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년간 국내 ‘피부암’ 환자 7배 증가… 자외선이 주 원인 아니다?
피부암 환자가 국내에서도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 통계에 따르면 2019년 2만 5997명에서 2023년 3만 5658명으로 4년 만에 약 37% 늘었다. 1999년부터 2019년까지 지난 20년간 피부암 발생자 수는 7배 증가한 것으로, 최근 강동경희대병원 피부과 권순효 교수팀 연구에서 확인됐다. 동양인이 서양인보다 피부암에 잘 안 걸리는 이유는 피부를 자외선으로부터 보호하는 멜라닌 색소가 더 많기 때문이다. 게다가 한국인은 자외선 차단제를 매우 잘 사용해 오히려 비타민D 합성이 부족할 정도라고 알려져 있는데, 왜 이렇게 피부암 환자 수가 증가한 걸까?

전문가들은 자외선 노출 자체보다는 고령화를 주요 원인으로 꼽는다. 중앙대 피부과 이갑석 교수는 "자외선 노출만으로 환자 수 증가를 설명하긴 어렵다"며 "자외선에 피부가 오랫동안 노출되면 암 발병 위험이 올라가 주로 노인에게서 피부암이 많이 발병하는데, 우리나라는 고령화로 노인 수가 증가하면서 피부암 환자 수도 함께 증가했다고 보는 게 더 적합하다"고 했다. 권순효 교수팀 연구에서도 피부암 중 환자 수가 많은 기저세포암·편평세포암과 예후가 안 좋은 악성 흑색종에서 70세 이상 환자가 가장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피부암은 크게 악성 흑색종과 비악성 흑색종으로 나뉘고, 비악성 흑색종에 기저세포암과 편평세포암이 포함된다. 기저세포암과 편평세포암이 피부암의 약 70%를 차지한다. 기저세포암은 피부 기저에 발생한 것을 말하고, 편평세포암은 각질 형성세포에 암이 생기는 것이다. 악성 흑색종은 멜라닌 색소가 악성화돼 발병한다. 기저세포암은 제때 치료만 받으면 생명에 큰 지장이 없다. 그러나 악성 흑색종은 4기에 발견되면 1년 생존율이 10%도 안 될 정도로 위험한 질환이다. 한편, 학계에서는 피부암에 대한 관심이 증가한 것도 환자 수 증가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본다. 진단 받는 환자 수가 지속해서 증가했다.
◇한국인 피부암, 짙은 색 점으로 손·발에 많아
주요 원인이 다른 만큼, 한국인과 백인에서 주로 보이는 피부암 패턴도 다르다. 고려대구로병원 피부과 백유상 교수는 "한국인에게서는 손가락과 발가락에 악성 흑색종이 생기는 경우가 비교적 많다"고 했다. 백인 남성은 등, 백인 여성은 다리에서 주로 악성 흑색종이 발견되는데, 각 부위에 '자외선 노출'이 심하기 때문이다.

◇빨리 발견하는 게 최선
피부암 치료의 원칙은 제거다. 1~2기에는 암세포가 퍼지지 않고 피부에만 있는 경우가 많아 수술로 제거만 하고, 3~4기로 진단되면 항암 치료도 함께 진행할 수 있다. 기저세포암은 수술만으로 완치되고, 재발률도 높지 않다. 다만 얼굴 중간 부위에 생기는 경우가 많아, 암이 넓은 부위의 피부에 퍼져있다면 흉터가 많이 남을 수 있다. 편평세포암, 악성 흑색종은 암이 진행된 상태에서 수술했다면, 임파선 등으로 원격 전이될 수 있다. 수술 후에도 지속해서 전이 여부를 확인해야 한다.
노화로 인한 암은 예방할 수 없다. 최선은 빠르게 발견하는 것이다. 권순효 교수는 "피부암은 주로 고령의 얼굴에서 발생한다는 것을 참작해 부모님의 얼굴에서 이상한 점이 보이면 피부과를 방문해야 한다"며 "한 번 다친 부위가 낫지 않는 상태로 1~2개월 이상 지속되면 피부암을 의심해야 한다"고 했다. 더불어 자외선 차단제는 반드시 꾸준히 발라야 한다. 자외선은 피부암의 가장 큰 유해 자극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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