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기업 비중 최하위]리투아니아에도 밀리는 韓…OECD 34개국 중 33위[단독]

김형민 2024. 9. 24. 07: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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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 전체 기업에서 대기업(자산총액 5조원 이상)이 차지하는 비중이 0.09%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34개국 가운데 최하위권을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아시아경제가 사전에 입수한 보고서를 보면 우리나라 대기업 수는 전체 기업 1만개 가운데 9개꼴로 OECD 34개국 가운데 33위에 머물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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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산업포럼 '대기업 상황' 보고서
대기업 비중 0.09%…1위 스위스 0.82%
GDP 적은 튀르키예·리투아니아보다 적어
매출 급감·생태계 취약 등 원인

우리나라 전체 기업에서 대기업(자산총액 5조원 이상)이 차지하는 비중이 0.09%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34개국 가운데 최하위권을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대기업은 글로벌 시장의 최전선에서 한 국가의 경제를 이끌어가는 역할을 맡고 있다. 하지만 대기업 진입에 따라 조세 등 각종 부담이 급격히 커지는 상황을 감안하면 국내에서 기업이 규모를 키우기가 어렵다는 지적이 나온다.

27일 서울 서초구 삼성서초사옥. 사진=강진형 기자aymsdream@

24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한국산업연합포럼은 이날 한국무역협회에서 산업발전포럼을 열고 이런 내용을 포함한 ‘대기업 상황 평가와 과제’ 보고서를 공개했다.

아시아경제가 사전에 입수한 보고서를 보면 우리나라 대기업 수는 전체 기업 1만개 가운데 9개꼴로 OECD 34개국 가운데 33위에 머물렀다. 국내총생산(GDP)이 우리보다 상대적으로 적은 튀르키예(20위), 리투아니아(19위), 폴란드(16위)보다도 크게 낮았다. 대기업 비중이 가장 높은 나라는 스위스로 0.82%에 달했으며 미국(0.62%), 뉴질랜드(0.50%), 독일(0.48%) 등 순이었다. 더 큰 문제는 지난 2019년 4월 전국경제인연합회(현 한국경제인협회) 산하 한국경제연구원이 종사자 300명 이상을 기준으로 조사해 발표한 대기업 비중과 동일했다. 지난 5년간 국내 대기업들의 성장과 지위, 영향력이 성장을 멈췄다는 얘기다.

통상 대기업은 공정거래위원회에서 지정하는 상호출자제한기업집단과 공시대상기업집단에 속하면서 자산총액이 5조원 이상인 기업을 말한다. 산업연합포럼은 동일인이 회사 경영에 미치는 영향력, 지분율, 각 기업의 자산총액, 매출액, 시가총액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우리나라 대기업이 전체 기업의 0.09%에 불과하다는 결과를 도출했다.

우리나라 대기업이 위축된 배경으로는 매출액 급감이 주요 원인으로 꼽혔다. 대기업은 많은 이익을 창출해야 사업 규모를 유지하고 새로운 기업이 대기업 집단에 진입할 수 있지만, 최근에는 그렇지 못했다는 것이다. 미국 경제 전문지 포천이 발표한 ‘글로벌 500대 기업’에서 우리나라 기업들은 1사당 평균 매출액이 611억달러(약 81조원)로, 미국(954억달러)과 중국(833억달러) 등 주요 국가의 기업 중 가장 낮았다. 유니콘 기업(기업가치 10억달러 이상의 비상장 스타트업)을 창출해 내는 생태계가 취약한 점도 문제로 지적됐다. 세계 유니콘 기업은 2019년 449개에서 지난해 1209개로 169.3% 늘었지만 같은 기간 우리나라는 10개에서 14개로, 4개 증가하는 데 그쳤다.

이외에도 경직된 근로시간, 노사 간 지지부진한 협상, 기업 내부의 심화된 관료주의 등의 문제뿐만 아니라 전기차, 배터리, 스마트폰 등 시장에서 영향력을 키우고 있는 중국의 도전과 같은 외부 요인들도 대기업 성장에 큰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됐다. 특히 연구개발(R&D) 세제, 법인세, 정책금융 등에서 발생하는 대기업에 대한 차별 규제 역시 기업 성장을 저해한 요인으로 꼽힌다. 한국경제인연합회(한경협)가 조사한 ‘대기업 차별 규제’ 현황에 따르면 지난해 6월 기준으로 61개 법률에 의해 규정된 342개의 규제 조치가 우리나라 대기업들의 성장을 저해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보고서를 작성한 이웅재 한국산업연합포럼 선임연구원은 "글로벌 대기업 수와 국가의 경제 규모는 비례한다"며 "기업은 생산, 납세, 고용을 통해 국가에 기여하고 규모의 경제를 통해 기업의 규모화를 달성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형민 기자 khm193@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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