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독 맡아달라 부탁하는 게 면접?" 정몽규·홍명보 국회에서 혼쭐
[김화빈, 유성호 기자]
▲ 정몽규 대한축구협회장과 홍명보 남자 축구대표팀 감독이 24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에서 열린 전체회의에 증인으로 출석한 뒤 회의장을 나서고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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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독 선임과정에서) 음모나 불공정은 없었다." - 정몽규 대한축구협회 회장
당사자들의 부인에도 한국 축구 국가대표 감독 선임 불공정·특혜 의혹은 증폭됐다. 여야 국회의원들의 질타에 문화체육관광부 장관도 "내달 2일 대한축구협회 감사 결과를 발표할 것"이라고 압박했지만, 홍 감독은 '사퇴하지 않겠다'는 뜻을 피력했다.
홍 감독은 24일 오전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 현안질의에 증인으로 출석해 '본인의 선임 과정이 객관적이고 투명했다고 생각하느냐'는 김재원 조국혁신당 의원의 질문을 받고 "불공정하거나 특혜가 있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홍 감독은 "제가 한 번도 대표팀 감독을 한다고 얘기하지 않았다. 국가대표 전력강화위원회에서 나를 1순위로 올렸다고 들었기 때문에 감독직을 수락한 것"이라며 "내가 2순위나 3순위였다면 안 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사퇴 거부 홍명보 "월드컵에서 좋은 결과 낼 것"
▲ 조계원 의원 “감독 맡아 달라는 게 면접이냐” 이임생 “이것도 배워가는 과정” ⓒ 유성호 |
지난 2월 대한축구협회(KFA)는 위르겐 클린스만 전 감독 경질 직후 국가대표 전력강화위원회를 새로 꾸렸다. 정해성 신임 위원장 체제의 전력강화위원회는 홍 감독을 비롯해 거스 포옛, 다비드 바그너 등 외국인 감독을 최종 후보 3인으로 올렸다.
그러나 선임 과정은 지체됐고, 정해성 당시 전력강화위원장은 중도 사퇴했다. 더해 감독 선임 권한을 넘겨받은 이임생 기술총괄이사가 외국인 후보와 달리 면접·발표도 없이 홍 감독을 선임하면서 절차적 하자 논란도 불거졌다.
이날 국회에선 '이 이사가 밤 11시에 홍 감독 자택 앞 카페를 찾아가 부탁하다시피 면담했는데 특혜가 아니냐'는 지적이 나왔다. 이에 홍 감독은 "부탁이라는 말은 맞지 않다"며 "이 이사의 역할이 감독 후보와 접촉하고 협상을 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 이사가 감독을 결정할 자격이 없었다'는 비판도 제기됐다. 양문석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정해성 전 위원장의 사퇴 후 열린 11차 전력강화회의가 유효하지 않은데 해당 회의에서 이 이사에게 감독 결정 권한 위임이 이뤄졌다"고 지적했다. 홍 감독은 "정 위원장 사퇴 이후 전력강화위원회의 역할이 끝났다고 볼 수 있지만, 문제는 없다"고 단언했다.
▲ 박주호 전 대한축구협회 전력강화위원이 24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에서 열린 전체회의에 증인으로 출석해 의원들의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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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 감독은 '절차 위법성이 밝혀질 시 사퇴 의사가 있냐'는 조계원 더불어민주당 의원 질문에는 "월드컵 예선을 코앞에 두고 있고 불공정하지 않았다고 생각한다"며 "감독으로서 남은 기간 월드컵에서 좋은 결과를 내는 게 내 임무"라고 사실상 거부 의사를 밝혔다.
정몽규 회장도 이번 논란을 '의혹'으로 규정하며 "음모나 불공정은 없었다"고 말했다.
정 회장은 현안질의에 앞서 의원실에 서면으로 전달한 입장문에서 "감독 선임 협상 과정의 모든 것을 밝히고 상세히 설명하지 못한 것은 음모를 꾸미거나 실상을 감추기 위해서 그런 것이 아니었다"며 "축구계에서 가장 중요한 자리 가운데 하나인 대표팀 감독을 선발하는 과정 자체도 충분히 보호받을 가치가 있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인사에서 중요한 원칙 중 하나는 선발하지 않은 지원자는 공개하지 않는다는 것"이라며 "합격자만 발표할 뿐, 다른 지원자의 순위가 몇 번째였는지는 알리지 않는 게 예의고 상도다. 이번 선임과 여론 형성 과정은 앞으로 이런 방식으로 한국 축구대표팀 감독을 뽑으면 안 된다는 교훈을 우리에게 줬다"고 덧붙였다.
▲ 홍명보 남자 축구대표팀 감독이 24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에서 열린 전체회의에 증인으로 출석해 의원들의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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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국회에 출석한 유인촌 문화체육부 장관은 '자격 없는 전력강화위에서 자격 없는 이 이사가 선임한 감독은 합법인가 불법인가'라는 양문석 의원의 질의를 받고 "공정한 절차를 벗어난 것으로 생각한다"며 "홍 감독의 거취는 대한축구협회가 결정하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유 장관은 "대한축구협회에 대한 감사는 진행하고 있다. 다음 달 2일 이 부분에 대한 발표를 먼저 할 계획"이라며 "잘못된 점은 분명히 지적하겠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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