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리아 밸류업 지수’ 나왔다… “저평가 기업 더 포함됐어야” 지적도

장은현 2024. 9. 24. 18: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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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의 코리아 디스카운트(한국증시 저평가) 해소 방안의 일환으로 추진된 '코리아 밸류업(Korea Value-up) 지수'가 24일 공개됐다.

시가총액과 거래대금 등 양적 기준뿐만 아니라 주주환원 자본효율성 등 질적 요건을 충족하는 기업으로 지수를 구성해 저평가된 국내 증시를 활성화하겠다는 목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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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은보 한국거래소 이사장이 24일 서울 영등포구 한국거래소에서 '코리아 밸류업 지수'를 발표하고 있다. 연합뉴스

정부의 코리아 디스카운트(한국 증시 저평가) 해소 방안의 일환으로 추진된 ‘코리아 밸류업(Korea Value-up) 지수’가 24일 공개됐다. 시가총액과 거래대금 등 양적 기준뿐만 아니라 주주환원 자본효율성 등 질적 요건을 충족하는 기업으로 지수를 구성해 저평가된 국내 증시를 활성화하겠다는 목표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밸류업 지수에 잠재력 있는 기업들이 충분히 포함되지 않았다고 평가한다.

정은보 한국거래소 이사장은 이날 서울 여의도 한국거래소에서 이 같은 내용을 골자로 한 코리아 밸류업 지수를 발표했다. 코스피200 등 기존 지수와 차별점을 둔 부분은 구성 종목 기준에 ‘질적 요건’을 마련했다는 점이다. 최대 15%로 종목별 비중 상한제도가 도입된 점도 밸류업 지수의 특징이다.

코리아 밸류업 지수는 기준 시점이 올해 1월 2일이고, 기준 지수는 1000이다. 오는 30일부터 1초 단위로 실시간 지수 산출을 개시하고 종목별 비중을 공개할 예정이다. 밸류업 공시 이행 성적을 평가할 수 있는 2026년 6월부터는 공시 이행 기업을 중심으로 지수가 구성될 예정이다.

초대 편입 종목은 총 100개로 구성됐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이 포함된 정보기술 업종이 24개로 가장 높은 비중을 차지했고 이어 산업재(20개) 헬스케어(12개) 자유소비재(11개) 금융·부동산(10개) 등이 뒤를 이었다. 밸류업 지수 편입 종목으로 유력하게 언급되던 KB금융과 KT SK텔레콤 등은 제외됐다.

초대 종목에 포함된 코스피 상장사 67곳 중 코스피200지수에도 있는 종목은 55개이고, 코스닥 종목은 모두 기존 코스닥150지수에 포함돼 있다. 기존 지수에 포함되지 않았던 기업은 경동나비엔 이수페타시스 등 12곳에 불과했다. 이 때문에 전문가들 사이에선 밸류업 지수 개발 취지가 제대로 실현되지 못했다는 평가가 나왔다.

이준서 동국대 교수는 “진정한 의미의 밸류업 지수라고 하면 잠재력 있는 기업이 많이 포함돼야 하는 것 아니냐”며 “이미 잘하고 있는 기업 위주로 지수를 구성한 건 당초 밸류업 지수를 만들고자 한 취지에서 벗어나는 것”이라고 말했다. 한 자산운용사 펀드매니저도 “거래소가 수익률을 높이기 위해 과거 수익률이 높았던 기업을 넣은 것으로 보인다”며 “밸류업 지수엔 주가순자산비율(PBR)은 낮되 자기자본이익률(ROE)이 높은 기업을 포함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종목 선정 기준을 더 강화해야 한다는 의견도 나왔다. 예를 들어 현재는 ‘최근 2년 연속 배당을 했거나 자사주를 소각한 기업’이라고 돼 있는데, 단순히 기간을 기준으로 두기보다 구체적인 금액을 설정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 이부연 거래소 경영지원본부장보는 “결론적으로는 규모보다 연속성에 방점을 뒀다”며 “지속적으로 주주환원 노력을 기울이는 곳이 바람직하다고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거래소는 과거 데이터로 시뮬레이션한 결과 코리아 밸류업 지수는 최근 5년 수익률이 43.5%로 코스피200(33.7%)과 KRX300(34.4%)에 비해 우수했다고 밝혔다.

오는 11월엔 코리아 밸류업 지수를 활용한 지수선물, 상장지수펀드(ETF) 상품도 출시된다. 한 자산운용업계 관계자는 “배당주와 가치주로 구성된 기존 ETF와 비교했을 때 ‘자본효율성’을 강조했다는 면에선 밸류업 지수를 활용한 ETF에 확연한 차이가 있어 상품성은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평가했다.

한편 정 이사장은 내년 시행을 앞둔 금융투자소득세(금투세)와 관련해 “증권 거래를 책임지고 있는 거래소 입장에서 금투세는 시기적으로 시행하기 어렵지 않나 생각한다”며 “비유하자면 환자를 수술하려고 해도 건강이 받쳐 줘야 하는데, 우리 주식 시장은 금투세를 도입하기에 체력이 부족하다”고 말했다.

장은현 기자 eh@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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