용과 직접적 관련은 없는 사진. 프리랜서 김성태

공장에서 작업하던 중 다리가 절단되는 사고를 당한 노동자가 병원 12곳으로부터 치료를 거부당했다. 60대 남성인 A씨는 사고 발생 2시간 여만에 경남 함안에서 대구에 있는 병원으로 옮겨졌다.

24일 고용노동부 창원지청과 경남소방본부 등에 따르면 전날 오전 10시 21분쯤 함안군 법수면의 도장·피막 처리업체 공장에서 작업하던 A씨가 스크루 컨베이어에 왼쪽 다리가 끼이는 사고를 당했다. 이 사고로 A씨는 다리가 절단됐다.

신고를 받고 출동한 소방당국은 공장 인근 병원 12곳에 A씨의 이송을 문의했으나 모두 거부당했다. A씨는 결국 사고 약 2시간 만인 같은 날 오후 12시 30분쯤 사고 현장에서 약 110㎞ 떨어진 대구 중구의 한 병원으로 이송됐다. A씨는 현재 수술을 마치고 회복 중이다.

한편 이날 전국공무원노동조합 소방본부 광주지부는 광주 일선 소방서와 119안전센터 등 7곳에 현수막을 내걸고 '119에 강제력을 가진 병원 선정 권한을 부여하라'고 촉구했다.

이들은 "현재 119구급대원의 병원 선정과 이송 과정은 심각한 문제를 안고 있다"며 "응급실 뺑뺑이로 국민이 죽어가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응급실 뺑뺑이를 막기 위해서는 병원의 수용 능력을 확인해야 하는 응급의료법 조항을 삭제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정혜정 기자 jeong.hyejeo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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