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earless한 올림픽 히어로즈! 유도 김하윤 & 허미미


Q : 두 분의 생애 첫 화보였어요. 〈코스모폴리탄〉과의 촬영은 어땠어요?
A : 허미미(이하 ‘미미’) 너무너무 재미있었어요!
A : 김하윤(이하 ‘하윤’) 색다른 걸 해보는 거라 처음엔 살짝 어색했는데, 그래도 재미있게 잘한 것 같아요. 특히 미미가 옆에 있어서 촬영 내내 웃음이 끊이지 않았어요.
Q : 파리 올림픽 이후 바쁜 일정을 소화하고 있잖아요. 인기를 체감해요?
A : 하윤 식당이든 카페든 가는 곳마다 알아보시더라고요.(웃음) “유도 김하윤 선수 맞죠?” “동메달 너무 축하드려요”라고 먼저 말도 걸어주시고요. 그때 조금 실감했습니다.
A : 미미 저도요. 일본에 다녀왔었는데 공항이나 비행기에서 알아보시고 먼저 인사를 건네시는 분들이 계셔서 좀 부끄러웠어요.(웃음) 재학 중인 와세다 대학교에도 갔더니 친구들이 메달을 보여달라고 하면서 사진을 찍어 갔어요.
A : 하윤 저도 친구의 친구한테까지 연락을 받았어요. 할머니 댁 동네에도 플래카드가 엄청나게 걸렸대요.(웃음)
Q : 허미미 선수는 귀국 후 첫 일정으로 현조부인 독립운동가 허석 의사의 추모 기적비를 찾았죠. 제일 먼저 메달을 보여주고 싶었다고요.
A : 미미 현조부의 추모비를 직접 찾아 참배하니 신기한 기분이었어요. 그러면서 ‘지금 이 메달이 금메달이었다면 더 좋았겠다, 아쉽다’는 생각도 들더라고요. 빨리 다음에 열리는 LA 올림픽에 나가고 싶다는 생각뿐이에요. 지금 나간다면 하나도 떨리지 않을 것 같아요.
Q : 메달을 보여드렸다는 뿌듯하고 즐거운 마음이 드는 동시에 가슴 한편엔 어쩔 수 없는 아쉬움도 남았군요.
A : 미미 그런 것 같아요. 메달을 딴 순간에는 ‘와! 은메달 땄어!’ 하는 마음에 그저 좋았었는데, 시간이 조금 지나고 나니 금메달을 땄으면 더 좋았겠다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그게 4년 뒤 열리는 올림픽을 위해 의욕을 불태우는 원동력이 됐어요.

Q : 혼성 단체전 동메달, 여자 개인전 -57kg급 은메달과 +78kg급 동메달이라는 성적이 어떤 의미로 남았는지 궁금하던 참이었는데, 답이 됐네요. 김하윤 선수는 어때요?
A : 하윤 저도 비슷해요. 금메달을 목표로 파리로 갔기 때문에 동메달이라는 성적에 마냥 만족할 수만은 없었던 것 같아요. 아쉬움이 컸죠. 그래도 처음 출전한 올림픽에서 2개의 메달을 땄다는 게 감사하고 행복한 일이라고 생각해요.
A : 미미 결승전에서 만난 크리스타 데구치 선수는 세계유도선수권대회 때 제가 이겼기도 해서 잘할 수 있겠다는 자신감이 있었는데, 아쉽게도 위장 공격 판정을 받았죠. 하지만 괜찮아요. 지금부터 다시 차근차근 준비할 거예요.
Q : 김하윤 선수의 개인전도 치열했어요. 특히 8강전 골든 스코어 때 김하윤 선수의 안다리 기술이 인정됐다가 상대방 베아트리스 소자의 절반 승으로 심판 판정이 번복됐고요.
A : 하윤 전 미미와 반대로 베아트리스 소자는 항상 제가 졌던 선수라 잃을 게 없다는 마음으로 경기에 임했어요. 이번엔 꼭 이겨보겠다는 자신감이 있기도 했고요. 말씀하신 것처럼 경기 당시엔 제 다리가 걸려 있어 이긴 줄 알았는데, 경기 후에 다시 모니터링해보니 다리가 빠져 있더라고요. 하지만, 그 이후론 아쉽다고 생각하지 않았어요. 패자부활전이 있으니 다 잊어버리고 다음 시합에만 집중하자는 생각이었죠.
Q : 허미미 선수의 8강전도 손에 땀을 쥐면서 봤어요. 가장 두려운 상대로 8강에서 만난 몽골의 엥흐릴렌 라그바토구 선수를 꼽았더라고요. 그 선수와 마주한 순간에도 이길 수 있겠다는 자신감이 있었어요?
A : 미미 아니요. 없었어요.(웃음)
A : 하윤 유도라는 게 전적이 어떻든 간에 매번 결과가 달라지는 종목이거든요. 시작한 지 1초 만에 이길 수도, 질 수도 있고 판정에 따라 결과가 달라지기도 하고요. 그래서 매번 예측이 어렵죠. 미미가 만난 몽골 선수도 매번 지던 선수였는데, 이번 8강 땐 이겨서 멋지다고 생각했어요.
Q : 맞아요. 값진 절반 승이었죠.
A : 미미 만나기 싫다고 생각했지만, 결국 8강에서 만났어요. 하지만 그 순간에도 이번이 그 선수를 처음 만난 게 아니라 다행이라고 생각하며 경기했어요. 그 결과가 승리라 너무 좋았죠. 지금까지 유도하면서 제일 기분 좋았던 승리였어요.

Q : 두 분의 의연하고 성숙한 답변에 계속 놀라는 중이에요.(웃음) 지나간 일은 훌훌 털고 다음을 생각하는 건 어떻게 할 수 있는 거예요?
A : 하윤 이미 끝난 걸 계속 떠올리고 후회해봤자 소용없잖아요. 그다음 시합도 있기 때문에 모든 시합이 다 끝나고 후회해도 늦지 않으니까 그 순간에는 다가올 시합에 온전히 집중하는 거죠. 이번엔 무조건 이기겠다는 마음으로요. 미미도 그래요. 부정적으로 생각하는 것도 없고, 모든 걸 좋게, 행복하게 받아들여요. 훈련할 때도 늘 웃으면서 하죠.
Q : 정말요? 유도 훈련 강도가 선수촌에서 힘들기로 소문이 자자하다던데.
A : 미미 힘들다고 생각하면 남들보다 두 배, 세 배 더 힘든 기분이 들거든요. 그래서 평소에 운동할 때도 힘들다고 생각하지 않으려고 노력해요. 그게 습관이 된 것 같아요.
Q : 그 힘든 순간을 어떤 생각을 하면서 이겨내요?
A : 미미 아무리 힘들게 운동해도 ‘힘들었지만, 죽지 않았어. 해냈어’ 하는 생각?(웃음)
A : 하윤 힘들 땐 짜증도 나고 엉엉 울기도 하는데, 그러고 몇 분이 지나면 되레 차분해져요. 어차피 내가 해야 할 일이 있고, 살아갈 일상이 있는데, 부정적인 감정을 안고 있으면 결국 저만 힘든 거잖아요. 그래서 그다음을 바라보려고 노력해요.
Q : 태극 마크를 달고 나라를 대표해 경기에 나간다는 건 어떤 의미예요?
A : 하윤 국가대표는 아무나 할 수 있는 게 아니잖아요. 나라를 대표하기 때문에 더 잘하고 싶고 출전하는 시합마다 메달을 따고 싶어지는 것 같아요. 국내 대회에서 수상을 못 하는 것보다 국제 대회에서 수상을 못 했을 때의 속상함이 더 크죠. 그만큼 더 열심히 해야겠다는 책임감도 생겨요.
A : 미미 그래서 때로는 태극 마크의 무게가 무겁게 느껴지기도 해요. 태극 마크를 달아서 그런지 더 긴장하게 되는 것 같기도 하고요. 메달을 따야 한다는 생각 때문에요. 근데 막상 시합에 나가면 별다른 생각은 하지 않아요. ‘그냥 지금까지 했던 걸 해야겠다’ 하고 생각해요.

Q : 그런 태도가 지금의 두 분에게 은메달과 동메달을 선물했네요. 어떻게 유도 선수의 꿈을 꾸게 됐어요?
A : 미미 어린 시절을 떠올려도 전 유도가 생각나요. 6살 때부터 유도를 시작했으니까. 처음 시합에 나갔던 날이 생각나는데, 바로 진 거예요. 그때부터 지는 게 너무너무 싫었어요. 어디가 끝인지 알 수 없지만, 올림픽에 나가서 금메달을 따고 싶다는 생각으로 지금까지 열심히 해왔어요.
A : 하윤 전 경찰을 꿈꾸면서도 체육 시간만 되면 눈이 반짝이는 아이였어요. 워낙 운동을 좋아해서 태권도와 수영, 검도 등 다양한 운동을 취미로 하곤 했는데, 다니던 체육관의 관장님이 유도를 권유하셨죠. 선수가 될 생각은 없었지만, 막상 선수 생활을 시작해보니 적성에도 잘 맞았어요. 제 기술이 먹혀서 상대 선수를 넘겼을 때 느껴지는 쾌감도 좋았고요. 저도 미미처럼 승부욕이 센 편이라 어쩌면 그때부터 게임이든 시합이든 무조건 이겨야겠다고 생각하게 된 건지도 모르겠어요.
Q : 지고 싶지 않다는 승부욕이 두 소녀를 강인한 선수로 키운 셈이네요. 허미미 선수는 “한국 국가대표로 선수 생활을 하길 바란다”라는 할머니의 유언에 따라 일본 국적을 포기하고 한국 국적을 선택했어요. 결심의 순간을 떠올려보면 어때요?
A : 미미 한국 국적을 택해 한국에 간다고 해서 유도 선수로서 성공하게 될지 잘 모르잖아요. 그래도 일단 한국에 가서 유도를 해보고 싶은 마음이 앞섰던 것 같아요.
Q : 그렇게 한국에 와 유도 국가대표가 된 지금은?
A : 미미 지금 너무 좋아요. 매일이 재미있어요.(웃음)
Q : 둘은 강한가요? 두 분이 정의하는 강함이란 뭔가요?
A : 미미 네. 전 나약하지 않아요. 강한 사람은 각자의 어려움과 힘듦을 잘 이겨내고 극복하는 사람이라고 생각해요.
A : 하윤 전 그냥 저 자체로 강한 것 같아요. 저, 보기에도 강해 보이지 않나요?
Q : 강한 사람, 김하윤과 허미미가 지금 바라보고 있는 것은요?
A : 하윤 올림픽이 끝난 지 얼마 안 됐지만, LA 올림픽 금메달을 목표로 삼고 있어요. 그리고 그 전에 있을 아시안게임과 세계유도선수권대회, 당장 앞두고 있는 전국체전에서도 1등 하고 싶어요. 유도하면서 그랜드슬램을 달성하는 게 제 꿈이에요.
A : 미미 저도 금메달이요. 아까 말한 것처럼 다음에 현조부를 찾아뵐 때는 꼭 금메달을 들고 가고 싶어요.
Q : 4년 뒤 두 분과의 재회를 코스모도 기다리고 있을게요. 그때까지 당찬 포부의 인사를 전해준다면?
A : 하윤 금메달 따고 다시 오겠습니다.
A : 미미 꼭! 다시 꼭 오고 싶어요!(웃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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