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타야 드럼통 살인’ 피의자 다 잡았다…베트남서 강제송환

지난 5월 태국 파타야에서 한국인 남성을 살해 후 시신을 유기한 혐의를 받는 마지막 피의자가 4개월의 도주 끝에 드디어 경찰에 붙잡혔다.

경남경찰청 형사기동대는 24일 오전 인천공항을 통해 마지막 피의자 30대 A 씨를 국내로 압송했다고 밝혔다.

경찰은 A 씨를 경남청 형사기동대로 호송해 조사를 이어간다.

경찰에 따르면 A 씨는 지난 5월 태국 파타야에서 같은 한국인 공범 2명과 함께 30대 한국인 관광객을 납치 후 살해하고 저수지에 시신을 유기한 혐의를 받는다.

태국 파타야 드럼통 살인사건의 마지막 피의자가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국내 강제송환되고 있다. [사진제공=경남경찰청]

그는 범행 후 인근 국가로 도주를 이어가다 한국 경찰과 현지 경찰의 끈질긴 추격에 결국 덜미를 잡혔다.

A 씨는 공범들이 잇따라 검거되고 경찰 포위망이 다가오자 타인의 신분증을 도용하는 등 다양한 방법을 사용해 도피처를 옮긴 것으로 파악됐다.

경찰은 도주한 A 씨에 대한 인터폴 적색수배 조치를 하고 사건이 발생한 태국과 인근 국가인 캄보디아, 라오스, 베트남 등을 뒤졌다.

A 씨를 핵심 도피 사범으로 지정해 소재 관련 첩보를 수집하고 추적해 왔다.

이 과정에서 경남청 형사기동대가 A 씨가 베트남에 있다는 것을 확인했고 베트남 공조 담당자를 현지에 파견해 주베트남대사관과 현지 공안부에 빠른 검거를 요청했다.

이에 베트남 각지에 파견된 경찰 주재관들은 현지 집행기관과 협력해 관련 첩보를 모으고 피의자 동선을 점검하며 포위망을 좁혔다.

이후 지난 11일 경남청 형기대 수사팀이 입수한 피의자 소재 관련 주요 단서가 실시간 공유됐고 다음 날인 12일 현지 공안이 베트남의 한 은신처를 급습해 A 씨를 검거했다.

이로써 일명 파타야 드럼통 살인 사건의 공범 3명이 모두 쇠고랑을 찼다.

태국 경찰이 태국 파타야의 한 저수지에서 인양한 검은색 플라스틱 통 안에 담긴 한국인 관광객 시신을 살피고 있다. [사진=태국 매체 카오솟 홈페이지 캡처]

20대 B 씨는 전북 정읍에서 20대 C 씨는 캄보디아에서 붙잡혀 현재 창원지방법원에서 재판받고 있다.

앞서 이들 세 명은 지난 5월 태국의 한 클럽에서 피해자에게 약물이 든 술을 마시게 한 뒤 취한 피해자를 준비한 차량에 태워 범행 장소로 예약한 숙소로 이동했다.

그러던 중 피해자가 이동 방향이 다르다며 항의하자 그의 손발을 결박한 채 목을 조르고 주먹 등으로 폭행해 살해했다.

이들은 숨진 피해자의 휴대전화로 370만원을 계좌이체 해 가로챘으며 숙소로 돌아가 피해자 시신을 드럼통에 담아 인근 저수지에 유기했다.

범행 후 피해자 모친에게 피해자를 해칠 것처럼 협박하며 몸값을 요구하는 전화를 걸었다가 미수에 그치기도 했다.

경찰 관계자는 “이 사건 범죄의 중대성과 국민적 관심을 고려해 피의자 신병 인계를 베트남 측에 꾸준히 요청했고 24일 호송관을 파견해 피의자를 강제 송환했다”며 “해외 도피한 주요 국외 도피 사범은 끝까지 추적해 검거해서 반드시 범의 심판대에 세운다는 원칙에 따라 국제공조를 강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영남취재본부 이세령 기자 ryeong@asia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