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민까지 고려아연 주식 사모은다…울산 '1인 1주 운동' 무슨 일
영풍·사모펀드 MBK가 고려아연 주식을 공개매수에 나서면서 경영권 분쟁이 발생하자, 울산에서 '고려아연 1인 1주 갖기 운동'이 확산하고 있다. "고려아연을 지키겠다"며 정·재계와 시민단체, 주민이 함께 주식을 사들이고 있다. 고려아연은 국내 1위 비철금속 제련업체로, 울산 울주군에 4000여 명이 근무하는 온산 제련소를 운영하고 있다. 울산에선 고려아연을 향토기업으로 본다.
김두겸 울산시장 주식 매수 인증
울산상공회의소 회장단, 울산시의회, 더불어민주당 울산시당, 진보당 울산시당 등 지역 정·재계 인사들도 고려아연 인수 반대 기자회견을 열고 주식 매수에 참여했다. 23일에는 한국예총 울산광역시연합회, 울산문화원연합회, 50개 시민단체로 구성된 울산범시민사회단체연합 등 4개 단체가 울산시청에서 각각 기자회견을 열고 주식 갖기 운동 동참을 공식화했다. 이들은 "사모펀드 MBK파트너스가 고려아연 경영권을 인수하면 회사 독립성과 장기적인 성장에 위협이 된다"며 "주주로 참여하는 운동을 통해 울산의 주요 기업인 고려아연을 보호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30대 직장인도 주식 갖기 동참
24일에도 울주군 중소기업협의회 회원들이 주식 갖기 운동에 동참하며 힘을 보탰다. 울산 남구에 사는 직장인 이진형(36)씨는 "지인들과 고려아연 주식을 소량 매수했다"며 "지역 경제 기반인 제련소를 지켜야 한다는 뜻에 공감하며 주변에서도 다들 힘을 보태는 분위기다"고 전했다.
경영권 분쟁은 지난 13일 영풍·MBK 측이 고려아연의 최대 주주가 되기 위해 최소 7%, 최대 14.6%의 지분을 공개매수하겠다고 발표하면서 시작됐다. 고려아연 측은 이를 "적대적·약탈적 인수·합병"이라며 "경영권을 인수한 후 국외 자본에 (회사가) 재매각된다면 국가 기간산업과 2차 전지 소재 관련 핵심 기술이 해외로 유출될 우려가 있다"고 주장했다. 이에 영풍·MBK 측은 "고려아연의 독단적 경영 행태를 막기 위한 조치로, 최대 주주로서 경영권 강화와 경영 정상화를 목표로 하고 있다"며 "고려아연을 중국에 매각하지 않을 것을 천명했다"고 반박했다.
영풍과 고려아연은 한 식구였다. 1949년 장병희와 최기호 창업주가 영풍기업사를 공동 창립한 이후 75년간 공동 경영을 해왔다. 1974년 고려아연이 설립된 이후 최씨 가문이 회사를 맡아왔고, 영풍과 전자 계열사는 장씨 가문이 담당하는 전통을 유지해왔다. 그러다 갈등이 심화하면서 고려아연은 지난 7월 서울 강남구 영풍빌딩에서 종로구 그랑서울 빌딩으로 본사를 이전했다.
김윤호 기자 youknow@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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