몬스터즈 전원 드래프트 탈락... 심금 울린 이택근의 말
[김상화 기자]
▲ JTBC '최강야구' |
ⓒ JTBC |
지난 23일 방영된 JTBC <최강야구> 99회는 몬스터즈 대 강릉고의 경기 후반부 내용으로 꾸며졌다. 경기 초반 5대 0으로 대량 득점에 성공한 몬스터즈는 손쉽게 승리를 거두는 듯 했지만 4회초 무려 7점을 허용하면서 위기를 맞았다.
이후 8대8 팽팽한 균형을 이룬 몬스터즈는 8회말 터전 정의윤의 극적인 솔로 홈런으로 9대 8 한 점차 짜릿한 역전승을 거두며 2연패 탈출에 성공했다. 이로써 시즌 12승(3패)째로 승률을 8할로 높여 다시 한번 연승 기대감을 갖게 만들었다.
한편, 이날 방송 전반부에선 지난 11일 2025 프로야구 신인 드래프트 결과가 소개돼 시청자들의 마음을 아프게 했다. 지난해 다수의 프로 진출 선수를 배출한 것과는 달리, 올해는 단 한 명도 몬스터즈 대학 선수들이 지명 받지 못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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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회초 유격수 유태웅의 실책 이후 연속 2안타를 내주면서 1사 만루의 위기가 찾아왔다. 투수 유희관은 침착하게 땅볼 타구를 유도했고 3루수 정성훈은 곧바로 홈 송구를 시도했다. 그런데 송구가 빗나가면서 포수의 발은 홈 플레이트에서 떨어지고 말았다.
어렵게 후속 타자를 잡아 2사를 만들었지만 기습 번트 안타, 중전안타, 그리고 4번타자 이용현의 3점 홈런이 터지면서 4회에만 7점을 헌납하고 말았다. 실책이 없었다면 실점 없이 그대로 이닝이 종료될 수 있는 상황이었기에 아쉬움은 클 수 밖에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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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릉고의 뒷심 또한 만만치 않았다. 투수 이대은과 신재영의 제구력 난조를 틈타 밀어내기 득점으로 7대 8을 만들어 다시 한 점을 앞서기 시작했다.
자칫 3연패의 수렁에 빠질 수 있었던 몬스터즈를 구한 건 4안타를 몰아친 정근우, 결승 홈런을 친 정의윤이었다. 박재욱의 내야 안타 후 정근우는 2루타를 날려 8대8, 다시 동점을 만들었다. 그리고 8회말 정의윤은 2사 주자 없는 상황에서 누구도 예상 못한 좌월 솔로 홈런을 터뜨려 역전 드라마에 마침표를 찍었다.
실책· 볼넷 등이 속출하는 등 전반적인 경기 내용은 만족스럽지 못했다. 그래도 끝까지 포기하지 않은 선수들의 투지 덕에 삼복더위 속 낮 경기의 어려움을 극복하고 연패 탈출이라는 값진 결과를 얻어냈다. 반면 대어를 낚을 수 있었던 강릉고로선 어린 선수들의 뒷심 부족이 결국 역전패로 연결되고 말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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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타깝게도 기대를 모았던 문교원(인하대)을 비롯해 투수 이용헌(성균관대), 포수 고대한(중앙대), 내야수 유태웅(동의대), 외야수 윤상혁(중앙대) 등 몬스터즈 소속 선수들은 단 한 명도 지명을 받지 못하고 말았다. 아직 2학년인 문교원은 2년 후 재도전의 기회가 남아 있지만 나머지 4학년 선수들로선 지난해 원성준(현 키움 히어로즈)처럼 '육성선수'의 문을 두드리거나 야구를 그만둬야 하는 기로에 섰다.
부모님의 품에 안겨 눈물을 흘리는 선수의 모습은 많은 시청자들을 안타깝게 했다. 이날 드래프트 생방송을 줄곳 지켜봤던 팀 선배 이택근은 일일히 후배들에게 전화를 걸어 위로했다. 굳게 마음 먹고 도전할 것을 주문하며 이택근이 건넨 한마디는 보는 사람들의 심금을 울렸다.
"실망하지 말고 계속 열심히 하다 보면... 분명히 기회는 또 오거든."
다음날 이들이 다시 찾은 곳은 훈련장이었다. 야구밖에 몰랐던 이들이 할 수 있는 건 다시 방망이를 잡고 힘차게 휘두르는 일 뿐이었다. "꽃이 피는 시기는 다 다르니까요. 선수들이 좌절하지 않고 또 다른 꿈을 보고 달려가기를 바랍니다"라는 어느 팬의 응원 댓글처럼 이들에겐 지금의 미지명이 또 다른 전환점이 될 것이다. 요기 베라(전 뉴욕 양키스)의 명언처럼 끝날 때까지 끝난 게 아니다.
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김상화 칼럼니스트의 개인 블로그( https://blog.naver.com/jazzkid )에도 실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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