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지컬 좋은 김우빈, 무도 3개 혼합…무도실무관 지원 늘었으면"
“우리나라에 160여 명의 무도실무관이 활동하는 걸로 아는데, 세상이 이 직업군을 좀 더 이해할 수 있도록 도울 수 있지 않을까. 영화를 보고 무도실무관에 지원하는 분들이 좀 더 늘어날 수도 있을 거라 생각했죠.”
넷플릭스 영화 ‘무도실무관’으로 공개(13일) 사흘 만에 글로벌 비영어 영화 흥행 1위에 오른 김주환(43) 감독이 밝힌 소감이다. 넷플릭스 영어권 영화를 통틀어도 글로벌 순위가 4위(23일, 플릭스패트롤 집계 기준)로 최상위권이다. ‘지옥’ ‘D.P.’ ‘몸값’ 등을 만든 SLL 산하 레이블 클라이맥스 스튜디오의 작품이다. 윤석열 대통령이 추석 연휴에 보고 “MZ세대의 공공 의식과 공익을 위한 헌신을 상기시키는 영화”라며 참모진에 관람을 독려한 사실도 알려졌다.
무도실무관은 법무부 보호관찰관과 2인 1조로 움직이며 전자발찌(위치추적 전자장치) 대상자들을 24시간 밀착 관리하고 범죄를 예방하는 직업이다. 법무부 소속 무기계약직 공무직으로 주로 유단자들이 선발된다. 경찰대생의 범죄조직 일망타진을 그린 코미디 액션 영화 ‘청년경찰’(2017)로 565만 관객을 동원한 김 감독이 성장 코미디 ‘스물’(2015) 배우 김우빈과 만났다.
지난 20일 서울 삼청동 카페에서 만난 김 감독은 “‘청년경찰’ 찍을 때 만난 경찰대 재학생들에게 느꼈던 존경심처럼 무도실무관·소방관처럼 묵묵히 땀 흘리는 분들에 대한 존경심을 갖고 만들었다”고 말했다.
영화는 동네 친구들과 온라인 게임을 즐기고 아버지(이해영)의 치킨집 배달을 도우며 재미만 좇던 20대 이정도(김우빈)가 우연히 전자발찌 대상자의 범죄를 제압해 표창까지 받으면서 무도실무관 일을 제안받는다는 줄거리다. 복잡한 플롯 없이 태권도·검도·유도 등 도합 9단 무도 유단자인 정도가 거구의 흉악범을 때려눕히는 호쾌한 활약상에 ‘청년판 범죄도시’란 수식어도 얻었다. 김 감독은 “깔끔한 직구를 던져서 더 넓은 시청자 층이 이해하면 좋겠다는 생각에 단순하게 갔다”고 설명했다.
Q : 가벼운 재미를 추구해온 20대를 주인공으로 내세운 이유는.
A : “자기 행복을 추구하며 친구들과 무해하게 살고 있는 청년들을 가볍다고 생각하지 않았고 있는 그대로 존중하고 싶었다. 그런 청년이 타인을 위해 나만의 행복에서 벗어날 수 있을까. 김우빈 배우가 합류하며 깊이 있는 캐릭터 묘사에 도전할 수 있었다.”
Q : 김우빈이 보호관찰관·무도실무관들과 만나고, 몸무게도 8㎏ 증량했다고 들었다.
A : “김우빈 배우는 정도가 왜 그렇게 싸워야 하는지, 어떻게 그런 흉기에 맞설 수 있는지를 눈빛에 전부 담아냈다. 또 피지컬이 좋기 때문에 액션의 범주가 넓어졌다. 태권도 발차기, 유도 업어치기, 검도 등 무도 3개를 과감하게 혼합했다.”
영화엔 아동 성범죄자 조두순이 연상되는 캐릭터도 나온다. 아동 성범죄로 20년 만에 출소한 강기중(이현걸)이다. 그가 감시망을 피해 아동 성착취물에 가담하는 과정에서 납치된 아동이 울부짖는 장면 묘사가 적나라해 불편하다는 비판도 있었다.
김 감독은 “묘사 수위를 너무 낮추면 참혹한 미성년 대상 성범죄의 현실을 이해하기 어려운 분들도 있을 수 있어서 전달 수위를 많이 고민했다”며 아역 배우(안채흠) 촬영 때 현장에 어머니와 아동심리상담사가 상주했다고 전했다.
‘청년경찰’을 비롯해 박서준 주연 오컬트 영화 ‘사자’(2019), 악랄한 대부업자에 맞선 젊은 복서들을 그린 넷플릭스 드라마 ‘사냥개들’(2023) 등 청년 주인공의 버디 무비는 김 감독의 트레이드마크로 자리 잡았다. 김 감독은 “저만의 색채를 보여줄 수 있는 게 감사하다”면서 “언젠가 제 삶을 담은 아버지와 딸의 이야기도 해보고 싶다”고 말했다.
작품을 준비할 때 유튜브 쇼츠와 싸워 이길 수 있느냐 고민한다는 그는 “사람들이 현실에서 받는 스트레스가 크다 보니, 이야기를 만들 때 도파민의 타이밍과 강도에 대해 생각하게 된다”고 말했다.
현재 ‘사냥개들’ 시즌2 대본 작업 중인 그는 ‘무도실무관’ 속편에 대한 가능성도 언급했다.
“사실 이번 ‘무도실무관’은 캐릭터 탄생기에 가깝죠. 정도가 성장하면 더 많은 고난과 마주칠 겁니다. 넷플릭스가 긍정적으로 검토해 속편 기회가 온다면 단순한 이야기만 하진 않을 것 같아요.”
나원정 기자 na.wonjeo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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