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 PBR 0.91’ 밸류업 이후 코리아 디스카운트 심화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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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증시 저평가 현상(코리아 디스카운트)이 기업가치 제고 계획(밸류업 프로그램) 시행 이후 오히려 심화한 것으로 나타났다.
밸류업 프로그램은 정부가 코리아 디스카운트 해소를 위해 내놓은 대책이지만, 주가를 끌어올리는 효과가 미미하다는 비판을 피하기 어려워졌다.
일본의 닛케이225평균주가(닛케이지수) PBR은 밸류업 프로그램 시행 전 1배 안팎에 머물렀지만, 이달 20일 기준으로는 1.34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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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증시 저평가 현상(코리아 디스카운트)이 기업가치 제고 계획(밸류업 프로그램) 시행 이후 오히려 심화한 것으로 나타났다. 밸류업 프로그램은 정부가 코리아 디스카운트 해소를 위해 내놓은 대책이지만, 주가를 끌어올리는 효과가 미미하다는 비판을 피하기 어려워졌다. 제도적인 뒷받침이나 인센티브 없이 각 상장사의 자율성에만 맡긴 정책에 시장이 움직이지 않은 탓이다.
24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23일 기준 코스피 주가순자산비율(PBR)은 0.91배다. 정부가 밸류업 프로그램 가이드라인 초안을 발표한 지난 5월 2일의 0.97배보다 후퇴한 수준이다. 같은 기간 코스닥 PBR도 1.95배에서 1.68배로 낮아졌다. PBR은 기업 주가를 장부 가치로 나눈 것이다. 1에 미치지 못하면 기업이 보유한 자산을 모두 판 것보다 현재 주가가 싸다는 뜻이어서 저평가 판단 척도로 활용된다.
정부가 벤치마킹한 일본의 밸류업 프로그램도 PBR 1배를 기준으로 삼고 있다. 도쿄증권거래소(TSE)는 지난해 4월 PBR 1배 미만 상장사에 주가 부양 계획을 내도록 요구했다. 일본 상장사들은 배당 규모 확대와 자사주 매입‧소각 등 주주환원 강화 정책을 발표했다. 일본의 닛케이225평균주가(닛케이지수) PBR은 밸류업 프로그램 시행 전 1배 안팎에 머물렀지만, 이달 20일 기준으로는 1.34배다. 체질 개선에 성공한 것이다.
국내 증시 PBR이 낮아진 이유는 기업이 영업활동을 통해 이익이 쌓여 자산이 불어나는 동안 주가는 따라 올라가지 못해서다. 이날 기준 코스피지수는 연초 이후 1.43% 하락했다. 한 자산운용사 고위 관계자는 “밸류업 정책이 시장에서 전혀 작동하지 않은 것”이라고 평했다.
지금까지 정부 정책에 따라 밸류업 계획을 공시한 기업은 13곳에 그친다. 예고 공시가 아닌 구체적인 내용이 담긴 ‘밸류업 공시’를 한 상장사는 코스피 9곳, 코스닥 4곳으로 전체 공시 대상 상장사 2595곳의 0.5% 수준이다. 대부분 은행과 증권 등 금융업에 쏠려 있어 정책 한계가 드러났다는 분석이다.
두산그룹 지배구조 재편처럼 ‘밸류업 역행’ 비판을 받는 일이 잇따르며 국내 증시에 대한 투자자 불신이 더욱 커졌다는 분석도 나온다. 이남우 한국기업거버넌스포럼 회장은 “국내 증시 PBR이 낮은 것은 국내 상장사들이 주주환원을 더 많이 할 수 있다는 의미로도 해석된다”며 “자사주를 소각해 자기자본을 줄였으면 PBR이 낮아지지 않고 최소한 유지됐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광수 장은현 기자 gs@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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