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래 함정에 가깝다' 폭우로 잔디 헤집어진 축구장, 리그컵 장소까지 변경될 정도로 심각

[풋볼리스트] 김희준 기자= 영국 런던에 내린 폭우로 AFC윔블던 경기장이 훼손됐다.

24일(한국시간) 영국 '가디언'은 "윔블던 홈구장인 체리 레드 레코드 스타디움이 침수로 파괴된 후 윔블던과 뉴캐슬유나이티드의 잉글랜드 카라바오컵(리그컵) 경기는 세인트 제임스 파크로 옮겨 치러진다. 해당 경기장은 축구장이라기보다 확장된 모래 함정에 가까웠다"고 보도했다.

현지시간으로 22일에서 23일 사이 영국 런던에 이례적인 호우가 쏟아졌다. 밤새 폭우가 쏟아진 탓에 런던 지하철 일부가 아예 통행이 불가능한 수준이 됐으며, 운행 중인 구간도 추가로 폐쇄될 수 있음을 경고했다. 그나마 지하철 철로보다는 도로 교통 사정이 나았기 때문에 버스가 지하철을 대체하기 위해 급하게 투입됐다.

이번 폭우는 축구 경기에도 영향을 줬다. 윔블던 홈구장은 비가 쏟아진 뒤 일부 지역이 꺼지면서 잔디 밑에 있던 모래가 그대로 드러났다. 마치 누군가 의도적으로 잡아뜯은 듯 잔디가 벌어진 틈새로 모래와 같은 잔디 아래 물질들이 지면에 노출됐다. 그뿐 아니라 헤집어진 바닥 주변의 보도 역시 침수돼 현재 경기장으로서 제대로 된 기능을 할 수 없는 상태다.

리그컵을 주관하는 잉글랜드 풋볼리그(EFL) 측은 한국시간으로 오는 25일 치러질 예정이었던 윔블던과 뉴캐슬 경기를 10월 2일로 미루는 한편 경기 개최지를 체리 레드 레코드 스타디움에서 세인트 제임스 파크로 옮기로 결정했다. EFL은 "양 구단 간 합의 이후 대회 운영위원회의 승인에 따라 경기 일정이 연기될 것"이라고 밝혔다.

윔블던 팬들에게는 청천벽력과 같은 소식이다. 윔블던이 영국 남동부에 있는 런던에서도 남서부에 있고, 뉴캐슬이 있는 뉴캐슬어폰타인은 스코틀랜드에 가까운 북동부에 위치해있다. 두 도시는 약 483킬로미터 정도 떨어져 있다. 윔블던 서포터즈는 "우리는 가능한 한 티켓 예약을 빠르게 확정할 것이며, 여행을 희망하는 서포터즈를 위해 현지 여행사와 적극적으로 협력하고 있다"며 "윔블던을 응원하고자 하는 서포터즈들에게는 매우 어려운 일이 될 거라는 걸 안다"고 말했다.

잉글랜드 리그2(4부) 소속인 윔블던은 리그컵에서 같은 4부인 브롬리와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입스위치타운을 꺾고 리그컵 3라운드에 진출했다. 최초 18일에 예정된 경기가 25일로 한 번 연기됐는데, 이번 폭우로 다시 한번 경기가 미뤄진 건 물론 경기장까지 변경됐다. 윔블던은 이로 인해 같은 날 열릴 예정이었던 크루알렉산드라와 경기도 일정을 바꿔야 한다.

사진= 영국 '가디언'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