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호사 딸과 의사 아들의 살인... 두 집안의 선택이 이렇게나 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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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나가는 대형 로펌 변호사와 종합병원 소아과 의사 형제의 자식 농사는 어떨까.
남 부럽지 않은 경제력과 사회적 지위까지 갖추니 그 가정에 행복이 넘쳐 흐를 것만 같다.
영화는 한 배에서 나왔지만 서로 다른 기질과 성격을 지닌 형제와 두 여성, 그리고 이들의 자녀를 통해 가족 관계의 모순을 제법 긴장감 넘치게 그린다.
자녀를 적극 변호할 것인지, 응당 처벌을 받게할 것인지 고뇌하는 과정에서 두 집안 사람들은 극적인 심리 변화를 경험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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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선필 기자]
▲ 영화 <보통의 가족> 관련 이미지. |
ⓒ 하이브미디어코프, 마인드마크 |
돈을 우선시 하며 법과 정의보단 철저히 의뢰인의 편에서만 활동해 온 변호사 재완(설경구)과 친절하고 봉사정신까지 투철한 소아과 의사 재규(장동건)는 친형제다. 이들은 각각 모범생 딸과 학교폭력 피해자인 아들을 두고 있다.
두 집안의 상반된 분위기는 재완과 함께 사는 지수(수현), 재규의 아내 연경(김희애)의 특징과도 연결된다. 전처의 부재로 재완의 재혼 상대가 된 지수는 매사에 침착하고 냉철해 보이기까지 하는 젊은 여성이다. 차남이지만 지수가 임신하면서 알츠하이머를 앓고 있는 시어머니까지 모시게 된 연경은 워킹맘이면서 철저한 가족주의자다.
▲ 영화 <보통의 가족> 관련 이미지. |
ⓒ 하이브미디어코프, 마인드마크 |
▲ 영화 <보통의 가족> 관련 이미지. |
ⓒ 하이브미디어코프, 마인드마크 |
영화의 모티브가 된 원작 소설 <더 디너> 속 주인공들은 정치인과 교사로 등장하는데, 한국사회의 특성상 경제적 지위가 확실한 변호사와 의사로 각색됐다. 모든 걸 다 가진 것처럼 보이지만 "자식 속은 절대 알 수 없다"고 되뇌던 영화 속 재완의 대사처럼, 복잡한 등장인물의 심리가 분명하게 드러나 있다.
멀리서 보면 이 두 집안의 모습이 이율배반적일 수밖에 없다. 심성이 곱고 아들에게 '맞더라도 절대 상대를 괴롭히지 말라'고 가르치던 재규는 극 후반부로 갈수록 폭주한다. 철저하게 결과주의적이던 재완은 의외의 선택을 한다. 이런 엇갈림을 허진호 감독이 섬세하게 묘사해놨다. 캐릭터 묘사에서 지수나 연경의 역할이 다소 축소돼 있거나 그 정체성이 분명하게 드러나지 않는다는 게 아쉽지만, 제법 느린 전개에서도 긴장감이 떨어지지 않는 건 감독의 역량이라 할 수 있겠다.
영화 <8월의 크리스마스>, <봄날은 간다>부터 최근의 <천문>까지 오랜 시간 허진호 감독과 호흡을 맞춰 온 조성우 음악감독은 서정적인 피아노곡을 영화 전반에 깔아놓았다. 스릴러 장르 영화나 서스펜스가 중요한 작품에서 긴장감 넘치는 음악을 쓰기 마련인데, 정반대에 해당하는 선택을 한 것. 감독의 섬세한 연출이 음악과 만나 묘한 힘을 발휘한다. 감정적으로 몰아가지 않으면서 이야기에 집중하게 하거나 모순적 상황이 서정적 선율과 맞물려 더욱 강화되는 효과가 난다.
▲ 영화 <보통의 가족> 관련 이미지. |
ⓒ 하이브미디어코프, 마인드마크 |
평점 : ★★★☆(3.5/5)
영화 <보통의 가족> 관련 정보 |
감독 : 허진호 출연 : 설경구, 장동건, 김희애, 수현 등급 : 15세이상관람가 제공 및 배급 : (주)하이브미디어코프, (주)마인드마크 제작 : (주)하이브미디어코프 공동제작 : (주)하이그라운드 러닝 타임 : 109분 개봉 : 2024년 10월 9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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