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을 인구 소멸에서 구할 전문가, 경희에 모인다

2024. 9. 24. 11: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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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희대학교(총장 김진상) 정경대학이 한국 사회가 직면한 인구 위기에 대한 해법을 모색하기 위한 컨퍼런스 ‘한국을 구해라!: 인구 위기, 발상의 전환’을 오는 9월 26일(목) 경희대 청운관 B117에서 개최한다. 이번 컨퍼런스에는 미국인구학회(Population Association of America, PAA) 회장인 제니퍼 글래스(Jennifer Glass) 텍사스대학교(University of Texas at Austin) 교수와 한국경제연구원 정철 원장, 서울대학교 이철희 교수, 한국인구학회 부회장인 경희대 김중백 교수, 경희대 김태훈 교수 등이 참여해 인구 위기 해결 방안을 모색한다.

2024년 6월 19일, 대한민국은 ‘인구 국가비상사태’를 선포했다. 한국의 합계출산율은 2018년 0.98명으로 떨어진 이후 2023년에는 세계 최저 수준인 0.72명에 이르렀다. 인구학자들은 이렇게 낮은 합계출산율이 전쟁이나 흑사병과 같은 상황에서나 가능한 ‘세계사에서 전례가 없는 현상’이라 진단한다. 초저출산의 원인에 대한 진단은 이미 많다. 서울 집중으로 인한 인구 밀도의 증가, 노동시장의 이중구조, 높은 양육비와 사교육비, 부동산 가격의 상승, 젠더 불평등, 결혼 기피 등 많은 원인이 있지만, 한국 정부와 사회는 속수무책이다. 결과적으로 인류 역사상 유례가 없는 인구 위기로 한국은 경제 위기, 연금 위기, 교육 위기, 소멸 위기에 직면했다.

이번 컨퍼런스는 경희대와 한국의 지식 공동체가 모여 한국 사회가 직면한 인구 위기에 대한 해법을 모색하기 위한 긴급 행동이다. 국내외 석학들의 분석과 진단을 통해 인구 위기를 극복할 방안을 도출한다. 컨퍼런스의 제목인 ‘한국을 구해라!’는 한국 사회에 대한 지식 사회의 응답이다. 단순한 학술적 토론을 넘어 인구 위기 해결 논의를 사회적 공론장으로 확대하려는 시도다.

인구 감소는 지구적 현상이자 한국적 현상이다. 선진국을 중심으로 출산율은 최근 수십 년 동안 급격하게 하락했다. 이는 산업화, 도시화, 개인 인권의 신장, 고등교육의 확대, 자유주의와 탈물질주의 가치관의 확산 등 구조적 원인 때문에 발생한다. 저출산은 지구적 현상으로 어떤 나라도 피할 수 없는 문제다. 하지만 한국은 선진국 평균 출산율(OECD 38개국 평균 합계출산율 1.58명, 2021년 기준)의 반토막 수준으로 세계 최저 수준의 출산율을 기록하고 있다. 유교적 가부장 문화와 자유주의 가치관 사이의 충돌, 서울로의 초집중 현상, 직장의 심각한 젠더 불평등과 임금 격차 등 다른 선진국에서 찾기 힘든 요소가 한국을 세계 최저 출산율로 이끌었다.

‘한국을 구해라!’ 컨퍼런스는 한국 사회의 시대적 요청에 대한 경희대와 한국 지식 공동체의 고뇌에 찬 응답이다. 이 컨퍼런스는 지구적 과정으로서의 저출산과 한국적 현상으로의 인구 소멸을 동시에 바라보며 인구 위기로부터 한국을 구할 방안을 모색하려 한다. 컨퍼런스에 참여하는 국내외 석학들은 탁월한 분석과 통찰을 통해 인구 위기의 구조와 해법을 모색하는 동시에 한국 사회와 세계 사회에 새로운 대안을 제시한다. 경희대의 시도가 인구 위기를 극복할 새로운 시발점이 돼 인구 국가비상사태에 대응하는 대안을 제시해 정부, 재계, 학계, 시민사회에서 활발한 공론의 장이 펼쳐지길 기대한다.

이번 컨퍼런스에 참여하는 석학들은 ‘한국의 인구 소멸에 대한 해법’, ‘정부 해법 외의 대안’, ‘인구 위기로 인한 경제 위기 해법’, ‘지역소멸과 노동 소멸 극복법’, ‘국가 재정 문제 해결법’ 등을 제시한다. 인구학 분야 최고 권위를 자랑하는 미국인구학회를 대표해 제니퍼 글래스 회장은 부모들이 자녀 양육에 경제적 지원만이 아니라 시간을 쓸 방안의 필요성을 강조한다. 김중백 교수는 수도권 아파트를 집중적으로 건설하고 청년층에 대량 공급할 것을 제안한다. 정철 원장은 기업의 혁신과 외국인 유학생에 영주권을 부여하며, 산학협력의 강화를 한국경제가 위기를 극복할 방안으로 제시한다. 이철희 교수는 대규모 노동력 부족 사태 극복을 위해 지역마다 특화된 노동인력정책이 필요함을 언급한다. 김태훈 교수는 출산율을 늘리기 위해서는 기초연금보다 아동수당의 증대를 고려할 것을 조언한다.

컨퍼런스를 준비한 경희대 김종영 교수는 “지구적 과정인 저출산, 한국적 현상인 인구 소멸을 동시에 바라보며 경희대 캠퍼스를 넘어 사회와 아젠다를 공유할 필요성을 느꼈다”라며 이번 컨퍼런스의 기획 이유를 설명했다. 이어 “컨퍼런스를 통해 현재 위기에 대한 다양한 해법이 도출되고, 위기에 대한 사회적 담론의 형성 과정을 살펴볼 수 있다면 좋겠다”라고 말했다.

이번 컨퍼런스는 경희대가 추진한 ‘경희 도전과제’의 지원으로 준비됐다. 단과대학이나 학과, 대학원 등이 고등교육의 전환을 선도하며 미래지향적 교육 프로그램을 기획·운영하도록 지원하는 프로그램이다. ‘교육혁신’, ‘사회진출 성과 고도화’, ‘신규 교육과정 개발과 도입, 운영’ 등이 목표다. 지난해 처음 추진된 사업으로 정경대학은 ‘거대한 도전과 담대한 전환’ 강연 시리즈를 기획해 선정됐다. 정경대학은 인류문명과 사회 전반에 대한 아젠다를 제시하고 이에 관해 내부 구성원, 사회와 소통하기 위해 프로그램을 기획했다. 이번 컨퍼런스도 이 프로그램의 일환이다.

온라인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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