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타야 한인 살해’ 마지막 공범 검거…베트남서 국내 강제송환

태국 파타야 드럼통 살인사건 피의자 3명 중 1명인 A씨가 24일 베트남에서 국내로 강제 송환된 후 경찰 조사를 받기 위해 경남 창원 성산구 경남경찰청 형사기동대로 이동하고 있다. 뉴스1

이른바 ‘파타야 드럼통 살인사건’ 일당 중 해외로 도피했던 30대가 4개월 만에 경찰에 붙잡혔다. 파타야 드럼통 사건은 태국에서 한인 관광객을 살해하고 시신을 훼손·유기한 사건이다.

24일 경찰에 따르면 경남경찰청은 이날 강도살인, 시체은닉, 시체손괴 등 혐의로 베트남에서 검거된 30대 A씨를 국내로 강제 송환했다. A씨는 지난 5월 3일 태국 파타야에서 공범인 B(20대) 씨, C(20대) 씨와 함께 30대 한국인 관광객을 납치·살해한 뒤 시신을 유기한 혐의를 받는다.

이들은 사건 당일 약물과 술에 취한 피해자를 태국 한 클럽에서 데려 나와 차량을 이용해 납치했으며, 이 과정에서 정신을 차린 피해자가 저항하자 폭행한 뒤 살해한 것으로 조사됐다.

이후 숨진 피해자의 휴대전화를 이용해 370만 원 상당을 빼돌렸으며, 피해자 친모에게도 연락해 아들 몸값으로 300만 밧(약 1억 1000만 원)을 요구하기도 했다. 시신은 손가락 등을 훼손한 채로 드럼통에 담아 저수지에 유기했다.

A씨는 범행 직후 다른 나라로 달아나 잠적했다. 그는 타인의 여권 사진을 위조해 사용하면서 도피처를 옮겨 다닌 것으로 파악됐다. 국내·외 첩보를 수집한 경찰은 소재 의심 장소, 인터넷 주소(IP) 등에 대해 약 30번에 걸쳐 압수수색 영장을 발부받아 집행하며 A씨 행적을 쫓았다.

경찰은 지난 11일 A씨의 베트남 거처를 알아냈다. 경남경찰의 협조 요청을 받은 현지 공안이 다음날 은신처를 급습, A씨를 검거했다.

태국 파타야 드럼통 살인사건 피의자 3명 중 1명인 A 씨가 24일 오전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강제송환 되고 있다. 뉴스1

경찰은 A씨가 여권을 취득하게 된 경위나 도피 과정에서 조력자는 없었는지 등 도피 행적을 추궁할 계획이다. 또 A씨의 구속영장은 이르면 이날 중 신청하겠다는 방침이다. 경찰은 일당 3명에 대한 신상 공개를 검찰과 협의 중이다.

이보다 앞서 붙잡힌 B씨는 국내로, C씨는 캄보디아로 각각 달아났다가 체포됐으며, 현재 구속기소 돼 국내 재판을 받고 있다. 법정에서 이들 2명은 살인 혐의에 대해 부인했다.

경남경찰은 A씨를 상대로 자세한 경위를 조사한 뒤 다음 달 초 사건을 검찰에 송치할 방침이다. 이후 이들 일당은 병합 재판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경남청 형사기동대 관계자는 “피의자 3명이 주고받은 텔레그램 메시지를 등 혐의를 입증할 물적 증거도 확보했다”고 강조했다.

한편 살해된 피해자 유족은 이날 창원지법 앞에서 피의자 신상 공개와 함께 엄벌을 촉구했다.

피해자 친누나는 “동생과 마지막 약속을 지킬 수 있게 피의자 검거에 노력해 주신 경찰 관계자에게 감사드린다”고 밝혔다.

이어 “사람을 죽여 놓고 피의자 중 일부는 사선 변호사를 고용하는 등 형량 줄일 생각만 하고 있다”며 “피의자들이 살인 혐의를 부인하고 있는데 동생에게 미안한 마음이 없다. 재판을 통해 나쁜 놈들이 꼭 엄벌에 처해지길 바란다”고 촉구했다.

하수영 기자 ha.suyoung@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