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출 이자율 내린다던데…'변동>고정' 은행 주담대 금리 '역전'
금리 인하기 앞두고 고정금리 더 낮아
은행 변동금리 주택담보대출 이자율의 잣대가 되는 자금조달비용지수(이하 코픽스)의 하강 곡선이 석 달째 이어지고 있다. 그럼에도 변동금리 주담대 이자율이 고정금리를 웃도는 역전 현상이 불거지면서, 앞으로 다가올 금리 인하기에 앞서 대출을 받으려는 고객들의 고민이 깊어지는 분위기다. 시장 금리와 은행 대출금리 사이의 괴리가 커지면서 애꿎은 소비자들의 혼란만 가중된다는 지적이 나온다.
24일 금융권에 따르면 8월 신규 취급액 기준 코픽스는 전달(3.42%)보다 0.06%포인트(p) 하락한 3.36%로 집계됐다. 이는 지난 2022년 9월 3.40%를 기록한 이후 2년 만에 최저치다. 신규 취급액 기준 코픽스는 지난 5월 반년 만에 처음 오른 후 6월에 다시 떨어진 뒤 석 달 연속 하락세다. 잔액 기준 코픽스는 3.69%에서 3.67%로 0.02%p 하락했다.
코픽스는 국내 8개 은행이 조달한 자금의 가중평균금리로 은행이 실제 취급한 예·적금, 은행채 등 수신상품 금리가 인상 또는 인하될 때 이를 반영해 상승 또는 하락한다. 코픽스가 떨어지면 그만큼 은행이 적은 이자를 주고 돈을 확보했다는 의미고 코픽스가 오르면 그 반대다.
코픽스가 하락하면서 이를 반영하는 은행들의 대출금리도 낮아질 예정이다. KB국민은행의 신규 코픽스 기준 변동형 주담대 금리는 4.56~5.96%에서 4.50~5.90%로 낮아졌고, 우리은행의 변동형 주담대 금리도 5.11~6.31%에서 5.05~6.25%가 된다.
문제는 대다수 은행들이 고정형 주담대 비중을 늘리기 위해 변동형보다 고정형의 금리를 낮췄다는 점이다. 하지만 통상 변동금리 주담대의 이자율은 고정금리 계약보다 낮은 게 일반적이다. 여기에 더해 금리 인하 시기에는 고정금리보다 변동금리를 선택하는 것이 소비자로서는 유리하다. 향후 금리가 추가로 떨어질 걸 고려하면 이자 부담도 줄일 수 있어서다. 그런데 최근 들어 이를 역행하고 있는 것이다.
이번 달 20일 기준 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 등 5대 은행의 변동 금리는 4.50~6.69%로, 고정금리(3.59~5.59%)보다 하단 기준 0.91%p 높다. 변동금리가 고정금리보다 1%p 가까이 높은 금리 역전 현상이 나타나고 있는 것이다.
여기에 5대 은행 변동금리(4.50~6.69%)는 3개월 전인 6월 말(3.74~6.62%) 보다 오히려 하단 기준 0.76% 가량 올랐다. 시장금리는 떨어지는데 소비자 대출금리는 더 올랐다는 의미다. 이는 은행들이 변동금리에 더 강한 가산금리를 부과한 결과다.
이 같은 현상은 정부의 가계대출 강화 때문이다. 정부가 고정금리 확대를 강조하고 있고 가계대출 억제 정책에 따라 주담대 가산금리를 올려 높은 수준으로 유지하도록 했기 때문이다. 금융당국은 올해 은행 자체적인 장기 고정금리 주담대 목표비율을 30%로 제시한 바 있다. 차주의 금리변동 리스크를 완화하기 위해 자체 순수고정금리 대출 비중 확대를 유도해야 한다는 이유다.
문제는 이런 상황에서 애꿎은 금융 소비자들의 혼란만 가중되고 있다는 점이다. 미국 연방준비제도가 기준금리를 0.5%p 인하한 빅컷을 단행하면서 국내 시장금리가 추가로 낮아질 수 있다는 기대감이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다만 업계 관계자들은 금리 인하 기대감 만으로도 변동금리를 선택할 상황은 아니라고 조언했다.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낮추더라도 높은 가계부채와 집값 리스크가 있어 금리 인하 속도 조절에 나설 수 있기 때문이다.
금융권 관계자는 “은행들이 코픽스 하락에도 고정금리 수준을 변동금리보다 낮게 설정해 고객의 고정형 선택을 권장하고 있다”며 “향후 금리 인하 시점 등 불확실성이 크기 때문에 현재로선 고정금리를 선택하는 등 이자를 낮추는게 급선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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