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장철 앞두고 '배추 1포기 2만원' 초비상…중국산 16t 들여온다

김기환 2024. 9. 24. 16: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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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일 서울 서초구 하나로마트 양재점 채소 코너에서 시민이 배추를 고르고 있다. 연합뉴스

정부가 중국산 배추를 들여와 국내 시장에 풀기로 했다. 다만 도매 시장 위주로 공급한다. 최근 배춧값 폭등으로 ‘금추(금+배추)’란 얘기까지 나오는 상황에서 내놓은 고육책이다.

24일 농림축산식품부에 따르면 정부는 27일부터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를 통해 중국에서 수입한 신선 배추를 가락시장을 비롯한 경매 시장에 출하하기로 했다. 가을배추 공급이 원활하지 못할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국산 배추는 김장철(11~12월)을 대비해 최대한 비축한다. 박순연 농식품부 유통소비정책관은 “당분간 배추 공급량 감소가 불가피할 것으로 전망한다. 배추 수급을 안정시키는 데 필요한 모든 조치를 적극적으로 마련하겠다”고 말했다.

정부가 중국산 배추를 들여오는 건 2010~2012년, 2022년에 이어 다섯 번째다. 그동안 수입한 배추는 국민 선호도 등을 고려해 주로 김치 제조공장 등 가공·외식업체 중심으로 유통됐다. 이번에 들여오는 배추도 마찬가지다. 전통시장과 대형마트 등 일반 소매점으로는 풀지 않기로 했다. 박순연 정책관은“수입 배추가 가공, 외식업체 배추 물량을 채워주면 일반 가정에서 필요한 물량에 여유가 생기고, 가격이 내려갈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27일 처음 들여오는 중국산 배추 수입물량은 16t이다. 농업관측센터의 올해 가을배추 생산량(118만9600t)에 한참 못 미친다. 다만 적은 물량이더라도 김장철을 앞두고 수급에 기여할 전망이다. 중국 산지 상황과 국내 작황에 따라 수입 물량을 확대할 방침이라서다. 농식품부는 수입 대책 외에 대형마트 등에서 최대 40%까지 가격을 낮춰 판매하는 할인지원을 10월 2일까지 진행한다. 농협도 계약재배 물량을 하나로마트 등에 직접 공급해 할인 판매하는 등 자체 수급대책을 추진할 계획이다.

24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8월 생산자 물가지수에 따르면 산지 배추 가격이 한 달 새 73% 올랐다. 생산자 물가는 품목별로 1~3개월의 시차를 두고 소비자 물가에 영향을 미친다. 추석 연휴 직후로 한 포기에 2만원 넘는 배추가 시장에 등장하며 장바구니 물가에 부담을 줬다.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에 따르면 23일 기준 배추 한 포기당 소매가격은 9321원으로 집계됐다. 1년 전(6193원)보다 50.5%, 평년보다 29.2% 각각 높은 수준이다. 지난 19일에는 9337원을 기록해 올해 최고가를 경신했다.

현재 나오는 여름 배추는 재배면적 감소에다 극심한 가뭄 및 이례적인 고온으로 작황이 부진한 영향을 받았다. 특히 품질이 좋은 상품(上品)이 많이 없어 가격이 높다. 대신 상대적으로 품질이 떨어지는 중하품 가격은 낮은 편이다. 농식품부는 10월 초 해발 600m 이하 강원도 일대와 충북 단양·제천, 중순 경북 문경, 영양군, 경기 연천군 등으로 배추 출하 지역이 늘어나며 가격을 떨어뜨릴 것으로 기대했다. 그렇더라도 평년 공급량보다는 감소할 것으로 전망된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의 지난해 김장 전망 보고서에 따르면 김장을 하는 가구당 배추 희망 구매량은 19.9포기로 나타났다. 정부는 배추와 함께 김장의 주재료인 무도 작황이 부진해 당분간 가격 상승세가 이어질 것으로 예상했다. 무 가격 안정을 위해 산지 유통인을 대상으로 조기 출하를 유도할 방침이다.

세종=김기환 기자 khkim@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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