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 “통일, 하루아침에 입장 180도 바꾼 걸 누가 납득하나”

허진, 오욱진 2024. 9. 24. 15: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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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대통령은 24일 “자신들의 통일 주장에 동의하지 않으면 반(反)통일, 반(反)민족세력이라고 규탄하더니, 하루아침에 입장을 180도 바꾼 것을 누가 납득할 수 있겠느냐”고 말했다.

윤 대통령은 이날 국무회의를 주재하면서 “평생을 통일운동에 매진하면서 통일이 인생의 목표인 것처럼 이야기하던 많은 사람이 북한이 ‘두 국가론’을 주장하자 갑자기 자신들의 주장을 급선회했는데, 도무지 이해할 수가 없다”며 이같이 비판했다. 윤 대통령이 특정인을 언급하지 않았지만 “요즘 정치권 일각에서 갑자기 통일을 추진하지 말자, 통일이라는 말은 이야기하지 말자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고 운을 뗀 만큼 임종석 전 대통령 비서실장을 겨냥한 것으로 풀이된다. 문재인 정부 초대 비서실장인 그는 지난 19일 9·19 평양 공동선언 6주년 기념식 기조연설에서 “통일, 하지 맙시다. 객관적 현실을 받아들이고 두 개의 국가를 수용하자”고 제안했다.

윤석열 대통령이 24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열린 국무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 대통령실


윤 대통령은 그러면서 “(통일 포기 및 두 국가론은) 대한민국 헌법이 명령한 자유민주주의 평화통일 추진 의무를 저버리는 반헌법적 발상”이라며 “이들은 ‘통일을 버리고 평화를 선택하자’며 ‘통일부도 없애자’, 대한민국의 헌법상 영토 조항과 평화통일 추진 조항도 삭제하는 등 헌법을 개정하자는 주장까지 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북한이 핵 공격도 불사하겠다며 ‘적대적 두 국가론’을 주장하는 상황에서 ‘평화적 두 국가론’이 과연 가능이나 한 얘기냐”며 “통일을 포기하면 남북의 갈등과 대립은 더 첨예해지고, 한반도의 안보 위험도 더 커진다”고 지적했다. 그러고는 “정부는 공허한 말과 수사가 아닌, 강력한 힘과 원칙에 의한 진정한 평화를 구축할 것”이라며 “우리 정부는 한반도 구성원 모두가 행복한 자유 통일에 다가가기 위해 한층 노력을 강화하겠다”고 강조했다.


尹 “체코 원전 사업에 ‘덤핑’ 근거 없는 낭설…개탄스러워”

체코 두코바니 신규 원전 건설 사업 수주를 위해 체코를 방문하고 돌아온 윤 대통령은 야권의 의혹 제기를 직접 반박하기도 했다. 윤 대통령은 “‘정쟁은 국경선에서 멈춰야 한다’는 말이 있다”며 “국익 앞에 오직 대한민국만 있을 뿐 여야가 따로 있을 수 없다”고 했다. 그런 뒤 “우리 정치권 일각에서 체코 원전 사업 참여를 두고 ‘덤핑이다, 적자 수주다’ 하며 근거 없는 낭설을 펴고 있다”며 “정부는 기업의 수주와 사업 참여를 국가적으로 지원하는 것뿐”이라고 했다. 윤 대통령은 “어느 기업이 손해나는 사업을 하겠느냐”며 “참으로 개탄스러운 일”이라고 했다. 이어 “사활을 걸고 뛰는 기업들과 협력업체들, 이를 지원하는 정부를 돕지는 못할망정, 이렇게 훼방하고 가로막아서야 되겠느냐”며 “국민을 위하고 나라의 미래를 위한 올바른 길이 무엇인지, 진지하게 성찰할 필요가 있다”고 비판했다.

윤석열 대통령이 24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열린 국무회의에 한덕수(왼쪽) 국무총리, 정진석(오른쪽) 비서실장과 함께 입장하고 있다. 연합뉴스


당초 우려했던 ‘응급실 대란’ 없이 추석 연휴가 끝난 데 대한 감사를 표한 윤 대통령은 “성숙한 응급의료 이용 문화가 현장에서 뿌리내릴 수 있도록 지속적으로 안내해 주기 바란다”고 당부했다. 그러면서 “이번 연휴 기간 이송 지연과 ‘응급실 뺑뺑이’ 사례들을 살펴보면 수지접합, 조기 분만, 신생아, 심뇌혈관 환자들이 대부분”이라며 “후속 진료를 담당할 필수의료 전문의가 절대적으로 부족한 데 그 근본 원인이 있다”고 말했다. 이어 “절대적인 전문의 부족 문제와 함께 중증 필수의료 의사에 대한 불공정한 보상, 과도한 사법 리스크가 해결되지 않으면서 필수의료가 서서히 무너진 것”이라며 “이것이 바로 우리 정부가 의료개혁을 추진하는 이유”라고 강조했다.

윤 대통령은 국무회의를 마무리하면서는 “우리 정부가 추진하는 개혁의 방향에 대해 국무위원들이 사명감과 자신감을 가지고 국정감사에 임해 달라”며 “장관이 직접 나서서 대국민 소통을 해야 한다. 국감장에서 질문을 하는 의원뿐 아니라 장관도 스타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고 정혜전 대변인이 전했다.

허진 기자 bim@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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