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태균이 개입한 여론조사? "질문 수정 요청 거절"
[곽우신 기자]
▲ 김 여사 공천 개입 의혹 당사자로 지목된 명태균씨는 김영선 전 의원의 컷오프를 김 여사가 직접 전화로 알려왔다고 말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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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씨가 특정 여론조사를 토대로 윤석열 대통령 부부 혹은 기타 정치인들과 특수관계를 쌓은 것은 아닌지 의혹이 제기되는 가운데, 오히려 '미수금'도 채 정산받지 못했다며 억울함을 호소한 것.
명씨와 여론조사의 연결고리는 '미래한국연구소'이다. <한겨레> 보도에 따르면, 명씨는 '김건희 여사' 추천 인사로 분류돼 윤석열 대통령 취임식 당시 미래한국연구소 대표 자격으로 초청됐다. 이 연구소는 지난 2019년 5월 15일부터 2023년 3월 22일까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등록 기준으로 총 109번의 여론조사를 의뢰했는데, 의뢰한 기관은 모두 PNR이었다.
▲ 2013년 창원대학교에서 열린 기부금 행사에 참석 중인 명태균씨 (자료사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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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한 <세계일보> 보도에 따르면, 명씨는 미래한국연구소의 최초 등록 위치와 같은 주소를 공유하는 <시사경남>의 CEO 명함을 들고 다녔다고 한다. <시사경남>은 처음에는 역시 명씨와 관련 있는 ㈜좋은날리서치에 여론조사를 의뢰하다가 이후 PNR로 의뢰 기관을 바꿨다. 미래한국연구소와 공동으로 의뢰에 나서는 경우도 있었다.
이 여론조사 업체는 지난 대통령 선거에서 윤석열 당시 대통령 후보가 이재명 후보를 오차범위 밖으로 크게 앞서는 결과를 발표하면서 입길에 올랐다. 2021년 7월 첫째주에 장모인 최은순씨에게 실형이 선고된 직후 윤석열-이재명 양자대결에서 윤석열 후보가 오히려 오차범위 밖 우세로 결과가 나오면서, 민주당 지지자들이 여론조사 의뢰처와 여론조사 기관에 항의했다. 이로 인해 정기적으로 발표되던 여론조사가 한 주 중단되는 일도 벌어졌다.
또한 이준석 개혁신당 의원이 국민의힘 전당대회 출마 당시 처음으로 1위를 달리는 결과를 내놓은 곳 역시 해당 여론조사 업체였다. 이 의원은 이후의 여러 여론조사에서 선전하며 바람을 일으켰고, 결국 극적으로 국민의힘 당 대표 자리를 거머쥔다.
이 때문에 민주당 진영 일부 인플루언서를 중심으로 윤 대통령 부부와 이준석 의원과의 유착을 제기하고 있으며, 여권 일각에서도 이런 문제 의식에 일부 공감하며 개혁신당 쪽에 화살을 돌리고 있다.
PNR, 미래한국연구소 외 다른 기관 의뢰도 다수 수행
하지만 반론도 만만치 않다. 우선, 온라인 커뮤니티를 중심으로 논란이 되고 있는 특정 여론조사의 경우 의뢰업체가 미래한국연구소만이 아니라 다른 언론사가 함께 하기도 했다.
또한 반례라고 할 만한 여론조사도 상당수이다. 예컨대 이재명 후보가 윤석열 후보를 오차범위 내로 쫓거나, 나경원 후보가 이준석 후보를 제치고 당 대표 적합도에서 앞서는 등의 여론조사 결과도 해당 업체가 발표한 바 있다. 민주당 진영 대권후보 조사에서 추미애 전 법무부장관이 '빅3'에 들어가는 등 선전하는 결과나, 개각 후 문재인 당시 대통령 국정 지지도가 상승하는 통계도 내놨다.
미래한국연구소가 PNR에만 여론조사 의뢰를 한 건 맞지만, 반대로 PNR이 미래한국연구소의 의뢰에만 응했던 것은 아니다. 2017년 5월 22일자로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에 등록된 PNR은 2024년 9월 현재까지도 자격을 유지하고 있는 공식 여론조사기관이다. 심의위원회에 등록되어 공개되고 있는 PNR의 여론조사 결과는 총 321건이다.
조사 의뢰처도 다양하다. <뉴데일리>나 <데일리안> <매일경제> 등의 보수 성향 언론사가 다수이지만, <브레이크뉴스> <폴리뉴스> 등도 눈에 띈다. <뉴스1> '부산경남'과 <쿠키뉴스> '동남권본부' 등 영남권 매체들의 의뢰는 물론이고, <더 팩트> '광주전남', <이슈광주전남> 등 호남권 매체의 여론조사 의뢰도 있었다.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의 의뢰에 따라 조사를 실시한 경우도 확인됐다.
여론조사 전문가들과 정치평론가들의 반응도 엇갈린다. 한쪽에서는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에 등록되어 지속적으로 관리 받는 기관이 특정한 의도를 갖고 여론조사 결과를 조작하기는 어렵다고 지적한다. 또 한쪽에서는 여론조사 기관이 여론조사 방식이나 질문 구성을 의뢰기관의 성향에 맞추어 수행했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주장한다.
▲ 윤석열 대통령과 부인 김건희 여사가 22일 성남 서울공항에서 체코 공식 방문을 마치고 전용기인 공군 1호기편으로 귀국하고 있다. |
ⓒ 연합뉴스 |
엄 소장은 "명태균씨가 지역에서 여론조사를 기본으로 정치 컨설팅을 했고, 이로 인해 김영선 전 의원 등과 인연이 이어졌을 가능성이 있다"고 덧붙였다.
PNR 관계자는 <오마이뉴스>와의 통화에서 억울함을 호소했다. 그는 "하우스 이펙트(여론조사를 의뢰·수행하는 기관의 성향에 따라 결과에 편향성이 생기는 현상) 탓에 여론조사 결과 값이 다소 보수 편향으로 튈 수는 있겠지만, 데이터 자체는 누구한테나 공개해도 전혀 문제가 없다"면서 "오히려 명태균씨나 미래한국연구소 측에서 질문을 수정해달라고 요청이 왔는데 모두 거절했었다"라고 해명했다. "회사 이름으로 나온 여론조사가 잘못됐다면 거기에 대한 책임을 질 수 있겠지만, 조사 자체는 편향 없이 진행했다"라는 설명이다.
그는 "미래한국연구소 측으로부터 아직 회수하지 못한 미수금도 있다"라며 "명태균씨가 자신은 미래한국연구소 소속이 아니라고 하면서도 미수금에 대해 '봐 달라'라고 이야기하더라"고 전했다. 이어 "우리 회사는 정치적으로 특정 인사와 아무런 관련도 없고, 어떤 의도를 갖고 조사를 한 적도 없다"라고 재차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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