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인민은행 "지준율 0.5%P 낮춰 189조 유동성 공급…정책금리도↓"

오수연 2024. 9. 24. 11: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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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레포 0.2%P↓…기존 모기지 0.5%P↓
이례적 3개 금융당국 수장 합동기자회견

경기 침체와 소비 둔화를 겪고 있는 중국이 조만간 은행 지급준비율(지준율)을 0.5%포인트 인하해 시중에 1조위안(약 189조원) 규모의 유동성을 공급하겠다고 24일 밝혔다.

중국 중앙은행인 인민은행의 판궁성 총재는 이날 베이징에서 국무원 신문판공실 주최로 열린 금융당국 합동 기자회견에서 "조만간 지준율을 0.5%포인트 낮춰 금융 시장에 장기 유동성 1조위안을 제공할 것"이라며 "올해 안에 시장 유동성 상황을 보고 시기를 택해 지준율을 추가 인하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미지출처=연합뉴스]

지준율은 은행이 유치한 예금 중에서 중앙은행에 의무적으로 예치해야 하는 자금 비율이다. 지준율을 낮추면 시중에 유동성이 공급된다. 중국 디플레이션(경기 침체 속 물가 하락) 우려가 커지는 가운데 인민은행은 작년 3월과 9월 지준율을 0.25%포인트씩 낮췄고, 올해는 2월 춘제 연휴를 앞두고 0.5%포인트 인하했다. 최근 인민은행은 지준율 인하 여력이 충분하다며 인하를 시사한 바 있다. 연이은 지준율 인하로 현재 중국 금융권의 가중 평균 지준율은 약 6.9% 수준이다.

이 외에도 정책 금리인 7일물 역환매조건부채권(역레포) 금리를 현행 1.7%에서 1.5%로 0.2%포인트 인하한다고 밝혔다. 판 총재는 "통화시장의 호가 금리와 예금 금리의 동반 하락을 유도하고, 상업은행의 순이자마진 안정을 유지할 것"이라고 말했다.

중국 경기 침체의 핵심인 부동산 부문을 겨냥해 미상환 주택담보대출에 대한 금리도 낮췄다. 기존 주택담보 대출 금리를 신규 대출 수준으로 낮추도록 유도할 예정이며, 평균 금리 인하 폭은 약 0.5%포인트로 예상된다. 국가 차원에서 두 번째 주택의 대출 최소 계약금 비율을 현행 25%에서 15%로 낮춰 첫 번째 주택과 계약금 비율을 통일한다.

주식시장의 안정적인 발전을 지원하기 위한 새로운 통화 정책 도구도 만든다. 증권·기금·보험사의 스와프를 편리하게 하는 시설을 만들어 조건에 부합하는 증권·기금·보험사는 자산 담보를 통해 중앙은행에서 유동성을 확보할 수 있도록 지원한다. 이를 통해 기관의 자금 확보 및 주식 보유 능력을 향상한다. 또 특별재대출을 만들어 은행이 상장 기업과 주요 주주에 대출을 제공해 주식 환매와 보유를 지원한다.

이날 기자회견에는 리윈쩌 국가금융감독관리총국장, 우칭 중국증권감독관리위원회 주석도 참석했다.

3개 금융당국 수장이 합동 기자회견을 여는 이례적인 행보를 보인 이유는 최근 중국 경제 지표가 부진하게 나온 가운데 경제 부양 의지를 강조하기 위해서다. 여러 차례 부양책을 내놓았지만, 올해 '5% 안팎' 경제 성장률 목표를 달성하기 어렵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중국 경제는 2분기 4.7% 성장하는 데 그쳤다. 8월 소매 판매와 산업생산은 각각 전년 동기 대비 2.1%, 4.5% 늘었다. 시장 예상치인 2.5%, 4.8%를 밑돌았다. 중국 정부가 앞서 내놓은 소비 진작책 등 각종 부양책에도 불구하고 내수 침체가 지속되는 모양새다.

글로벌 금융기관들도 최근 중국의 올해 경제 성장 전망치를 5% 미만으로 하향하고 있다. 기관마다 차이는 있지만 골드만삭스, 뱅크오브아메리카(BoA), UBS, JP모건, 노무라홀딩스 등이 집계한 성장률 전망치는 4.5~4.9% 사이다.

앞서 미국 연방준비제도(Fed)가 지난 18일 '빅컷(기준금리 0.5%포인트 인하)'을 단행하며 통화정책 완화 여지가 생긴 가운데 중국은 20일 '사실상의 기준금리' 역할을 하는 대출우대금리(LPR)를 두 달 연속 동결했다. 그러나 전날엔 국경절 연휴를 앞두고 유동성 수요에 대응하기 위해 14일물 역레포 금리를 1.95%에서 1.85%로 내리고, 역레포 시장을 통해 2346억위안(약 44조3441억원) 규모 유동성을 은행 시스템에 공급했다.

베키 리우 스탠다드차타드 중국거시전략책임자는 "통화정책 완화는 금리 인하와 지준율 인하가 동시에 발표되면서 예상보다 더 대담했다"며 "Fed의 대규모 금리 인하에 따라 앞으로 몇 분기 동안 더 대담한 완화가 이뤄질 여지가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오수연 기자 syoh@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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