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준비기간만 15년 이상"…헤즈볼라 충격 빠뜨린 삐삐폭발[AK라디오]
헤즈볼라 약화시 더 불안해질 레바논
이란 전면전 참전 가능성은 아직 희박
이스라엘과 레바논의 무장정파 헤즈볼라 사이에 군사적 긴장이 극에 달하고 있다. 최근 레바논 전역에서 무선호출기(삐삐)와 무전기가 동시다발적으로 폭발한 사건의 배후가 이스라엘이란 의혹이 제기되며 양측의 군사적 충돌이 지속되고 있다. 이스라엘과의 전면전 우려가 확대된 레바논도 정정불안이 더욱 심화되는 모습이다.
삐삐 폭발사건 일파만파…"준비기간만 15년 넘었을 듯"CNN에 따르면 23일(현지시간) 이스라엘군이 헤즈볼라의 주요 기지를 겨냥해 대대적인 폭격을 가해 사망자가 최소 492명으로 늘어났다. 지난 2006년 이스라엘-헤즈볼라 전쟁 이후 가장 많은 인명피해를 기록했다. 삐삐 폭발사건으로 촉발된 양군의 교전이 더욱 치열해지면서 민간인 피해도 크게 늘어나고 있다.
앞서 지난 17일과 18일에 걸쳐 레바논 전역의 헤즈볼라 대원들이 자신이 보유한 삐삐와 무전기 등이 폭발하면서 대규모 인명피해가 발생했다. CNN에 따르면 레바논 보건부는 지난 17일 삐삐 폭발사건으로 인해 총 9명이 사망하고 2750명이 부상을 입었다고 공식 발표했다. 이후 사망자는 37명으로 늘어났으며, 아직도 부상자 중 200여명이 위독한 상황이라 이후 사망자는 계속 늘어날 가능성이 크다.
폭발 사건의 발생 배경을 두고 여러 가지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 헤즈볼라는 삐삐와 무전기 등 구형 통신 장비를 사용해 왔는데, 이는 스마트폰 등 최신 장비를 사용할 경우 위치 추적과 정보 유출의 위험이 있기 때문이다. 통신보안을 위한 스마트폰 사용 금지 조치가 이번 폭발사건을 더욱 키운 셈이다.
이스라엘은 이번 사건에 대해 명확한 입장을 밝히지 않고 있다. 이스라엘 당국은 폭발 사건과의 연관성을 부인하지도, 인정하지도 않는 애매한 태도를 유지하고 있다. 다만 이스라엘은 하마스와의 교전 중에도 북부 국경에서 헤즈볼라와의 충돌을 이어가고 있으며, 교전의 강도를 더욱 높이고 있다. 이는 이스라엘이 헤즈볼라뿐만 아니라 레바논 전체에 공포심을 주려는 의도가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레바논 내에서 반전 여론을 조성하고, 헤즈볼라의 군사적 활동을 제압하려는 전략이라는 것이다.
미국 정보당국에서는 이스라엘이 주로 소수 고위간부나 요원 암살에만 동원 가능했던 페이저 폭탄으로 대규모 인명살상을 일으키기 위해 최소 15년 이상 준비했을 것으로 보고 있다. 헤즈볼라의 무전기나 무선호출기 공급망을 조금씩 잠식해들어가면서 수천대의 삐삐에 폭발물을 설치할 수 있었을 것이란 분석이다.
미국 ABC방송은 미 정보당국 소식통의 말을 인용해 "이스라엘이 레바논 전역에서 폭발한 헤즈볼라의 삐삐 제작에 직접 관여해왔으며 최소 15년간 공급망 차단작전을 계획해온 것으로 보인다"며 "이스라엘은 작전 진행을 위해 직접 페이퍼컴퍼니 여러 곳을 운영하고, 삐삐를 만드는 기업도 운영했다"고 전했다.
크게 흔들리는 헤즈볼라…레바논 '3월8일' 연정도 위협상당수 군사 조직원을 잃은 헤즈볼라의 조직이 크게 흔들리기 시작하면서 레바논의 정정불안도 더 커질 것으로 우려되고 있다. 헤즈볼라는 이스라엘과의 오랜 갈등을 가진 조직으로, 이스라엘에 저항하기 위해 1982년 설립된 친이란계열의 이슬람 시아파 정당이다. 산하에 무장 조직을 함께 갖추고 있으며 현재 레바논 집권 연정인 '3월8일 동맹'을 주도 중이다.
레바논 정치권은 친이란·시리아 계열로 헤즈볼라가 주축이 된 '3월8일 동맹'과 친사우디, 수니파 정당들이 주로 연합한 '3월14일 동맹'으로 양분돼있다. 전통적으로 로마 카톨릭 교회의 일파인 마론파 동방 기독교 신자와 이슬람 수니파·시아파가 각각 30% 비율로 퍼져있는 레바논은 종파별, 계파별로 정치세력들이 복잡하게 나뉘어있다.
특히 헤즈볼라는 대외적으로는 과격한 이슬람 원리주의 집단처럼 비춰지고 있지만, 국내에서는 연정 유지를 위해 마론파 기독교 정당인 '자유애국운동(FPM)' 등 기독교 세력들과도 3월8일 동맹을 함께 구성하고 있다. 이스라엘과 헤즈볼라간 국지적인 분쟁이 장기화돼 헤즈볼라의 세력이 크게 약화될 경우, 레바논의 정정불안은 더욱 심화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이란 VS 이스라엘 전면전 발생시 5차 중동전…가능성은 일단 희박중동 전쟁이 5차로 확전될 가능성은 이란의 개입 여부에 크게 달려 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이란이 전면적으로 개입할 경우, 이스라엘과의 갈등이 중동 전역으로 확산될 가능성이 높다. 그러나 이란의 경제 상황과 내부 혼란, 그리고 미국의 제재로 인해 이란이 쉽게 전면전에 나서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도 있다. 이란은 현재 정치적, 경제적으로 어려운 상황에 처해 있으며, 이러한 상황에서 전쟁을 시작하는 것은 큰 부담이 될 수 있다.
이스라엘 역시 하마스와의 전쟁으로 자원을 소진하고 있는 상황에서, 이란과의 전면전은 쉽지 않은 선택이다. 이스라엘의 군사 장비와 재정은 미국의 지원에 크게 의존하고 있다. 하지만 미국은 현재 대선 국면에 접어들었고, 중동 문제보다는 내정에 집중하고 있는 상황이다. 이스라엘이 미국의 재정적 지원 없이 장기적인 전쟁을 감당하기는 어렵기 때문에, 이스라엘 역시 이란과의 전면전을 피하려 할 가능성이 크다.
결국 이스라엘과 헤즈볼라 간의 갈등이 어디로 향할지는 양측의 전략적 계산에 달려 있다. 이스라엘은 더 이상 중동에서 새로운 전쟁을 벌일 여력이 부족한 상태이지만, 이스라엘의 군사적 대응은 계속해서 강경해질 가능성이 있다. 이스라엘은 하마스와 헤즈볼라를 동시에 상대하면서도, 이란과의 충돌을 피하려는 복잡한 외교적 계산을 이어가고 있다.
반면, 헤즈볼라는 이번 사건을 이스라엘의 공작으로 규정하고 강경 대응을 이어가고 있다. 하지만 레바논 내 민간인 피해가 증가하면서 내부에서도 반전 여론이 형성되고 있다. 이러한 상황 속에서 헤즈볼라의 군사적 입지는 더욱 약해질 가능성이 있다. 결국 이스라엘과 헤즈볼라의 충돌이 얼마나 지속될지는 헤즈볼라의 대응과 레바논 내 정치적 상황에 달려 있다고 볼 수 있다.
현재로서는 양측의 갈등이 더 큰 전쟁으로 확산될 가능성은 있지만, 그 실현 여부는 여전히 불확실하다. 이란이 직접 개입하지 않는 한, 이스라엘과 헤즈볼라 간의 갈등은 일정한 수준에서 관리될 가능성이 크다. 그러나 만약 이란이 개입하게 된다면, 중동 전역이 전쟁에 휩싸일 수 있는 위험이 있다. 이번 사건은 중동 지역의 불안정성을 다시 한번 드러낸 사례로, 국제사회의 긴장도는 더욱 높아질 전망이다.
이스라엘과 헤즈볼라 간의 교전이 이어지면서 민간인 피해도 계속 증가하고 있다. 양측의 충돌이 언제까지 지속될지, 그리고 이번 갈등이 중동 전쟁으로 비화할지에 대한 전 세계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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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현우 기자 knos84@asiae.co.kr
송윤정 PD singasong@asiae.co.kr
박수민 PD soop@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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