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장 외국인 단체로 사먹었다"…한 알에 5만원 '분홍 알약' 정체 [영상]

충북경찰청이 야바를 밀수입해 유통한 지역판매책을 검거하며 압수한 합성 마약 야바. 사진 충북경찰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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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북경찰청, 야바 유통한 판매책 등 44명 검거

국제택배로 위장해 밀반입한 합성 마약을 외국인 노동자에게 유통하거나, 투약한 일당이 붙잡혔다.

충북경찰청은 합성 마약인 야바를 국내에 들여와 외국인 등에 판 충청권 판매책 A씨(24)와 국내 전달책 B씨(32) 등 16명을 마약류관리법 위반 혐의로 구속하고, 상습 투약자 등 나머지 32명을 불구속 송치했다고 24일 밝혔다. 경찰이 검거한 48명은 모두 태국 국적 외국인이다. 이 중 44명은 불법체류자였다. 나머지 4명은 비전문 취업(E9) 비자를 받아 제조업체서 일하는 합법 체류자다.

야바는 필로폰 성분인 메스암페타민에 카페인 등을 혼합한 마약류로, 각성효과가 강한 것으로 알려졌다. 주로 동남아에서 제조된다. 경찰이 검거 과정에서 발견한 야바는 분홍색 알약처럼 생겼다. 경찰 수사 결과 A씨 등 일당은 해외에 있는 현지 공급책에 사회관계망서비스(SNS)로 야바를 주문한 뒤 국내 전달책을 통해 받았다.

A씨 등 권역별 판매책은 지난해 10월부터 지난 1월까지 충북 진천·음성, 충남 천안, 경기 이천 등에서 활동하는 지역별 판매책에게 야바를 되팔았다. 이후 소포장한 야바 뭉치가 농장이나 공장에서 일하는 외국인에게 전달됐다. 외국인 노동자는 한 정당 4~5만원에 현금을 주고 야바를 샀다고 한다. 박지환 충북경찰청 마약범죄수사대장 “같은 농장에서 일하는 외국인 6명이 단체로 야바를 투약하기도 했다”고 말했다.

충북경찰청이 야바를 밀수입한 국내 전달책을 검거하며 압수한 합성 마약 야바. 사진 충북경찰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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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던지기’ 수법으로 받은 뒤 되팔아

A씨 등은 국제택배로 밀반입한 야바를 이른바 ‘던지기’ 방식으로 수령했다. 검은 비닐봉지에 담은 야바를 한적한 건물이나 풀숲, 냇가에 놓고 가면 30분~1시간 뒤 광역·지역 판매책이 가져가는 수법이다.

박 대장은 “일반적인 마약 던지기 방식은 건물 소화전이나 계량기 등 안전한 장소에 놓아둔 뒤 며칠 있다 마약을 찾아간다”며 “쓰레기가 버려진 것처럼 위장한 야외 던지기 방식은 분실 위험이 있기 때문에 1시간 이내에 가져간 것으로 조사됐다”고 말했다.

판매책은 범행을 들키지 않으려고 담뱃갑이나 사탕 통, 볼펜 안에 야바를 보관했다. 테이프로 둘둘 감은 뭉치에는 야바 2000정(시가 1억원)이 들어있었다.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야바를 주문하고, 서로 만나는 장소와 시간을 특정했다. 경찰은 지난 1월 “야바를 판매하는 외국인이 있다”는 첩보를 입수한 뒤 충북 지역판매책 C씨 검거를 시작으로 A씨와 B씨, 상습 투약자를 잇달아 검거했다.

경찰은 검거 과정에서 야바 9927정, 필로폰 38.3g, 대마 43.6g 등 시가 5억여원 상당의 마약류를 압수했다. 이들이 4개월여간 야바를 팔아 번 수익금 7300여만원을 기소 전 추징 보전했다. 경찰은 해외 공급책과 나머지 권역별 판매책을 추적하고 있다.

청주=최종권 기자 choi.jongkwon@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