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미 설득 실패한 민주당 토론회... "주식시장 하나도 몰라"

류승연 2024. 9. 24. 16: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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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버스 투자" 김영환 발언에 비판 이어져... "시행·유예 아니라 자본시장 선진화로 싸웠어야" 자성 목소리

[류승연, 유성호 기자]

 더불어민주당 의원들이 24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행복하고 정의로운 대한민국, 금융투자소득세 시행은 어떻게?' 주제로 정책 디베이트(토론회)를 하고 있다.
ⓒ 유성호
24일 오전 금융투자소득세를 주제로 열린 더불어민주당의 정책 토론회 말미에 금투세 시행 유예 측 토론 주자들 앞에 '금융투자소득세의 유예가 아닌, 폐지를 주장해야 하는 것 아니냐'는 질문이 주어졌다. 유튜브를 통해 생중계로 진행된 토론회를 지켜보던 개인 투자자들이 댓글로 남겨둔 내용이다. 이에 대해 유예 측 김현정 의원은 민주당의 전략적 판단 실수를 지적했다.

"국민의힘에서 폐지를 주장하는데 이는 대단히 무책임한 프레임입니다. 금융투자소득세 폐지나 유예, 시행 프레임이 아니라 어느 정당이 '자본시장 밸류업'을 잘하는지 논의로 싸워야 했습니다."

금융투자소득세의 시행과 유예를 주장하기에 앞서 '자본시장 밸류업'에 당력을 집중했어야 한다는 자성의 목소리는 금융투자소득세 '시행 측'에서도 나왔다. 실질적인 토론에는 참여하지 않았던 김남근 의원은 토론회 말미에 '청중 발언' 시간에 발언 기회를 얻고 이 같이 이야기했다.

"오늘 같은 배틀 투쟁에 앞서 개미 투자자들이 자본시장에 가진 분노와 좌절에 민주당의 공감 작업이 부족했다고 생각합니다. 그게 민주당에 대한 분노가 몰리는 이유 중 하나라고 생각합니다. 신사업을 한다고 해서 그걸 믿고 투자했고 그 판단 옳았고 성공했음에도 회사가 물적분할로 투자한 주주들에게 손해를 입혔습니다. (중략) 이런 분노와 좌절에 민주당은 공감했나요? 정기국회 때 상법 개정을 반드시 하겠다는 결기를 보였습니까? 피해를 입혔던 회사 대표들을 불러 국정감사 때 책임을 묻겠다고 했습니까?"

여전히 분노한 투자자들
 24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행복하고 정의로운 대한민국, 금융투자소득세 시행은 어떻게?' 주제로 열린 정책 디베이트(토론회)에서 금투세 시행팀으로 나선 김영환, 김성환, 이강일 의원이 토론을 하고 있다.
ⓒ 유성호
추석 연휴 전부터 민주당이 예고했던 이날 금융투자소득세 정책 토론회는 '이성적인' 토론이 오가며 차분하게 막을 내렸다. 금투세 시행이 약 3개월 앞으로 다가왔지만 당 내 시행-유예 의견이 정리되지 않자, 전 국민에 당 내 토론 과정을 생생히 전달하겠다며 구상한 토론회였다. 이날 토론회에서는 시행과 유예를 각각 대변하는 토론 주자들이 기조 발제를 했고, 서로의 주장을 반박하는 시간이 주어졌다.

하지만 2시간 30분가량 이어진 이날 토론회는 개인 투자자들을 달래기에는 역부족이었다. 토론회 시작에 앞서 분노한 개인 투자자들의 항의로 진행이 5분가량 지체되기도 했다. 개인 투자자들은 토론회가 끝난 이후 오히려 더 큰 화를 분출했다. 특히 시행 측 김영환 의원의 '인버스(주가가 하락했을 때 돈을 버는 파생상품) 투자' 발언이 화근이 됐다.

김병욱 전 민주당 의원(금융투자소득세 유예 측) : (국내 증시가) 미국 증시와 동조하지 않는 '디커플링'이라는 악 조건 아래 수익률이 앞으로도 떨어지거나 횡보할 가능성이 있습니다. 그런 상황에서 굳이 금투세라는 불확실한 제도를 투입하는 게 합리적인 의사 결정인지 묻고 싶습니다.

김영환 의원(금융투자소득세 시행 측): 주가와 관련해 혹시 다른 변수들은 없는지 체크를 해보셨으면 좋겠습니다. 윤석열 정부가 망친 중국 시장이나, 작년에 선진국 경제성장률이 대한민국 1.3%, 미국 2.5%, 일본도 1.9%이거든요. (중략) 그렇게 우하향할 거라고 신념처럼 투자하면 인버스를 투자하면 되잖아요. 주식시장 파생상품에 (투자하는 이들 중엔) 주가가 내려도 이득을 얻는 분들이 계십니다.

금융투자소득세 얘기하는데, 갑자기 김건희 여사?
 24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행복하고 정의로운 대한민국, 금융투자소득세 시행은 어떻게?' 주제로 열린 정책 디베이트(토론회)에서 금투세 유예팀으로 나선 김현정, 이소영, 이연희 의원이 토론을 하고 있다.
ⓒ 유성호
심지어 금투세 시행 측 토론 주자로 나선 의원들은 '투자자의 반발 여론이 큰 상황에서 세제를 신설했을 때 나올 반발 여론을 어떻게 설득할 것이냐'는 질문에 개인 투자자들이 납득할 만한 대답을 내놓지도 못했다.

김성환 의원(금융투자소득세 시행 측): 금투소득세가 시행되면 가장 불편한 사람들은 누구일지 잘 살펴볼 필요가 있습니다. 바로 주가조작 세력입니다. (세금이 도입되면) 더이상 주가조작이 쉽지 않은 환경이 조성돼 그들이 반대를 세게 하는 것입니다. 또 실제 (세금 도입으로)손해 보는 사람들이 있는데 사모펀드에 가입하는 고액 자산가들입니다. 사모펀드는 3억 원 이상 자산가들이 가입하는데, 이들이 국내에서 주식을 사고 팔 때 그동안 비과세라서 양도소득세를 내지 않았습니다. 그런데 앞으로는 내게 되거든요."

김 의원은 앞서 "금투소득세를 가장 반대할 이들은 김건희 여사와 주가조작 세력"이라고 공세를 취하기도 했다.

김성환 의원(금융투자소득세 시행 측): 근본적으로 왜 이렇게 금투소득세에 대한 반대가 심할까 생각해 보면, 제일 금투소득세가 불편한 사람은 김건희 여사와 주가조작 세력일 것입니다. 검찰 추산, 김건희 모녀가 (도이치모터스 주가로) 23억 원의 소득을 올렸다고 돼 있는데 현재는 거래세니까 거래과정에서 낸 세금은 1500만 원입니다. 만약 금투소득세가 도입 됐었다면 주가조작으로 걸리지 않았더라도 6억 원가량의 소득세를 냈을 것입니다.

이날 토론회가 끝난 후 민주당 공식 유튜브 채널에 게재된 해당 영상에는 "국회의원 입에서 자기 국가 주식 장에 '숏'치라는 말이 나오는게 가능하냐"거나 "정말 하나도 모른다. 주식시장이 무너지는데 웃음이 나오나?"라는 무수한 비판 댓글이 달렸다.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과 참여연대 회원들이 24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행복하고 정의로운 대한민국, 금융투자소득세 시행은 어떻게?' 주제로 열린 더불어민주당 정책 디베이트(토론회)를 찾아 토론회에 참석하는 박찬대 원내대표에게 금투세 시행을 촉구하고 있다.
ⓒ 유성호
 정의정 한국주식투자자연합회 대표와 개인투자자들이 24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행복하고 정의로운 대한민국, 금융투자소득세 시행은 어떻게?' 주제로 열린 더불어민주당 정책 디베이트(토론회)를 찾아 방청을 요구하며 항의하고 있다.
ⓒ 유성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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