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몽규·홍명보·이임생 국회 출석…여야가 뭉쳤다, 큰 거 '한 방'? 알맹이 없이 헛심?
(엑스포츠뉴스 김현기 기자) 여·야가 뭉쳤다. '큰 거' 한 방 나올까.
한국 축구 희대의 사건이 국회에서 펼쳐진다. 정몽규 회장과 이임생 기술총괄이사, 홍명보 감독 등 대한축구협회 3대 핵심 인사들이 국회에 나란히 선다.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는 24일 오전 10시부터 전체회의를 열고 현안 질의를 진행한다. 이 중 가장 관심을 끄는 사안은 홍명보 감독이 축구대표팀 사령탑에 오르는 과정에서 빚어진 논란과 관련된 질문 및 답변이 꼽힌다.
정 회장과 이 이사, 홍 감독 등 이날 현안 질의에 참석한 증인은 증인선서를 한다. 발언이 위증으로 드러나면 처벌받을 수 있다.
거짓 없이 공개해야 하는 환경인 만큼 문체위 위원들은 물론 축구팬, 더 나아가 국민들이 홍 감독 선임 등을 비롯한 석연 찮은 논란들에 대해 어떤 질문을 내놓고 또 증인들이 어떤 답변을 할지 초미의 관심을 모으고 있다. 국내외 각종 언론사 취재로 문체위 회의장은 물론 복도까지 꽉 찰 것으로 여겨지는 상황이다.
전재수 위원장을 비롯한 문체위 위원들은 홍 감독의 선임 과정에서 절차적 정당성이 충족됐는지를 집중적으로 따져 물을 걸로 예상된다.
대한축구협회는 지난 2월 독일 출신 위르겐 클린스만 전 감독이 경질된 뒤 국가대표 전력강화위원회를 새로 꾸려 5개월간 새 감독을 물색했다. 3월과 6월 등 두 차례에 걸친 2026 월드컵 아시아 2차예선 3~4차전, 5~6차전을 임시 감독 체제로 치르는 파행을 각오하면서까지 정식 감독 선임에 온 힘을 기울였다.
외국인 감독 후보가 100여명이 넘는다는 얘기까지 나올 정도였다.
그러나 정해성 전력강화위원장이 지난 6월 전격 사퇴하고 이임생 이사가 권한을 물려받은 뒤 나온 선택은 국내 지도자 홍 감독 선임이었다.
이임생 이사는 외국인 감독 후보자였던 다비드 바그너, 거스 포옛을 직접 만나 면담한 뒤 홍 감독을 낙점했다. 하지만 외국인 두 후보자와 달리 홍 감독과는 제대로 된 면접 혹은 발표를 진행하지 않고 이 이사가 자택으로 찾아가 읍소에 가까운 부탁을 했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선임 과정이 공정하지 않다는 팬들의 지적이 이어졌다.
여기에 전력강화위원을 맡았던 전 분데스리가 박주호 위원이 내부 고발을 하는 동영상을 찍는 와중에 자신도 모르는 홍 감독 선임이 이뤄졌다는 사실이 공개되면서 여론을 걷잡을 수 없이 악화됐다.
하지만 홍 감독 선임은 대한축구협회 이사회의 압도적인 지지를 받아 추인됐다. 전 소속팀인 울산에서 떠날 생각이 없는 것 같은 태도를 취하던 홍 감독은 대표팀 감독 취임을 전격 수락했고 이후 국내파 코치와 외국인 코치를 선임한 뒤 태극전사들을 조련해 9월 월드컵 3차예선 1~2차전까지 치른 상태다.
이 와중에 여론과 팬심은 여전히 공분하는 중이다. 지난 5일 열린 2026 월드컵 아시아 3차예선 팔레스타인과의 홈 경기에선 붉은악마 등 관중이 정 회장과 홍 감독을 향해 야유를 쏟아내는 초유의 일까지 벌어졌다.
문체위 위원들은 총 11차에 걸쳐 진행된 전력강화위원회 회의록 등 자료를 축구협회로부터 제출받아 선임 과정을 들여다봤다.
그런 가운데 24일 현안 질의에서 정 회장, 홍 감독을 향해 강도 높은 압박을 예고한 의원도 있었다. 하계올림픽 사격에서 금메달 4개를 거머쥐었으며, 세계 최초 올림픽 사격 단일 종목(남자 50m 권총) 3연패를 일궈낸 국민의힘 진종오 의원은 "감독 선임 절차가 공정하지 않았다는 제보를 받았다. 자료와 증거를 바탕으로 문제를 제기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정 회장, 이 이사, 홍 감독에 대한 비판적인 시각은 정쟁으로 얼룩지는 국회에서도 여야가 일치하는 몇 안 되는 사안이다. 야당 의원들도 질의에 날카로운 시각으로 나설 것이라는 견해가 유력하다.
대한축구협회 고위층은 10월 A매치 기간에 펼쳐지는 2026 월드컵 아시아 3차 예선 3~4차전을 준비해야 하는 홍 감독 입장을 고려해 정 회장과 이 이사만 국회에 참석하는 방안을 고려했으나 홍 감독이 자신을 둘러싼 견해에 '정면 돌파'를 원해 3명 모두 출석하기로 했다. 홍 감독은 지난 10일 오만과 원정 경기가 끝난 이후부터 국회 출석에 대비해왔다.
대한축구협회에선 증인 3명 외에 정해성 전 전력강화위원장, 기술 분야 행정 책임자인 김대업 기술본부장이 출석한다. 동영상을 통해 대한축구협회 행정에 비판적인 목소리를 내온 박문성 해설위원도 참고인으로 국회에 나올 예정이다.
또 내부 고발을 통해 이번 홍 감독 선임 논란을 공개한 박주호 전 전력강화위원도 출석한다.
문체위는 홍 감독 선임 논란 외에도 정 회장의 4선 도전 여부, 축구협회가 천안축구종합센터 건립 과정에서 600억원대 마이너스 통장을 문화체육관광부 승인 없이 개설한 문제 등도 따질 걸로 전망된다.
사진=엑스포츠뉴스DB
김현기 기자 spitfire@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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