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 '디테일'이 아쉬운 김태형 감독, 신윤후 판단 미스 한 번 더 되짚었다 [수원 현장]
(엑스포츠뉴스 수원, 김지수 기자) 김태형 롯데 자이언츠 감독이 팀의 트래직 넘버 소멸을 막은 역전승에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다만 승리 과정에서 선수들의 몇 가지 판단 미스를 지적하면서 개선이 필요하다는 점도 강조했다.
김태형 감독은 24일 수원 KT위즈파크에서 열리는 2024 신한 SOL Bank KBO리그 KT 위즈와의 팀 간 16차전에 앞서 "전날 역전승을 했지만 사실 게임 중반까지 선발투수가 호투를 했을 때 어느 정도 타선이 점수를 뽑아서 지키는 야구를 하는 게 가장 좋다"며 "9회초 대주자로 투입됐던 신윤후의 경우 아직 순간적인 판단이 아쉬웠다"고 말했다.
롯데는 전날 대전에서 한화 이글스를 3-2로 꺾고 3연패 탈출에 성공했다. 만약 이 게임을 패했다면 정규시즌 잔여 7경기 결과와 관계없이 포스트시즌 진출 실패가 확정되는 상황이었다.
경기 흐름은 나쁘지 않았다. 선발투수로 출격한 애런 윌커슨이 6회까지 한화 타선을 무실점을 틀어막았다. 롯데 타자들은 한화 선발투수 하이메 바리아 공략에 어려움을 겪기도 했지만 5회초 선취점을 얻었다. 선두타자 손호영과 나승엽의 연속 2루타로 1-0 리드를 잡는 데 성공했다.
롯데는 1점 차 살얼음판 리드를 지키지 못했다. 호투하던 윌커슨이 7회말 2사 후 노시환을 중전 안타로 내보낸 뒤 후속타자 채은성과 승부에서 대주자 이상혁에게 2루 도루를 허용했다. 롯데는 포수 송구 실책까지 겹치면서 상황이 2사 3루로 악화됐다.
윌커슨은 이 고비에서 채은성에게 볼넷을 내줬다. 2사 1·3루에서는 안치홍과 대타 요나단 페라자에게 연이어 1타점 적시타를 헌납, 스코어가 1-2로 뒤집혔다.
롯데 벤치는 윌커슨이 더는 마운드에서 버티기 어렵다고 판단, 투수를 좌완 정현수로 교체했다. 정현수가 대타 김인환을 외야 뜬공으로 처리하면서 추가 실점을 막고 반격의 발판을 마련할 수 있었다.
김태형 감독은 실점 과정에서 포수 서동욱의 볼배합을 지적했다. 안치홍, 페라자와 승부 모두 쉽게 스트라이크로 맞붙지 않을 것을 주문했지만 결과는 반대였다.
김태형 감독은 "7회말 동점이 될 때 안치홍에게는 스트라이크 존을 벗어나는 하이 패스트볼 사인을 냈는데 포수가 미트를 한가운데 대고 있었다"며 "페라자에게도 마찬가지였다. 나중에 포수에게 물어보니까 윌커슨의 공이 자꾸 떠서 미트 위치를 그렇게 가져갔다고 하더라. 결국에는 결과가 좋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롯데는 9회초 극적인 역전 과정도 우여곡절이 있었다. 김태형 감독은 1사 후 나승엽이 좌전 안타로 출루하자 발 빠른 신윤후를 대주자로 내세웠다. 후속타자 전준우의 장타가 나올 경우 1루에서 홈까지 승부를 걸어보겠다는 계산이었다.
전준우는 한화 마무리 주현상을 상대로 베테랑의 힘을 보여줬다. 좌중간 펜스 상단을 때리는 2루타를 쳐냈다. 타구가 워낙 높게 떴고 외야 깊숙한 곳으로 날아갔기 때문에 1루 주자 신윤후가 충분히 홈까지 들어올 수 있을 것으로 보였다.
하지만 신윤후는 전준우의 타구를 지켜보며 천천히 2루로 향했다. 타구가 펜스에 맞은 직후 빠르게 스타트를 끊었지만 한화 야수진의 중계 플레이가 신속히 이뤄지면서 3루에서 홈으로 들어올 수 없었다. 고영민 작전주루 코치도 멈춤 신호를 보냈다.
롯데는 만약 여기서 점수를 내지 못하고 졌다면 신윤후의 주루 플레이가 두고두고 아쉬움이 남을 수밖에 없었다. 다행히 곧바로 윤동희의 역전 2타점 적시타가 터지면서 3-2로 승부를 뒤집었다. 9회말에는 마무리 김원중이 한화의 마지막 저항을 깔끔히 잠재우고 귀중한 승리를 따냈다.
김태형 감독은 "신윤후는 아직 디테일한 플레이가 안 되고 있다. 주루 과정에서 타구와 상대 외야수를 동시에 봐야 한다. 포구하는 야수가 등을 돌리고 있으면 바로 뛰어야 하는데 타구가 펜스에 맞는 걸 다보고 뛰다가 늦었다"고 지적했다.
또 "주루 플레이는 베이스 러닝 매뉴얼이 다 있지만 선수들이 순간 순간 판단해야 하는 상황에서 조금 아쉬움이 있다"며 "전날 한화전뿐 아니라 최근 사직 홈 경기 때도 주자들이 타구 판단 미스로 아웃되는 경우가 있었다. 이런 부분은 개선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사진=롯데 자이언츠
김지수 기자 jisoo@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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