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 군·정부 항공기 수상한 움직임…북에 군사기술 지원하는 듯
러시아 군용 여객기가 지난 주말 러시아 극동에 위치한 군수공장 밀집 지역과 평양을 여러 차례 오갔다고 미국의 북한 전문매체인 NK뉴스가 23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북한이 불법적인 무기거래를 축으로 하는 러시아와의 밀착을 통해 상대적으로 취약한 전투기·함정 기술을 보완하고 있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항공기 항로 추적사이트인 '플라이트레이더24'(Flightradar24)에 따르면 러시아 공군 소속 일류신 Il-62M(RA-86559) 여객기는 지난 20일 러시아 극동 블라디보스토크에서 평양으로 비행한 뒤 순안 국제공항에서 1시간가량 머물다가 오후 12시 37분에 이륙했다. 이후 여객기는 블라디보스토크로 복귀하지 않고 하바롭스크에 이날 오후 2시 21분 착륙했다.
이튿날인 21일 해당 여객기는 하바롭스크에서 출발해 블라디보스토크를 거쳐 평양에 22일 밤 9시에 착륙했다. 약 4시간 동안 평양에 머물었던 여객기는 평양에서 블라디보스토크로 비행해 잠시 머문 뒤 러시아 서부 지역으로 향했으나 모스크바 북동쪽 250km 지점인 야로슬라블 인근에서 항적이 사라졌다.
러시아 군용 여객기의 이런 움직임은 같은 날(20일) 러시아 정부 여객기가 블라디보스토크에서 원산으로 비행한 뒤 이뤄진 것이라고 NK뉴스는 전했다. 다만 러시아 군·정부 소속 여객기의 비행 목적은 정확하게 알려지지 않았다.
전문가들은 러시아 군 여객기가 착륙했던 하바롭스크주에 주목했다. 하바롭스크에는 러시아의 첨단 군수공장이 밀집해 있기 때문이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은 지난해 9월 러시아 아무르주에 있는 보스토치니 우주기지에서 열린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의 정상회담 직후 군수산업 중심지인 하바롭스크 콤소몰스크나아무레에 방문해 첨단 전투기 생산 공장을 둘러봤다.
히나타-야마구치 료 도쿄 국제대 전략연구소 교수는 NK뉴스에 민항기로 운송하기에는 매우 민감한 인력이나 장비가 오갔을 가능성을 제기했다. 러시아 전문가인 크리스 먼데이 동서대 교수도 양국 간 합의가 '대면'으로 이루어져야 하기 때문에 북한과 러시아의 핵심 당국자들이 오갔을 가능성이 크다는 분석을 내놨다.
한편 북한 노동신문은 24일 국제축구연맹(FIFA) 20세 이하(U-20) 여자월드컵에서 자국 대표팀이 우승한 소식을 1면 주요기사로 다뤘다. 신문은 이날 '위대한 우리 국가의 명예를 세계에 떨친 조국의 장한 딸들'이란 제목의 기사에서 "16강전 경기에서 오스트리아팀을, 준준결승(8강) 경기와 준결승(4강) 경기에서 우승 후보팀으로 지목되던 브라질팀과 미국팀을 물리치고 결승경기에 진출해 22일(현지시간) 일본팀과 대전해 승리했다"고 보도했다.
통상 북한은 노동당 기관지인 노동신문 1면에 김정은의 공개활동이나 당의 정책 방향을 담은 사설·정론 등을 주로 게재하는 데 스포츠 소식을 다룬 것은 이례적이란 게 전문가들의 대체적인 분석이다. 북한 대표팀이 코로나19 봉쇄 이후 국제대회에서 거둔 최고의 성과인 만큼 대대적인 선전을 통해 '내부 결속'을 다지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북한의 이번 FIFA U-20 여자월드컵 우승은 2006년과 2016년에 이어 세 번째로, 독일·미국과 함께 역대 최다인 3회 우승 국가 대열에 이름을 올렸다.
정영교·이유정 기자 chung.yeonggyo@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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