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장 빨간불 中…지준율 0.5%p 인하 ‘빅컷’ 부동산·주가 살리기 총력전
경기 둔화에서 좀처럼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중국이 은행 지급준비율(RRR·지준율)을 낮춰 시중에 유동성을 공급하겠다고 밝혔다. 국제 투자은행이 중국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속속 정부 목표치인 5% 아래로 낮추자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의 ‘빅컷’(기준금리 0.5%포인트 인하)과 유사한 방식의 경기 부양책을 시행하려는 것으로 풀이된다.
24일 판궁성(潘功勝) 중국 인민은행장은 조만간 지급준비율을 0.5% 포인트 낮춰 시중에 유동성 1조 위안(약 189조원)을 공급한다고 발표했다. 동시에 주택담보대출 이자율을 0.5% 포인트 낮추는 등 침체에 빠진 부동산 시장 부양책도 내놨다.
중국판 빅컷은 중앙은행장, 금융감독총국장(금감원장 격), 증권감독위원회 주석 3명의 공동 기자회견에서 발표됐다. 중국의 3개 금융당국 수장이 모두 참석한 회견은 이례적이다.
기자회견에서 판 행장은 “가까운 시일 안에 지급준비율을 0.5%p 인하해 금융시장에 약 1조 위안의 장기 유동성을 공급하겠다”면서 “올해 안에 시장 유동성 상황에 따라 지급준비율을 0.25~0.5%p 추가로 인하할 수 있다”고 밝혔다. 시장에 올해 안에 스몰컷(0.25%포인트 인하)과 빅컷을 추가로 단행할 수 있다는 신호인 셈이다.
또 “중앙은행의 정책금리인 7일 만기 역환매조건부채권(역레포) 운용금리를 현행 1.7%에서 1.5%로 0.2%p 인하하는 동시에 대출 시장의 견적금리와 예금금리의 동시 하락을 유도해 시중은행의 순이자 마진을 안정적으로 유지하겠다”고 덧붙였다.
부동산 관련 금융대책도 발표했다. 판 행장은 재고 주택 해소를 위해 주택담보대출 금리를 0.5% 낮추도록 유도하겠다고 밝혔다. 이어 “2주택 대출의 선급금 납부비율을 현 25%에서 15%로 낮추겠다”며 “지난 5월 인민은행이 설립한 3000억 위안(약 57조원)의 보장성 주택 재대출에 대한 중앙은행 지원 비율을 60%에서 100%로 높인다”라고도 했다. 올해 말로 만료되는 영업용 부동산 대출 규제 완화도 2026년 말까지로 2년 유예하면서 부동산 시장에 유동성 공급 의지를 강조했다.
주식시장 부양책도 내놨다. 판 행장은 “주식시장의 안정적 발전을 지원하기 위해 새로운 화폐정책 도구를 만들겠다”고 했다. 이를 통해 증권·펀드·보험사가 자산 담보를 통해 중앙은행으로부터 유동성을 확보하도록 지원하겠다고 했다. 주식 시장 활성화를 위해 특별 재대출을 설정해 상장 기업과 주요 주주가 대출을 쉽게 받을 수 있도록 조치했다.
우칭(吳淸) 증감위 주석은 “중장기 자본시장 진입 촉진에 관한 지도의견을 조만간 발표하겠다”며 “지분형 공모펀드 육성, 장기투자 환경 조성, 자본시장 생태 개선 등이 담길 것”이라며 추가 부양책을 예고했다.
인민은행은 23일 7개월 만에 역레포 금리를 낮추는 방식으로 시장에 2346억 위안(약 44조4000억원)의 유동성을 공급했다. “자금 수요가 몰리는 분기 말을 맞아 은행에 합리적이고 충분한 유동성 공급을 위한 조치”라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분석했다.
한편 중국의 경기 둔화에 따라 글로벌 투자은행은 잇따라 올해 중국 경제 성장 예측치를 하향 조정했다. 골드만삭스와 시티은행이 4.7%로 낮췄고 모건스탠리는 4.6%로 조정했다.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은 지난 12일 간쑤(甘肅)성에서 경제간담회를 소집해 “3분기 말과 4분기 경제 업무를 잘 틀어잡아 올 한 해 경제사회발전 목표(5%) 임무 완수에 노력하라”고 강조했다.
베이징=신경진 특파원 shin.kyungj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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