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현진 의원 “축구협회 공식 문건에 ‘현대산업개발’ 너무 많이 등장”

이영재 2024. 9. 24. 14: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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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몽규 KFA 회장 “도와준 건 있어도 이득 본 건 절대 없다고 맹세”
홍명보 명의로 발송된 메일에 대해선 “기억 못해…축협 CEO였기 때문”
24일 문체위 전체회의에서 배현진 의원(왼쪽)이 정몽규 대한축구협회장에게 질의하고 있다. 국회방송 갈무리

“지난 7월 대한축구협회 감사 및 해체 요청이라는 국민청원이 한 달 내 동의 수가 5만명을 돌파했다. 국민들에게 가장 사랑 받던, 2002년 세계 신화를 써냈던 축구협회가, 국민들에게 희망과 기쁨을 줬던 축구협회가 지금은 국민적 질타와 비난의 대상이 됐다.” (배현진 의원)

24일 문화체육관광위원회(이하 문체위) 전체 회의에 참석한 배현진 의원은 “40년 만에 올림픽 출전 무산이라는 초유의 상황으로 촉발된 지속된 성적 부진, 클린스만 먹튀 등 감독 선임 과정에서의 불투명성, 홍명보 감독 선임 과정에서 불거진 절차적 정당성 훼손” 등의 문제를 지적했다.

배 의원은 “홍 감독이 울산 FC 감독을 잘 하고 있었는데 어쩐지 상황이 급변하면서 국대 감독이 됐고, 이 과정에서 학연 등 카르텔이 있는 것 아니냐는 지적도 있었다”고 비판했다. 이에 대해 홍명보 축구대표팀 감독은 “현장에 있는 축구인들이 노력하도록 하겠다”면서 “몇 가지 부분에서 인정하는 것도 있고 그렇지 않은 것도 있다”고 응수했다.

배현진 의원은 “축구협회가 2015년부터 지금까지 국비와 시비, 축구협회 자체 재원까지 동원해 약 1550억원을 투입하는 초대형 프로젝트를 ‘천안축구종합센터’라는 이름으로 추진 중”이라고 설명하면서 “2020년 3월 축협이 천안에 부지를 지정한 후에 건축회사를 선정하기 위해 국제 공모 시행했다”고 말했다.

이어 배 의원은 “이 과정에서 의아했던 것이 현대산업개발, HDC라고 문서에도 나오는데 이 특정 회사 명칭이 관련된 여러 문서에 등장한다는 점”이라고 의혹을 제기했다. 배 의원이 “이 시기에 전무이사로 축구협회에 재임하면서 현대산업개발에서 이와 관련된 유관한 직위를 맡은 적이 있냐”고 홍명보 감독에게 물었고, 홍 감독은 “그런 적 없다”고 부인했다.

홍명보 감독이 24일 국회 문체위 전체 회의에서 쏟아지는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국회방송 갈무리

배 의원은 “홍 감독 명의로 해외 건축사 4곳에 공모를 타진하는 문서가 발송됐다”고 설명한 이후, 최종 선정된 유엔스튜디오가 축구협회와 ‘현대산업개발’ 두 곳에 답신했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홍 감독은 “기억 못한다. 제가 그때 축구협회 CEO였기 때문에 아마 서류가 제 이름으로 나갔을 것”이라고 관련성을 부인했다.

이어 배 의원은 “유엔스튜디오가 ‘과업 범위 및 수수료 제안’이라는 제목으로 보낸 문서 또한 축구협회와 현대산업개발이 동일하게 수신했다”면서 이 문서에 현대산업개발이 여러 차례 등장한다고 짚었다. 현대산업개발(HDC)은 정몽규 회장이 맡고 있는 회사다.

이에 대해 정몽규 대한축구협회장은 “네이밍 라이츠(Naming Rights·구장 명명권)를 팔기 위한 가칭”이라고 해명했다. 정 회장은 “가칭일 뿐이고 여러 회사와 이야기하고 있다”면서 “알리안츠 아레나(독일 바이에른 뮌헨 홈 구장)처럼 아시아나 아레나, HDC 아레나 등 경기장 이름을 붙이기 위해서 디자인 예시를 했다”고 설명했다.

네이밍 스폰서는 특정 업체가 구단에 돈을 지불하고 구단 명칭이나 홈구장에 업체 이름을 붙이는 것을 의미한다. 일례로, K리그 대구FC가 홈 경기장 명칭 사용권을 DGB대구은행에 판매해 ‘DGB대구은행파크’로 명명되고 있다. 국내 프로야구에서도 한화이글스가 한밭야구장 명칭 사용권을 구매해 대전 ‘한화생명이글스파크’로 사용하고 있다.

정 회장은 “현대산업개발이 대한축구협회와 관련해 도와준 건 있어도 이득을 본 건 절대로 없다고 맹세할 수 있다”고 주장하면서 배 의원이 제기한 의혹을 인정하지 않았다.

한편 배 의원은 “축구센터를 건립하는 과정에서 공교롭게도 회장님이 운영하는 현대산업개발의 이름이 공식적으로 문서에서 오가고 있다”면서 “현대산업개발 임직원에게 축구협회 센터 건립 과정에 실제적으로 개입해 실무를 하라고 지시한 바 있냐”고 물었고, 정 회장은 “우리가 전문 지식을 많이 갖고 있기 때문에 도와주라고 얘기했다”고 답했다.

이영재 기자 youngjae@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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