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흥민 우승하러 갑니다!…"SON 끝났다, 연습 더 해" 헛소리 입증한다
(엑스포츠뉴스 김현기 기자) 손흥민은 끝나지 않았다. 생애 첫 클럽 무대 우승을 위한 첫 발을 내딛는다.
위기 때마다 현명하게 자신 만의 플레이를 펼치며 헤쳐나갔던 손흥민이 이제 주장 완장을 달고 품었던 정상 등극의 꿈을 위해 나아간다.
유럽축구연맹(UEFA) 유로파리그 제패에 도전한다.
손흥민은 기량 쇠퇴 논란에도 불구하고 가장 최근 열린 잉글리시 프리미어리그 홈 경기에서 감각적인 어시스트 2개를 기록하면서 녹슬지 않은 실력을 입증했다.
그러면서 소속팀인 잉글리시 프리미어리그 토트넘 홋스퍼 구단 통산 최다 도움(68개)에 4개 차로 바짝 다가섰다.
토트넘 주장을 지난 시즌부터 맡고 있는 손흥민은 지난 22일(한국시간) 영국 런던의 토트넘 홋스퍼 스타디움에서 끝난 2024-2025 프리미어리그 5라운드 홈 경기 브렌트퍼드와의 맞대결에서 전반과 후반에 각각 한 개씩 도움을 올려 어시스트 2개를 기록했다.
앞선 두 경기에서 뉴캐슬 유나이티드와 아스널에게 연패하며 위기의 늪에 빠진 토트넘은 손흥민이 도움 2개를 올리고 도미니크 솔란케의 토트넘 데뷔골, 시즌 초반 엄청난 비판을 받았던 브레넌 존슨의 시즌 프리미어리그 마수걸이포 등에 힘입어 3-1 역전승을 거두고 2승1무2패가 되면서 한숨 돌렸다.
물론 경기 직후 손흥민을 향한 근거 없는 비방도 있었다. 토트넘에서 뛰었는지 기억도 안 날 선배 제이미 오하라가 "손흥민은 끝났다. 손흥민의 진정한 팬들이라는 이를 알 것이다. 일대일 찬스를 놓쳤다. 연습을 더 해야 한다"며 첫 도움 올리기 몇 분 전 일대일 찬스 놓친 것을 비난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날 쐐기포를 넣는 등 맹활약하며 BBC '이주의 팀'에 오른 제임스 매디슨이 손흥민 가리켜 "이기심이 없는 선수"라고 호평하는 등 프리미어리그 정상권 선수들이 손흥민의 2도움 활약을 옹호했다.
축구통계매체 '소파스코어'도 프리미어리그 5라운드 베스트11에 손흥민 이름을 집어넣었다.
손흥민은 1-1이던 전반 28분 존슨의 역전골을 도왔다. 토트넘 선수들이 상대 패스미스를 가로챈 뒤 연결을 통해 손흥민에게 건넸다. 손흥민이 페널티지역 오른쪽을 파고드는 브레넌 존슨에게 연결했고, 이 때 존슨이 상대 센터백 막스 킬먼을 제친 뒤 다소 각이 없는 페널티지역 오른쪽에서 날카로운 오른발 대각선 슛을 시도해 골망을 출렁였다. 손흥민이 시즌 첫 도움에 성공하는 순간이었다. 특히 자신이 도움을 준 이가 SNS까지 폐쇄할 정도로 의기소침하던 존슨이어서 의미가 더 컸다.
토트넘은 후반 40분 매디슨의 쐐기골이 터졌는데 이 역시 이타적인 플레이를 펼친 손흥민의 감각이 빛났다. 역습 상황에서 로메로의 침투패스를 받은 손흥민은 상대 수비수 다리 사이로 왼쪽의 매디슨에게 공을 운반했다. 매디슨이 왼발로 마무리해 토트넘 승리에 쐐기를 박았다.
멀티 도움을 작성한 손흥민은 토트넘 입단 이후 프리미어리그 무대에서 개인 통산 64개의 도움을 쌓았다.
1위는 1992∼2004년 토트넘에서 활약한 공격수 대런 앤더튼으로, 어시스트 68개를 기록하며 '토트넘 역대 EPL 최다 도움' 기록을 보유하고 있다. 손흥민이 단독 2위가 되면서 앤더튼을 4개 차로 추격했다.
프리미어리그 전체로 넓히면 손흥민은 역대 최다 도움 18위에 올라섰다. 프리미어리그 통산 최다골 보유자인 레전드 공격수 시어러, 애스턴 빌라와 맨시티, 에버턴에서 뛰며 잉글랜드 국가대표로도 활약했던 개러스 배리와 통산 도움 동률을 이뤘다.
손흥민은 이날 도움으로 유럽 통산 어시스트 100개를 달성하는 위업도 일궈냈다.
유럽 이적 전문 사이트인 트란스퍼마르크트 통계에 따르면 손흥민은 이날 2도움을 추가하면서 유럽 무대에서 개인 통산 100호 도움을 작성했다.
손흥민은 지난 2010년부터 함부르크에서 유럽무대 생활을 시작했다. 함부르크에서 뛸 때 분데스리가에서만 도움 총 3개를 기록한 손흥민은 2013년부터 2015년까지 2년간 뛰었던 분데스리가 레버쿠젠에서 어시스트 11개를 쌓았다. 분데스리가에서 7개, 컵대회 1개, 챔피언스리그 등 UEFA 클럽대항전에서 3개를 기록했다.
이어 토트넘에 온 뒤 도움 86개를 적립했다. 프리미어리그에서 64개를 기록했고 컵대회에서 13개를 만들어냈다. 챔피언스리그와 유로파리그, 콘퍼런스리그 등 UEFA 클럽대항전에서 9개를 추가했다.
이제 승리를 넘어 우승을 꿈꾼다.
토트넘은 오는 27일 오전 4시 토트넘 홋스퍼 경기장에서 유로파리그 본선 '리그 페이즈' 카라바흐(아제르바이잔)와 첫 경기를 치른다. 유로파리그 본선 형식이 바뀌어 토트넘은 총 36개 참가팀 중 무작위로 추첨된 8개팀과 '리그 페이즈'를 치른 뒤 이 성적을 갖고 상위 1~8위 안에 들면 16강 직행, 9~24위를 차지하면 플레이오프를 치러 16강 티켓을 다툰다.
카라바흐는 손흥민이 좋은 추억을 갖고 있는 팀이다. 2015년 토트넘 입단 뒤 공식전 첫 골을 넣었던 경기가 바로 유로파리그 카라바흐와의 홈 경기였기 때문이다.
손흥민은 2015년 9월18일 옛 홈구장 화이트하트레인에서 열린 카라바흐전에서 전반 28분과 30분 연속골을 넣으며 토트넘의 3-1 승리를 이끌었다. 이후 다음 경기인 프리미어리그 크리스털 팰리스와의 홈 경기에서 손흥민의 프리미어리그 데뷔골도 터졌다.
토트넘은 카라바흐전을 마치면 페렌츠바로시(헝가리), AZ 알크마르(네덜란드) 등과 격돌하면서 승리에 도전한다.
특히 토트넘은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를 제치고 유로파리그 우승 확률 1위를 달리고 있다. 튀르키예 갈라타사라이 등이 복병으로 떠오르지만 토트넘의 전력은 유로파리그 우승을 하기에 충분하다. 챔피언스리그 도중 탈락팀이 유로파리그로 내려오는 시스템도 폐지된터라 토트넘 우승 확률은 더욱 높아졌다.
유로파리그는 그야말로 손흥민의 클럽 무대 무관의 한을 풀 수 있는 기회로 여겨진다. 혹평을 이겨내고 찬스메이커로 자신의 능력을 과시한 손흥민이 2년 만에 다시 유럽 무대로 나아간다. 토트넘과 손흥민도 이 대회의 우승 가능성을 잘 알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김현기 기자 spitfire@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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