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명보 "내 선임 과정, 불공정·특혜라 생각하지 않아…월드컵 예선이 코 앞"
(엑스포츠뉴스 김현기 기자) 홍명보 대한민국 축구 국가대표팀 감독이 자신의 감독 선임 과정이 불공정하다는 시각 및 논란을 부정했다.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는 24일 오전 10시부터 전체회의를 열어 현안 질의를 진행하고 있다. 이날 회의는 국민적 관심을 끈다. 홍명보 감독이 직접 출석, 축구대표팀 사령탑에 오르는 과정에서 빚어진 논란과 관련해 질문을 받고 답변하기로 결정했기 때문이다.
정몽규 대한축구협회 회장과 이임생 대한축구협회 기술총괄이사, 홍명보 감독 등 대한축구협회 핵심 인사들은 이날 현안 질의 답변에 나섰다.
위증하면 처벌을 받을 수 있어 거짓 없이 공개해야 하는 환경인 만큼 문체위 위원들은 물론 축구팬, 더 나아가 국민들이 홍 감독 선임 등을 비롯한 석연 찮은 논란들에 대해 어떤 질문이 나오고 또 증인들이 어떤 답변을 할지 초미의 관심을 모으고 있다.
증인 중 가장 많은 답변을 하고 있는 홍 감독은 가수 출신 조국혁신당 김재원 의원이 "객관적으로 생각할 때 이게(감독 선임 과정)이 투명하고 공정한 절차를 통해 이뤄졌는가"라는 질문에 "이것을 한 번 경험해 봤기 때문에 그 경험을 통해서 말씀 드리면 저는 뭔가 저한테 불공정하다거나 아니면 특혜가 있다거나라고 생각하진 않는다"고 답변했다.
홍 감독이 밝힌 경험은 2018년 대한축구협회 전무이사 때 김판곤 당시 국가대표 감독선임위원장과 파울루 벤투 대표팀 감독 선임한 경험을 말하는 것으로 보인다.
홍 감독 답변에 김 의원이 "이임생 이사가 찾아가서 감독을 해보시는 게 어떠냐 이렇게 제안을 하지 않느냐. 그게 전력강화위원회에서 이뤄진 게 아니지 않나"라고 재차 질문했다.
홍 감독은 "아니다. 전력강화위에서 저를 1순위로 올려놨기 때문에 제가 감독직을 받은 거다"라며 "제가 혹시 2순위 혹은 3순위였으면 받지 않았을 거다. 전력강화위에서 1순위라고 들었기 때문에 감독 지위를 받은 거다"라고 받아쳤다.
홍 감독은 이후 더불어민주당 조계원 의원의 질문에도 같은 답변을 전달했다.
조 의원이 "절차에 위법이 발생돼 감독직 임명됐다는 게 드러나면 어떻게 할 것인가"란 질문을 건네자 홍 감독은 "우린 월드컵 예선을 코 앞에 두고 있다"며 "내가 이 일을 해본 경험으로 불공정하지 않다고 생각한다. 남은 기간 팀을 강하게 만들어 월드컵에서 좋은 성적을 내야겠다는 생각을 하고 있다. 감독으로서 최선 다하겠다는 말씀을 드린다"고 했다.
이어 정몽규 회장은 "(전강위)10차 위원회에서 추천을 다 했다. 위법이 없다고 생각한다"고 잘라 말했다.
앞서 대한축구협회는 지난 2월 독일 출신 위르겐 클린스만 전 감독이 경질된 뒤 국가대표 전력강화위원회를 새로 꾸려 5개월간 새 감독을 물색했다. 3월과 6월 등 두 차례에 걸친 2026 월드컵 아시아 2차예선 3~4차전, 5~6차전을 임시 감독 체제로 치르는 파행을 각오하면서까지 정식 감독 선임에 온 힘을 기울였다.
정해성 전력강화위원장이 지난 6월 전격 사퇴하고 이임생 이사가 권한을 물려받은 뒤 나온 선택은 국내 지도자 홍 감독 선임이었다.
이임생 이사는 외국인 감독 후보자였던 다비드 바그너, 거스 포옛을 직접 만나 면담한 뒤 홍 감독을 낙점했다. 하지만 외국인 두 후보자와 달리 홍 감독과는 제대로 된 면접 혹은 발표를 진행하지 않고 이 이사가 자택으로 찾아가 읍소에 가까운 부탁을 했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선임 과정이 공정하지 않다는 팬들의 지적이 이어졌다.
여기에 전력강화위원을 맡았던 전 분데스리가 박주호 위원이 내부 고발을 하는 동영상을 찍는 와중에 자신도 모르는 홍 감독 선임이 이뤄졌다는 사실이 공개되면서 여론을 걷잡을 수 없이 악화됐다.
홍 감독은 대표팀 감독 취임을 전격 수락했고 이후 국내파 코치와 외국인 코치를 선임한 뒤 태극전사들을 조련해 9월 월드컵 3차예선 1~2차전까지 치른 상태다.
이 와중에 여론과 팬심은 여전히 공분하는 중이다. 지난 5일 열린 2026 월드컵 아시아 3차예선 팔레스타인과의 홈 경기에선 붉은악마 등 관중이 정 회장과 홍 감독을 향해 야유를 쏟아내는 초유의 일까지 벌어졌다.
한편, 정 회장은 이날 회의 전 내놓은 서면 답변을 통해 "우리가 어떤 음모를 꾸미거나 실상을 감추려고 한 것은 아니다"라고 해명했다.
정 회장은 "감독 선임 건에 대해 협상 과정의 모든 것을 다 밝히고 그때그때 상세히 설명하지 못했던 것은 우리가 어떤 음모를 꾸미거나 실상을 감추기 위해서 그랬던 것은 아니었다. 불공정한 과정을 통해 특정인을 선발하기 위한 것은 더더욱 아니었다"고 밝혔다.
이어 "(그때그때 설명 못 한 건) 대표팀 감독을 선발하는 과정 자체도 충분히 보호받을 가치가 있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라면서 "앞선 협상 과정에서 조건이 맞지 않아 불발됐거나 제외된 분들의 프라이버시도 충분히 보호돼야 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제가 축구협회장으로 일하는 동안 국가대표팀 감독을 지금의 전력강화위나 이전의 기술위 추천에 반해 뽑은 적은 단 한 번도 없었다"면서 "절차적 조언을 한 적은 있지만 특정인을 두고 어떻게 해야 한다고 얘기한 적은 한 번도 없었다"고 덧붙였다.
사진=연합뉴스 / 엑스포츠뉴스DB
김현기 기자 spitfire@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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